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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 진화 | ||
[이종호 과학국가박사]한국의 KIST유전공학센터에서 40여 명의 인슐린 유전자를 놓고 연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의 혈통은 유전자적으로 80% 이상이 공통될 정도로 순수하며, 유럽인의 유전자와는 크게 다르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사실은 많은 고고학적 연구나 문화인류학적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그런데 근래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유전자 분석은 이러한 대전제에 의문을 제기했다. 세계적으로 고립된 특정지역이 아닌 한 외부로부터의 문화 유입은 필연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한국인이 어느 정도로 고유 특성을 갖고 있는지는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일제강점기 때인 1930년대 경성제국대학의 해부학연구실에서 한국인 약 2만 명을 조사했다. 이 기록에 의하면 한국인은 남쪽으로부터 이주해온 남방계와 북쪽으로부터 이주해온 기마민족인 북방계가 섞이거나 혼혈되었다고 적었다. 북쪽지방의 체형과 남쪽 사람들의 체형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는 근래 학자들이 유전자 분석을 동원하여 한민족을 북방계와 남방계로 분류한 것과 다름이 없다.
단국대학교의 김욱 교수는 Y염색체를 이용한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한민족을 크게 두 갈래로 나누어 70~80퍼센트는 북방계이고 20~30퍼센트는 남방계이며 나머지는 유럽인과 다른 그룹이 섞여 있다고 발표하여 한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자료에 따라 북방계가 60〜70퍼센트, 남방계가 30〜40퍼센트라는 분석도 있음을 덧붙인다. 여하튼 김욱 교수가 발표한 한민족의 원류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동아시아인 집단 형성에 관한 과거 인류의 집단팽창 과정과 이동경로, 그 시기 등에 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인류유전학자들이 지지하는 아프리카 기원설에 의하면 아프리카에서 갈라져 나온 인류가 중동을 경유해 인도 또는 동남아시아에 정착한 경우와 중동을 거쳐 중앙아시아를 경유한 집단이 동남아시아 또는 한반도와 일본에 정착했을 경우 두 방향을 추정하지만 어느 곳에 먼저 정착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미국 휴스턴대의 리 교수 등은 Y염색체 DNA 분석을 통해 약 6만 년 전에 동남아시아에 먼저 정착한 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 동북아시아 및 시베리아로 이주했다고 주장했고 중국 곤명대의 야오 교수도 mtDNA 분석에서 이와 비슷한 결과를 발표했다.
염색체의 유전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전자가 섞여 새로운 형질을 만들어내지만, 두 염색체는 뒤섞임 없이 한쪽 부모한테서 그대로 유전되는 특성을 지닌다. Y염색체는 아버지에서 아들로만 유전되며, 미토콘드리아는 모계를 통해서만 유전된다. 이 때문에 미토콘드리아DNA를 ‘이브의 유전자’, Y염색체를 ‘아담의 유전자’라 부른다.
반면에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의 해머 교수 등은 동아시아인의 집단형성은 더 복잡한 경로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추정했다. 그는 Y염색체 DNA분석을 통해 중앙아시아의 유전자 풀이 동북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집단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Y염색체 DNA의 등장은 과거 인류의 진화과정과 이주경로, 부계혈족확인, 유전자감식 등에 획기적인 성과를 안겨주고 있다. Y염색체는 남자에만 존재하며 반드시 아버지를 통해 아들에게만 물려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Y 염색체는 일부 말단부위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NRPY)이 X염색체와 교차되지 않기 때문에 과거에 일어났던 돌연변이의 정보가 연관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근거로 한국인집단은 적어도 두 가지 경로 이상의 다양한 민족 집단이 혼합과정을 겪으면서 형성되었으며 유전적으로 하나의 민족은 아니라고 뜻과 다름없다.
여하튼 한국인 집단은 동아시아인 집단 가운데서도 중국인의 만주족과 가장 가까운 유전적 유사성을 지니고 있으며 중국의 일부 남부인(예 : 묘족 등)과 베트남인 등과도 가까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일본인 집단은 동아시아 내에서 한국인 및 만주족과 가장 가까운 유전적 유사성을 보인다.
