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통일 안보
제2의 4.19혁명, 4월 재향군인회, 4월 총선혁명갈등이 없는 사회, 전쟁이 없는 한반도, 남북평화통일을 다짐
정호선 | 승인 2012.01.03 15:54

   
▲ 정호선 전 의원
[정호선 전 국회의원, 공학박사]

필자는 새해 첫날 ‘선진화시민포럼’ 김병관 회장과 함께 동작동 국립묘지에 참배하러 갔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영령들께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각오와 다짐을 하였다. 오늘은 특히 김 회장의 안내로 해군 159기(1973.12.31 입대) 중에서 해난사고로 숨진 159명의 후배 영혼들을 위로해 주고 왔다.

1974년 2월 22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 사당에 참배하고 오던 중 진해 앞바다에서 해난사고로 함께 숨졌다고 한다. 묘비 앞에서 묵념을 하는 동안 갑자기 흰 눈이 내리면서 묘지의 잔디도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는 인사를 하는 것 같아 마구 눈물이 쏟아졌다.

필자도 해군 97기(1962.5.21~1965.5.20) 출신으로서 훈련이 얼마나 고되고 동지애가 뜨겁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만일 전쟁이 없다면 이런 희생은 없었을 텐데! 당시 159기였던 김병관 회장으로 부터 자초지종의 상황의 설명을 듣고 참으로 운명이 기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김 회장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져 자기 동기생들을 항상 잊지 못하고 그들의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한다.

1974년 2월 22일을 김 회장은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오전 11시경, 그날따라 매섭고 거센 해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충무공 사당을 참배한 삼백여 명의 해군 훈련병은 YTL이라고 하는 군함 견인 선에 마치 짐짝처럼 실려 모함인 LST(상륙 작전용 군함)을 향해 한참을 달리고 있었다.

워낙 군함이 웅장하여 부두에 진입할 수 없는 관계로 외항에다 엥카를 이용해 정박하고 있던 모함이 아득히 시야에 들어오던 순간, 어처구니없게도 장병들이 탄 YTL견인선이 느닷없이 뒤집혔다. 순식간의 사태였다.

배가 기우는 쪽 난간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김 회장은 제일 먼저 한 겨울 바닷물에 내동댕이쳐졌다. 강가에서 자란 덕분에 개구리헤엄 정도는 가능했지만 날벼락 같은 사태엔 허둥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 와중에서도 섬광처럼 스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배가 뒤집힐 때는 그 부력에 의해 내 몸이 배 밑바닥에 깔리는 날에는 꼼짝없이 죽는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어떻게 하든 전복된 배와 멀리 떨어지려고 사력을 다해 반대쪽 바다 속으로 도망쳐 들어갔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숨이 막혔다. 바닷물을 정신없이 들이키는 순간 바다 밑 개펄이 손에 닿았다.

일단 선체 밑을 벗어났을 거라는 안도와 더는 견딜 수 없는 숨 막힘에 수면 위로 급히 떠올라와 보니 전복된 배 주위는 온통 지옥을 방불케 하는 아비규환 그대로였다고 했다.

어디에도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이것으로 끝이구나 싶어 짧은 순간이지만 온갖 생각이 교차했다.

죽는 것이 무슨 장난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인생의 참뜻을 모른 채 무력하게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억울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그 경황 중에도 고향생각이 간절했다고 했다.

연로하신 할머님을 비롯해 어린 아우들을 눈앞에 떠올리노라니 그저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강한 일념이 솟구쳤다고 했다.

그러나 두 발에는 묵직한 워커가 신겨져 있었고, 겹겹이 껴입은 겨울 군복은 물에 젖어 지쳐가는 몸을 더욱 무겁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날씨마저 태풍권에 접어들고 있어 파도는 미친 듯이 포효하기 시작하여 짠물이 연신 입과 코로 들어왔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구조선 한 척 보이지 않았다.

생존의 공포와 추위로 거의 실신상태에 이르렀을 때에 마치 신기루 같은 기적의 빛 하나가 다가왔다.

태풍 경보를 접한 고깃배들이 항구로 귀향하던 중 우연히 사고 현장을 목격한 것이다. 그들의 도움으로 김 회장은 구조되었다.

이 사고는 세계 역사상 비 전투시에 가장 많은 군인이 순직한 사례가 되어 기네스북에 올라있다고 한다.

`해군신병 159기 YTL사건`이라 명명된, 이 대참사는 우연이라 믿기엔 너무도 기이한 일치를 이룬 159명이라는 희생자를 남긴 채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졌다.

젊은 159명의 영혼은 지금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같은 날 같은 배를 탔던 김 회장은 여기 이 비석들 앞에 설 때마다 살아있는 자의 아픔과, 또한 무엇인가를 해야 할 어떤 채무를 동시에 느낀다고 했다.

시간의 끈을 붙들고 이 세상에 나와 중도에서 그만 그 끈을 놓쳐 버린 사랑하는 전우들, 지금쯤 이 시대의 주역들이 되어 있어야 할 그들이 못 다한 몫이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한다고 했다.

그래서 김병관 회장은 자기도 모르게 해군 병장으로서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서울지회장을 두 번이나 하면서 부도위기까지 내몰린 문제가 많은 재향군인회를 개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이번 대한민국재향군인회 34대 회장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하여 금년 4월 6일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재향군인회 회장은 장군들이 역임해 왔는데 김 회장은 해군 병장 출신으로서 사고를 당한 자기 동기생들을 생각하면서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별들에게 대담하게 도전하고 있다.

부디 동기생들의 원한을 풀어주는 뜻에서라도 회장에 당선되기를 선배로서 기도해 본다. 금년 4월에는 4.19혁명처럼 재향군인회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중의 혁명이 일어나 갈등이 없는 사회, 전쟁이 없는 한반도, 살기 좋은 지구촌을 만들어 보자고 찜질방에서 굳게 다짐을 했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정호선  hosun5115@hanmail.net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호선의 다른기사 보기
icon최근 이슈기사
합참, 합참,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장병들 부상 최종 판단"
조선시대 정조대왕 능행차조선시대 정조대왕 능행차
제72회 백제문화제, 웅진성 퍼레이드제72회 백제문화제, 웅진성 퍼레이드
KBO 10개 구단 중 무려 8개 구단이 100만 관중 돌파KBO 10개 구단 중 무려 8개 구단이 100만 관중 돌파
icon가장 많이 본 기사
기사 댓글 0개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ㆍ기사제보ㆍ광고문의ㆍ불편신고ㆍ개인정보취급방침ㆍ청소년보호정책ㆍ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 2가 247 3층  |  TEL : 02-734-4530(代)  |  FAX : 02-734-8530  |  긴급연락처: 010-2755-6850
제호 : 푸른한국닷컴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98  |  창간일 : 2010. 07. 20  |  발행·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영준  |  마케팅이사 : 김혁(010-3928-6913)
Copyright © 2010-2026 푸른한국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ugsum@nate.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