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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교수의 꼼수
박광철 | 승인 2012.08.26 20:50

[박광철 리얼콘 칼럼니스트]

새만금 물막이 공사를 막겠다고 홀홀단신 포크레인 앞에 드러누워 기염을 토해도 어느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쟤는 왜 저러냐며 손가락질이나 받자 이내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서는 선거 때가 다가왔는데도 이 사람이 왜 이토록 잠잠한가 궁금해 해 하던 차에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요즘 세인들 초미의 관심사인 박근혜와 안철수라는 대어를 건드리며 화려하게 등장을 하는 것을 보니 역시 도올은 도올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올은 죽지 않고 다만 때를 기다렸을 뿐이다’, 큰 이슈가 생기기만을 학수고대 하던 도올에게 연말의 대선은 자기를 또 한 번 대중들에게 드러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터니 이를 놓칠 도올이 아니지요. 천부적으로 타고난 찬스에 강한 연예인 스타성이 다시 한 번 더 빛을 발합니다.

김대중 정부시절 노자와 21세기라는 책과 TV 강의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었던 김용옥 교수는 23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변이 없는 한 박근혜 승리는 확보돼 있다"라며, ‘안철수 현상’에 대해 "그 사람(안철수)이 부상한 배경에는 철저한 민중의 좌절감이 있다. 어떤 스타일의 인간에게 정치를 맡겨 봐도 개판이었다는 것이다. (국민의) 바람 속에 그 사람이 휘말려 든 거다"라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욕설을 섞어가며 직설화법을 주로 구사하던 그가 대중 앞에 안보이던 요 몇 년 사이에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철이 들어서 그런지 아주 교묘하게 구구절절 많은 말을 빙빙 돌려서 잘도 했지만 한마디로 줄이면 박근혜 후보가 대세다 그러니 야권은 닥치고 연합하라는 범야권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이 됩니다.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라고, 국민의 바람 속에 그 사람이 휘말려 들었다는 주장은 사실관계를 곡해할 여지가 많지요. 안철수 교수는 가만히 있을 뿐인데 국민들이 정치판으로 끌어들였다는 주장은 마치 나는 룸싸롱에 가기 싫었는데 친구들이 하도 가자고 졸라서 어쩔 수 없이 끌려갔다는 논리와 비슷하지요.

자주와 주체성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런 논리를 펴면 지나가던 소가 다 웃을 일이지요. 남 탓을 즐겨 찾던 습관이 이렇게 살짝 비틀려서 표출된 것 같기도 한데, 안 교수가 마치 구세주라도 된 듯이 신격화 시키려는 의도는 철학을 하는 사람의 옳바른 자세는 아닐 것입니다.

그냥 상식선에서 기존 정치에 식상하고 기대를 접은 많은 대중들이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섰고 안 교수는 여기에 화답할까말까를 고심 중에 있는 것 같다. 이 정도 표면이면 충분할 턴데, ‘국민의 바람 속에 휘말려 들었다느니, 인류사에 유례가 없었다느니, 우리 민중의 진실표출의 상징이니’하는 이런 식의 표현은 안철수 교수의 대변인이나 할 수 있는 표현이지요.

더 솔직하게 표현을 하자면, 대통령 하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은데 기존 정치인들처럼 본인이 직접 나서서 나를 밀어주세요 하면 뽀대도 안나고 차별성도 없으니 국민들이 성대한 추대식을 치루어 주면 마지못해 등 떠밀려 나오면서 환한 썩소 한방 날려주며 본선 무대에 오르겠다는 전략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지요. 나 같은 무지렁이도 그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데 철리를 탐색한다는 자가 그 정도도 못 꿰뚫어본데서야 어디 철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라 불러줄 수 있겠는지요.

도올 김용옥하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기사가 하나 떠오릅니다.

자칭 동양학의 대가요 세기의 사상가라고 하는 도올 김용옥 교수가 노무현이란 한 사람에게 홀딱 빠져서 노무현 띄우기 열렬전도사를 자청한 적이 있었지요. 문화일보 중앙일보 기자까지 해가면서 노무현 띄우기에 열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요.

2003.9.1일자 문화일보에 대만 천수이벤 총통과의 대담을 소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역시나 도올답게, 불교의 화엄사상을 거들먹거리면서 시작하여 민주화 과정, 경제성장단계, 인권중시, 환경보호의식, 여성문제, 언론자유, 유교권문화, 분단정치상황 등 이 지구상에 우리와 가장 밀접하고 공통된 언어를 공유한 나라라며 운을 떼고서는, 빈한한 가정배경, 인권변호사 출신, 소수정당 소속, 낙선 후 대선 승리, 언론과의 전쟁, 개혁진보성향, 자주 등 천수이벤과 노무현은 너무도 닮은 인생경험과 정치역정을 밟아왔다고 둘을 마치 샴쌍둥이처럼 엮어나가는 모습이 아주 이채로웠습니다.

맨 마지막 구절은 10여 년이 흐른 지금 읽어봐도 웃음이 나옵니다. “저는 본디 심오한 동방의 철리를 탐색해온 사람이라서 예언의 능력이 있습니다. 천총통님, 당신은 반드시 다음 선거에서 당선될 것입니다".

“이번 대만 여행을 통해 노대통령의 입지에 무한한 공감과 연민의 정을 가지게 되었다. 기득권층의 벽은 실로 뚫기 어려운 벽이라는 것을 실감했다....(중략).....이럴바엔 아삐엔(천수이벤 애칭)이나 노통같은 사람들에게 아시아의 운명을 걸어보겠다. 그래서 나는 그런 예언을 토해냈는지 모르겠다”.