이들 유전학적인 증거는 약 2,300년 전 농경문화와 일본어가 한반도를 통해 일본 본토로 이주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해진다. 이 부분을 보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북방계와 남방계>
인류학자들은 아시아계 인종 집단을 ‘몽골로이드’이라고 한다. 몽골로이드에서도 중국계 민족과 동남아시아인을 제외하고 만리장성 이북과 만주, 한반도 등지의 사람들을 ‘북방계 몽골로이드’라고 한다. 대체로 황색에 가까운 피부와 몽골주름, 뻣뻣하고 검은 모발, 광대뼈가 솟은 넓적한 얼굴, 많지 않은 체모, 몽골반점 등이 겉으로 드러나는 북방계몽골로이드의 신체적 특징이다.
반면에 아시아대륙의 남쪽과 오세아니아 대륙, 태평양의 하와이, 폴리네시아 제도 등 비교적 따뜻한 곳에서 적응한 황인종은 현재의 동남아시아인처럼 눈이 북방계보다 크고 쌍꺼풀이 발달했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팔과 다리 역시 긴데 이들을 ‘남방계몽골로이드’라고 부른다.
학자들에 따라 다른 견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약 3만 년 전에 해안가에 거주하던 몽골로이드의 일부가 아시아 내륙 즉 오늘날의 몽골 고원, 고비 사막, 티베트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북상했다. 북방계몽골로이드가 내륙 아시아로 진출한 이유는 당시에 이 지역에 ‘맘모스 스텝’이라 불리는 광대한 초원이 펼쳐져 있어서 들소나 맘모스와 같은 먹이가 풍부하여 이들 지역이 살기 좋았기 때문이라고 <지오>의 손현철은 기술했다.
이들은 집단적인 몰이사냥으로 거대한 맘모스를 잡아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았다. 투박한 돌날을 나무 막대기에 동여맨 석창이 당시 사냥꾼들의 주무기였다. 그런데 약 2만 년 전부터 사냥무기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북방계몽골로이드들은 현대의 수술용 매스만큼이나 예리하고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세석기들을 나무틀에 박아 낫이나 칼과 같은 용도로 사용하였다. 새로운 무기를 확보한 이들은 내륙 아시아에서 단련된 신체 형질과 함께 자신의 거주 반경을 타이가와 툰드라 같은 낯선 땅으로 넓힐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들 지역에 빙하가 내려와 갑자기 추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이들은 새로운 환경과 투쟁하면서 신체적 형질이 서서히 바뀌어 북방계몽골로이드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북방계몽골로이드에 속하는 대표적인 민족은 몽골족, 퉁구스계의 소수 민족들, 중국의 신장 웨이우얼 지역부터 카자흐스탄을 거쳐 터키까지 퍼져 있는 투르크계(돌궐), 한국인, 일본인, 1만8천여 년 전 북방계에서 갈라져 미 대륙으로 진출한 북미의 인디안, 남미의 인디오들이다.
한민족은 숫자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북방계가 주류이지만 남방계도 상당수로 무시할 정도가 아니다. 또한 북방계라 하더라도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몽골에서 모두 내려왔다는 것도 아니다.
김 교수는 한국인의 Y염색체를 분석한 결과 한국 남자의 유전적 계통이 그룹C(RPS4Y), 그룹D(YAP), 그룹O(M175)의 세 가지 형태를 보이는데 몽골, 시베리아인의 경우 그룹C가 40〜50퍼센트를 차지하지만 한민족은 15퍼센트에 불과해 몽골 쪽에서 모두 내려왔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민족의 본토기원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민족의 북방으로 이동했다가 빙하가 녹음에 따라 다시 원래의 한민족 터전으로 다시 내려왔다는 주장이 있음을 첨언한다.
근래의 연구는 한국인의 북방계와 남방계의 혼합에 대해 매우 흥미 있는 설이 제시됐다. Y염색체 유전형을 보면 북방 루트를 통해 온 사람(특히 남성)이 동아시아인의 주체라는 것이다.
동아사이의 거의 모든 사람은 O형의 Y염색체형을 가지고 있는데, 이 O형은 유럽이나 중앙아시아에 많은 N*의 후손 유전형으로, 오스트레일리아, 태평양의 여러 섬, 일본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태평양 해안 사람에 많은 C, D형과는 촌수가 상당히 멀다.
특히 말레이 반도에 사는 안다만 섬 사람(초기에 아프리카를 떠난 사람들로 간주됨)이 D형인 것은 이 형들이 남방 루트로 이동한 형이라고 이홍규 박사는 적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Q형도 O형의 사촌쯤 되며, 중앙아시아가 그 기원지인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국인의 약 4분의 1이 남방형의 C, D를 가지고 있으므로 4분의 3 정도가 북방계라는 것은 앞에 설명한 것과 같다.
