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자식도 뒤 돌아서면 아버지를 욕하는 판에 공무원이 대통령을 비판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자식이 아버지 면전에 욕한다면 이제 ‘막가자’는 것이며 ‘불상놈이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
공무원이 대통령의 면전에 욕하는 것도 결국 아버지 면전에서 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옛말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를 철저히 부정하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경찰관들에게 보낸 격려 문자메시지에 한 경찰 간부가 '심판하겠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설 연휴인 지난 21일 일부 일선경찰관들에 보낸 단체 문자메시지에서 "남들이 쉴 때 늘 쉬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여러분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은 여러분을 의지하고 또 신뢰한다"고 격려했다.
그런데 일선경찰서 수사과장을 맡고 있는 한 경감급 간부는 "검찰 공화국을 검찰 제국으로 만드셔 놓고 무슨 염치로 이런 문자를 일선 경찰관에게 보내셨느냐"며 "시대를 거꾸로 돌려놓으신 행보…반드시 심판하겠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대통령을 심판하려면 조용히 표로 심판하면 된다. 국가의 녹을 먹는 사람이 면전에서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다.
대통령 면전에서 비판한 것도 모자라 자신의 휴대전화 화면을 페이스북에 올려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자랑스러워했다.
얼마 전엔 대한민국 법치를 책임지는 판사가 대통령을 ‘가카새끼’라고 욕을 했다.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간부는 ‘반드시 심판’운운하며 대통령의 권위를 부정했다.
‘나꼼수’가 대중들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으니 그 경찰간부도 ‘나꼼수’ 4인방의 일원이 된 양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이 정도면 거의 남미 국가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한민국 공직기강이 무너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공권력이 무너지고 있다. 대한민국 체제가 무너지고 있다.
대통령은 국가원수이며 행정부의 수반이다. 경찰은 행정부에 속한 구성원이다. 그 구성원이 최고 책임자에게 심판하겠다고 하는 것은 체제를 부정하는 도전이다.
공무원이 행정부 수반 대통령에게 충성하라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그것은 이명박 개인에게 충성하라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충성하라는 뜻이다.
경찰 존재의 목적은 군(軍)과 더불어 사회안전망 보호와 국가정체성 수호에 헌신하는 일이다. 반대로 경찰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그들의 친북행위에도 국가공무원은 노골적으로 비판한 적이 없었다. 왜 국가원수이며 행정부의 수반이었기 때문이다.
과거 경찰공무원은 생계형 부정부패로 항상 언론에 오르내리는 등 국민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겼다.
하지만 대다수 경찰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박봉에도 불구하고 국가에 헌신해 왔다 따라서 국민들은 그들을 믿고 신뢰하고 무한 찬사를 보내왔다.
지금의 경찰간부 선배들은 중학교, 고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하고 겨우 영어 알파벳 정도 읽을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오로지 국가만을 위해 일해 왔다.
그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발전 할 수 있었다. 국민들은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하며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들은 간첩잡고, 깡패 잡느라 몇일 밤을 집에 못가는 것은 예사였으며 아이가 아파도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것은 마누라의 몫이었다.
그 박봉에서도 월급을 털어 활동비로 사용했으며 마누라는 파출부로 식당에서 도우미로 활동하며 남편을 뒷바라지 했다.
지금의 경찰간부는 좀 배웠다고 따뜻한 책상에 앉아 간첩잡고 깡패 잡을 생각은 안하고 페이스북하고 트윗하며 되레 사회불안의 선봉에 서고 있다.
페이스북 잘하고 트윗 잘하는 것이 경찰 본연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 가. 간첩정보 깡패정보가 그 안에도 있단 말인가.
결국 시간이 남아돌아 노는 장난감과 하루하루을 보낸다고 할 수 밖에 없다. SNS 할 시간에 구두창이 닮도록 뛰어다니며 경찰 본연 업무에 충실하는 것이 도리다.
그 경찰간부는 "저의 의도와 다르게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저의 글이 대통령님을 비난하는 것으로 오해가 되어 게시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웃기는 이야기다. 기차 떠난 뒤 손 흔드는 격이다.
어린아이가 무심코 냇가에 던지 돌이 그 밑에 평화롭게 놀던 고기는 앗 소리도 못하고 죽어간다.
경찰공무원은 철부지 어린아이가 되면 안 된다. 고기 낚는 어부가 되어 많은 이들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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