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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승리 우려할 필요 없다 (2)
이종호 | 승인 2016.04.03 18:33
알파고
[이종호 과학국가박사]컴퓨터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바둑 세계 최강이라는 이세돌에 승리하자 곧바로 폭발적인 지구인들의 우려가 제기되었다. 인공지능 기술로 컴퓨터가 사람 말을 알아듣게 되면 모든 운영체제를 대체할 것이고 이로 인해 인간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으므로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의 지배자였던 인간이 강력한 상대와 생존 경쟁을 펼치게 됐다는 것으로 이는 인간들의 일자리 등 모든 면에서 과거 농업혁명이나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한 혁명 단계로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평가는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알파고가 두뇌를 쓰는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보다 더 확실한 '정답'을 제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제2국에서 20수 앞을 내다보는 프로바둑 기사들은 악수(惡手)라고 여겼던 알파고의 수가 40수나 지난 뒤 묘수(妙手)였다는 점을 깨달았다. 알파고의 선택이 정답이었던 것이다.
 
사실 로봇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것은 여러 분야에서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미국 종양학회에 따르면 MD앤더슨 암센터 등 5개 유명 병원은 IBM이 개발한 ‘왓슨’을 바탕으로 암 진단을 실시해 진단율 정확도 82.6%를 기록했다.

대장암은 98%, 직장암 96%, 췌장암 94%, 방광암 91%였고 자궁경부암은 100%였다. 그런데 인간 암 전문의의 초기 오진 비율은 무려 20〜44%에 이른다. 미국 UC샌프란시스코 등 5개 대학병원에서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탑재한 로봇이 35만 건의 약 처방을 조제하면서 단 한 차례의 실수도 없었다고 발표했다.
 
로봇이 인공지능을 가졌든 아니든 인간보다 어느 일정 분야에서 월등히 우월한 분야를 점유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학자들은 당장 알파고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곧바로 도입될 수 있는 분야로 다음을 제시했다.
 
① 지메일 ; 스마트폰에서 이메일을 보낼 때 기계가 자동답장
② 외국어 번역 : 특정 언어로 된 텍스트를 다른 언어로 번역해 출력
③ 포토 : 따로 태그를 달지 않아도 이미지를 자동 인식해 분류
④ 로봇 공학 : 인간 조종 없이 스스로 학습해 물건을 움직일 수 있는 로봇
⑤ 헬스 케어 : 의료용 이미지나 영상 등을 분석해 진단 및 치료에 활용
 
구글은 알파고를 계속 발전시켜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인데 여행 분야에서 급속히 적용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으로 여행 숙박을 예약할 경우 인공지능이 이용자가 기존에 묵었던 숙소 정보와 동선, 선호하는 관광지 등을 스스로 학습해 자동으로 추천하고 여행 일정까지 구체적으로 짜주는 것이다. 싫어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구글의 알파고 개발로 인공지능 로봇 개발에 선두 주자처럼 보이지만 인공지능분야는 과거부터 세계 유수 기업들의 각축장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해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목적지를 찾아가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장착한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는 GM, BMW,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 구글, 애플 등 IT 기업까지 뛰어들고 있다.
 
IBM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슈퍼컴퓨터인 ‘왓슨’은 그야말로 의학계에 혁신을 갖고 왔다. 그들은 의사들이 의학 분야에서 최신 동향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매년 700개 이상의 저널을 봐야 한다는데 착안했다. 아무리 성의있는 의사라할지라도 이를 모두 소화하기란 사실상 어려운데 ‘왓슨’은 이들을 면밀히 분석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의사가 내릴 수 있는 진단과 치료법을 제시한다. 아마존은 부정 거래 탐지 및 우수 콘텐츠 추천, 개인 비서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는 교육 시스템에서도 두각을 낼 수 있다. MS가 미국 시애틀의 타코마 국립고등학교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여 학생들의 졸업율을 2010년 55%에서 78%까지 끌어올렸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만으로도 어떤 사용자인지 찾아내는 ‘딥페이스’ 기술을 개발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해 사진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주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한 가지 흥미있는 사실은 거의 대부분 기업들이 자신의 인공지능 기술을 ‘오픈 소스’로 공개해 시장을 키우고 생태계를 넓히려 한나는 점이다. 이는 과거 폐쇄적으로 아이디어를 고수하다 몰락한 일본의 소니사의 실패에 크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세계의 유수 기업이 과거부터 인공지능에 눈을 돌린 것은 인공지능의 판단이 인간보다 뛰어나다는 믿음이 생기면, 현재 인간들이 장악한 거의 대부분의 분야는 인공지능으로 빠르게 대체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미래가 병존한다.
 
우선 이들 기술이 어느 전문가에만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보편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인간을 위한 기술이 계속 업그레이드되어 인간의 물질문명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상당 부분에서 도입되어 있는 사실로 학생, 선생, 기업에서 영업을 하는 영업사원, 생산직 직원도 기존 개념에서 벗어나 보다 가치있는 일로 선용이 가능하다. 이를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하게 되면 인간들과 결합해 '포스트 휴먼'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를 역으로 말하면 가장 먼저 인간에 닥치는 직격탄은 ‘일자리 충격’으로 표현된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있고,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는데 앞에서 설명한 환자 진단뿐만 아니라 환자 문진도 가능하다.