이홍규 박사는 아시아 지역의 미토콘드리아 유전형들이 거의 전부 남방 루트로 이동한 여성들의 것이라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알타이 산맥 이서의 중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부까지 거의 모든 사람의 미토콘드리아 유전형은 N*인데,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인들은 M*와 N*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아프리카 흑인은 L*을 가지고 있다(*가 붙은 것은 후손이 되는 유전형이 많기 때문이다. 가령 N*에는 A, B, F, H, I 등이 있다). 그런데 이 N* 중에서 동아시아에 있는 A, B, F는 중앙아시아에서 발견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는 동아시아 여성들이 가진 미토콘드리아 유전형은 거의 전부 남방 해안 루트를 거쳐 이동해온 사람들로 보이며 Y 염색체는 중앙아시아-시베리아를 거쳐 내려온 남자들의 것이 대부분임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자면 북방계 남자가 남방계 남자를 몰아내고 남방계 여자들을 취하여 후손을 불려왔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루어진 동북아시아 사람들은 그 유전자 구성에서 한국, 중국 북부, 일본인이 모두 같다고 설명된다.
물론 한국인이 북방계와 남방계로만 구성된 것은 아님은 틀림없다. 한국의 지리적인 입지에 의해 중국으로부터 유이민이 계속 한반도로 들어왔다. 특히 신석기를 지나 청동기로 들어서 전쟁이 빈번하자 전쟁의 결과 여하에 따라 많은 중국인들이 한반도를 찾았으며 이들이 계속 한반도에 정착하여 한국인이 되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학자들에 따라 이들을 ‘귀화 한국인’으로 구분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한민족을 다룰 때 고조선 등의 역사를 감안하여 현 중국의 만주 지역까지 포함하여 설명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이들 지역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으므로 이곳에서는 한반도로 국한하여 설명한다.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이주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대부분 중국에서의 권력투쟁에서 패배한 사람과 이들의 시중을 들었던 사람들, 또는 전란으로 피난 온 사람들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주로 전북 충남의 내륙지방, 황해도 등 한반도의 서반부에 걸쳐 살았다..
그러나 한국인의 형태에서 중국인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은 그들의 숫자가 많지 않았고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혼혈로 한국인에 섞이는 등 한국인 주류에 밀렸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유전자는 그 집단 구성원이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점점 많아지지만 10퍼센트 이하의 유전자는 300년 정도가 지나면 거의 사라진다고 설명된다. 유전자 결합의 확률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해 한 세대를 30년으로 본다면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사람의 유전자는 10세대 후 210 즉 1,024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한국의 주류를 북방계와 남방계로 분류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동안 한민족이 단일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1980년대 초에 프랑스 국적을 가진 프랑스인 중에서 누가 진짜 프랑스인 즉 정통 프랑스인 인가를 호구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정통 프랑스인은 적어도 부모와 조부모 모두 즉 3대가 프랑스인인 경우를 의미했다. 그런데 호구 조사는 전 유럽인들을 놀라게 했다.
프랑스 정부가 호구 조사를 통해 프랑스인을 가린 결과 이 기준에 맞는 프랑스인들은 겨우 2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도 현재 외국인들이 많이 들어와 다문화가정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준으로 보면 거의 프랑스인이라 볼 수 없는 80퍼센트에 달하는 사람들이 프랑스인이라고 콧대만 내세운다는 비아양이 일기도 했다.
한민족의 경우 두 갈래에 불과하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대단히 집약적임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세계에서 한민족처럼 두 종류의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
「나의 얼굴은 어느 형인가」, 조용진, 과학동아, 1994년 2월
「몽골리안 루트」, 손현철, 지오, 2000년 2월
「한민족 기원은 북방·남방系 섞였다」, 이은정, 경향신문, 2005.8.23
「북방계 남자가 남방계 여자를 차지」, 이홍규, 뉴스메이커 745호, 2007.10.16
『얼굴, 한국인의 낯』, 조용진, 사계절, 2004.
| ■ 이종호 과학국가박사
'노벨상이 만든 세상',‘로마제국의정복자 아틸라는 한민족’등 85권의 과학 도서를 저술했다. 현재는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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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mystery123@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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