동방의 철리탐색자이자 위대하신 예언가 도올님의 예언대로 천수이벤은 2004년 선거에서 이깁니다.

천수이벤 집권 기간 내내 대만 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낙선이 확실시되었었는데, 압도적 열세였던 천 총통이 투표 하루전날에 있었던 저격사건으로 인해 동정표를 얻어 0.3% 3만여 표 차이로 겨우 당선이 됩니다.

대만당국은 1년 후인 2005년 3월에 그 범인을 발표하는데, 증시하락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 저격하고서는 9일 만에 바닷물에 빠져 자살을 하고 유서는 가족이 태워 없앴다고 하는 해괴한 발표를 하여 그 저격사건에 대해서 대만인들 80%는 천총통 자작극이라 믿고 있다는 대만 언론들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 다음 선거에서는 마잉주가 집권을 하고 2008년에는 천수이벤 비밀자금 횡령과 불법자금세탁이 들통나서 2억 달러 벌금(추징금)과 19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이라고 하는데, 그 당시 대만인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개혁, 진보, 미스터 클린이라 불릴 정도로 청렴 이미지를 가졌던 사람이었기에 대만인들이 받는 충격이 더 컸었다고 합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김용옥 교수는 그의 말대로 예언 능력이 있는가 봅니다. 대만의 천수이벤과 대한민국의 노무현 둘을 마치 샹 쌍둥이처럼 여겼었는데 말로도 거의 비슷하게 끝이 났지요.

아삐엔과 노통에게 아시아의 운명을 걸어보겠다던 김용옥 교수가 엉뚱하게도 박근혜 대세론을 들고 나온 것은 야권 대통합이라는 절체절명의 명제를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꼼수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폴리패서(polifessor)란 정치(politics)와 교수(professor)의 합성어로 국회의원과 교수직을 겸임하거나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현직 교수를 이르는 말이라고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는 총선이나 대선 때만 되면 어김없이 출몰하는 폴리패서들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12월 대선이 다가오자 이번에도 변함없이 어김없이 폴리패서들이 여기저기서 출몰하고 있습니다.

교수직을 가지고 정무직공무원에 임용된 협의의 폴리패서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교수직을 가지고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광의의 폴리패서 개념으로 보자면 안철수 교수도 대표적인 폴리패서로 볼 수 있는데요, 국립대학 교수직을 유지하면서도 활발하게 적극적으로 정치활동을 하는 것도 매우 이채로운데, 어느 특정정파와 연관된 행위를 하는 것이 과연 국립대학교수로서 그래도 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안 교수 본인이 어느 특정 정파에 가입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이었던 박원순 후보를 협찬해주었는데 그는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채 4개월도 않돼서 민주당에 입당을 했지요.

이런 경우를 미필적 고의(未必的 故意)라고 하던가요? 박원순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할 것 뻔히 알면서도 무소속이라서 협찬해주었으니 자기는 정파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아주 유치한 짓이지요.

안 교수가 특정 정파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에 항거를 하려면 적어도 안 교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올 2월에 민주당에 입당할 때 ‘나도 속고 서울시민도 속았다’는 정도의 멘트는 하나 날려주었어야지요. 그래야 자신이 특정 정파와 관련이 없다는 것에 진정성이 있겠지요.

법적으로는 어느 정파 소속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양심적으로는 반성을 많이 해야 할 것입니다.

기득권층의 뚫기 어려운 벽을 뚫기 위해서 아삐엔과 노통에게 아시아의 운명을 걸어보겠다던 김 교수가 기득권층의 아이콘인 재벌 2세들과 어울려 다니며 펀드까지 조성해가며 기득권을 향유해왔던 안 교수를 어떻게 고통 받는 서민의 아이콘으로 포장할지도 기대가 자못 큽니다.

강의 시간에 화장실 가는 여학생에게도 무지막지한 언어적 폭력을 가하고 자신의 강의 내용에 의문을 품거나 조금만 다른 궁금증을 물어봐도 가차 없이 강의실 밖으로 내쫒던 학문의 기득권을 무한대로 향유하던 김 교수 자신도 이미 일반 대중들이 보기에는 엄청난 기득권자로 보일 뿐인데, 기득권자가 또 다른 기득권자를 핍박받고 억압 받는 서민의 아이콘으로 어떻게 포장해서 내놓을지 기대가 자못 큽니다.

이미 우리 사회의 기득권자로 굳건하게 자리 잡고서 누릴 것은 다 누리며 사는 사람들이 마치 억압받고 고통 받는 민중인양 행세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입니다. 그냥 서민을 위한 정책을 중요하게 여기겠다고 하는 것이 그나마 솔직하고 봐줄만 합니다.

도올 김용옥 교수에게 한마디 충고를 하자면,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당신처럼 한문을 많이 알지도 못하고 노자도 공자도 맹자도 철리(哲理)도 모르지만, 박근혜 대세론으로 위기감을 고취시켜서 야권 대통합을 이루려는 당신의 꼼수는 익히 알고 있을 정도의 혜안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제발 국민들 눈이 얼마나 높고 예리한지를 헤아려 가며 꼼수를 부려주길 간절하게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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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철  21kc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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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개
  • 박두용 2012-09-02 15:33:54

    내가 원래 댓글도 않다는 사람인데, 이사람은 왜 한사람이 한국 정치상황을 검토해 나가는 애기를 왜 누구 편을 들어준다는 등으로 넘겨잡는지. 그렇게 사람들이 자기 글 읽어주기 바라나? 이사람이 문슨말을 특별히 더 했다고 이런애기가 되는지.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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