예컨대 환자가 “콧물이 나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콧물’과 ‘두통’을 증상에 추가하는 것은 물론 “콧물이 얼마나 나느냐”고 추가로 물어볼 수도 있다. 이는 로봇 왓슨이 인간의 자연언어를 이해하고, 그를 통해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도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의사보다 더 정확하게 진단하면, 많은 의사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를 보다 광역화하여 사회망 운용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계획도 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영국 고속도로에 무인(無人) 트럭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이 통제하는 무인 트럭이 등장하면 물류 운송 시스템을 분초 단위까지 정교하게 계획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트럭 운전사들은 일자리를 잃고, 고속도로 휴게소의 매출은 크게 떨어짐은 물론이다.
 
일본의 한 데이터 업체는 각종 법적 분쟁에 로봇을 사용한다. 관련 메일이나 문서를 모두 조사한 뒤, 증거로 만들어 변호사에게 제출한다. 변호사는 자료를 조사할 필요 없이 인공지능이 넘겨 준 자료만 검토하면 된다. 비서가 필요 없어진 것이다. 약사도 인공지능의 위협을 받는다.
 
이들의 파급이 얼마나 큰가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향후 10〜20년 안에 미국에서 702개의 직업 가운데 절반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는 점으로도 알 수 있다. 서류 작성이나 계산 등 일정한 형식이나 틀로 이뤄진 정형적인 업무는 인공지능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데 미국에서 회계사와 세무사 등의 수요가 최근 몇 년 사이 8만 명 이상 줄었다는 발표다. 학자들은 모델, 의사, 회계사, 약사, 비서, 교수, 변호사 등 수많은 분야에서 상당한 수요 급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일부 걱정과는 달리 상당수 학자들이 직업 즉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이미 여러 번 학습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기 시작했을 때 영국 노동자들은 러다이트(1811〜1812년 운동)으로 기계를 파괴하였지만 이들 기계의 활용을 막지 못했고 결국 인간의 적으로만 생각하던 기계문명이 우리의 필수 여건으로 정착했다.

현대문명은 초기 산업혁명 때 상상치 못한 기계기술로 발전했는데 이들이 인간의 노동력 자체는 잠식했지만 인간들에게 근본적인 일자리를 빼앗은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 창출되었기 때문이다.
 
전자계산기,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만해도 주판의 고수는 취업난을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주산대회가 각지에서 열려 이들 입상자들은 취업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고 주판의 고수가 계산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기사도 생소로운 것은 아니었다.

1979년 ‘주산 최고수’ 이정희 양(당시 서울 동구여상 1학년)은 우리나라 최초로 주산 공인 11단 자격(한국사무능력개발원 주관)을 취득했다. 당시 국내외에서 개최된 각종 주산대회를 석권하면서 ‘주산왕’의 칭호를 얻었는데 그녀는 1979년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자계산기와의 시합에서도 승리를 거두어 단연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이후 주판은 한국인의 뇌리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근래 주산이 수학 학습에 도움이 된다하여 주산학원이 곳곳에 재등장한다고 하지만 주판이 뭐냐고 묻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전자계산기에 이은 컴퓨터가 처음 태어났을 때의 즉각적인 반향은 앞으로 인간의 상당 영역을 컴퓨터가 차지한다는 것이다. 컴퓨터의 등장으로 인해 단순 일자리가 줄어들고 고급 일자리만 약간 늘어 결국 인간의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이지만 이러한 기우는 완전히 사라졌다. 컴퓨터로 인해 고급 일자리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 일자리도 줄어들지 않았다. 간단하게 말해 컴퓨터의 보급으로 컴퓨터의 고장을 처치하는 단순 일자리를 비롯해 컴퓨터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인간을 따라오는 로봇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컴퓨터의 등장으로 주판의 고수들의 일자리가 급속도로 사라졌다고 하지만 주판 아닌 다른 일자리가 수없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주판만 능사라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큰 충격이겠지만 인간들은 컴퓨터를 보다 활성화시키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새로운 기술 혁명이 도래했을 때 자신의 능력에 맞는 분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생각은 산업혁명 당시 기계의 등장과는 괴를 달리한다. 궁극적으로 로봇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으면 인간 아닌 로봇의 세상 즉 지구는 로봇 차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주산부활 앞장선 주산왕 이정희 11단」, 김철, 인터뷰365, 2008.05.27.
「인공지능 가라사대」, 박건형, 조선일보, 2016.03.12
「'강한 AI' 신호탄 '알파고'…인류 손에 쥐어진 '득'과 '독'」, 이진욱, 노컷뉴스, 2016.03.10.
「"다음 격전지는 자율주행차"…BMW도 도요타도 AI 스타트업 인수전」, 이호기, 한국경제, 2016.03.14.
「[인공지능] 알파고 알고리즘 집중분석 IT 이야기」, 이상옥, 20160313
http://blog.naver.com/sanny0314/220653317353
 
이종호 과학국가박사
■ 이종호 과학국가박사
 
1948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프랑스 페르피냥 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 취득. 1982년 과학기술처의 유치 대상 해외 과학자로 선정돼 프랑스에서 귀국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기.
 
'노벨상이 만든 세상',‘로마제국의정복자 아틸라는 한민족’등 85권의 과학 도서를 저술했다. 현재는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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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mystery123@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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