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하는 홍준표 대표. 사진@sbs뉴스화면

[푸른한국닷컴 김준일 기자]홍 대표는 "그동안 개혁 쇄신에 앞장서 왔으나 일부에서 자신을 쇄신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사퇴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홍 대표는 또 "당내 계파가 권력투쟁 없이 힘을 합쳐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자신은 평당원으로 돌아가 당의 발전을 위한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홍 대표는 지난 7월에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표에 당선됐으며 오늘 사퇴로 5개월여 만에 중도 낙마하게 됐다.

이에 앞서 홍 대표는 어제 쇄신파 의원들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재창당과 혁명적 공천을 핵심으로 한 쇄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쇄신파는 물론이고 친박계 의원들마저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의 자진사퇴는 자업자득이다. 이미 예견됐었다.

오늘 한나라당의 모습을 보면 봉숭아 학당 그 자체였다. 그 원인은 홍준표 대표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2010년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안상수 전 대표가 대표로 당선되자 그는 사소한 것을 빌미로 당무를 거부하고 사사건건 충돌을 일으키며 분란을 조성해왔다.

홍 대표가 원내대표를 할 때도 당정협조보다는 당정분란을 획책해 관료들로부터 역시 돈키호테라는 비앙냥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의 정치행로는 가치와 철학에 의한 것보다는 정치공학에따른 이해관계에따라 이루어져 왔다.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사소한 것에 대들고 입장이 난처해지면 중도를 표방하며 합리화했고, 지난 전당대회에서 박 전 대표를 여왕마마 모시듯 하며 친박계의 지지를 얻어냈다.

그는 원내대표, 최고위원을 만들어 준 친이계를 헌신짝 버리며 왔다리 갔다리, 좌충우돌, 돈키호테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계속되는 말실수는 홍 대표의 트레이 마크가 되어 비난여부를 떠나 광대의 웃음거리로 치부되어 버렸다.

홍 대표의 몰인정하고 비상식적인 발언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홍 대표는 지난 8월 서울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뒤에도 “사실상 승리했다”며 집권 여당 대표로서의 어처구니없는 현실인식에 할 말을 잃게 했다.

홍 대표는 10월31일 홍익대 앞에서 가진 타운미팅에서 당내 인사를 겨냥해 "꼴 같잖은 게 대들고…패버리고 싶다" 등의 거친 표현으로 막말 논란을 빚었다.

홍 대표는 10월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나경원 전 최고위원에게 무안을 줬다.

그는 회의에 인사차 나온 나 후보를 보며 “인사말 하고 집에서 쉬십시오”라고 했다. 나 후보가 “홍 대표님을 비롯한 최고위원님들, 당직자 여러분 모두 한마음으로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자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도 얘기해야지”라고 했다.

나 후보가 “아! 박 전 대표님도 애 많이 써주시고, 당이 하나가 돼 감사합니다”라고 하자 홍 대표는 “집에 가서 푹 쉬세요. 수고했습니다”라고 잘라 말했고, 나 후보는 민망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나갔다.

홍준표 대표는 8월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 투표함 개함 기준인 33.3%를 넘지 못하자 사퇴한 오세훈 시장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홍 대표는 오 시장의 사퇴직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서울지역 당협위원장들과 한 조찬 간담회에서 “(오 시장 사퇴는) 당 지도부와 상의한 일이 없고, 본인이 독단적으로 사퇴한다고 보고를 받았다”며 “국익이나 당보다 개인의 명예가 더 중요하다는 것은 당인(黨人)과 조직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홍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어젯밤(25일) 10시쯤 오 시장이 집으로 찾아 왔기에 쫓아내면서 ‘앞으로 다시는 볼 일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홍 대표의 정치이력을 보면 심오한 정치철학에 바탕을 둔 정치적 행보보다는 그때그때 자의적 편의적 정치생활만 해온 사람이다.

한나라당 대표 2년하며 내년 공천에서 기고만장하며 위풍당당할 것 같았던 홍 대표 기분 내키는 대로 아무나 문전박대하더니 본인이 되레 문전박대 받고 쫓겨나가는 신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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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news@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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