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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을 잊은「민족」
김성춘 | 승인 2013.09.03 22:21

사람이 짐승과 다른 점은 반성을 한다는 것이다.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옛날 사람들은 지난날을 돌아보고, 고향을 돌아보고. 부형(父兄)을 돌아보고, 자기 자신을 돌아봤다. 돌아보는 것이 반성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오직 사람만이 관념적으로 뒤돌아볼 수 있었다.

오늘날 나라가 시끄럽고 어수선한 것은 반성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목소리를 크게 하고 어깨에 힘을 주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인간경영도 못한 사람들이 세상을 경영하고 국가를 경영하려고 나서기 때문이다. 반성을 한다면 도저히 이러지 못한다.

구토를 느낄 정도로 반성하지 않고. 뼛속 깊이 반성하지 않기 때문에 어제일이 오늘 또 일어나고. 30년 40년 전에 본 것을 오늘 또 보는 것이다. 그래서 반성을 하지 않은 개인이나 민족은 오래 사는 것이 도리어 욕(辱)인 것이다.

그래서 반성은 쉽고도 어려운 것이다. 쉽게 씌어 진 시(詩)가 시가 아니듯 쉽게 사는 인생도 인생이 아니라는 치열함과 사람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만이 반성을 하는 것이다.

영웅이나 천재라도 하늘 아래에서는 아주 보잘 것 없으며,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그야말로 인간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사람만이 또한 반성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반성은 일찍이 사도 바울이 말했고 종교개혁의 마르틴 루터와 감리교 창시자 요한 웨슬레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사람은 행위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을 얻나니」에서 그 극진함을 드러낸다.

사마천이 사기(史記)를 짓고. 사마광이 자치통감을 지은 것이나 헤로도토스가 역사(歷史)를 쓰고 기번이 로마제국쇠망사를 쓴 것은 반성하는 민족이나 국가만이 인류의 이상을 이룰 수 있고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우리는 일본에게 일제의 강압통치를 반성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정작 스스로에게는 너그러운 뻔뻔함을 보이고 있다. 나는 아직 지난날의 정치적 사형사건에서 반성한다는 판사를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오직 오래전 1980년「서울의 봄」때, 홍익대 이항녕총장과 박찬종 의원의 참회를 공개적으로 들었을 뿐이다. 그 뒤로도 엄청난 사건이 많았고 사고도 많았지만 반성한다거나 참회한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반성이 없으면 개인은 비록 천하를 얻었을지라도 심사가 사나을 것이고. 민족은 애급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나올 적에 시나이 사막에서 40년을 방황했듯이 또 그렇게 고난의 행보를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나라에도 루소의 참회록이나 톨스토이의 참회록 같은 참회록이 나왔으면 하고. 참회록이 당당한 문학의 한 장르가 되며. 참회를 통해서 인생의 새로운 경지에 들어서는 사람이 많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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