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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의 야만적 대군(對軍) 공약
안호원 | 승인 2021.09.13 21:34
대통령이나 대선 주자나 모두 제사에는 마음에 없고 오직 제삿밥에만 관심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교수 겸 박사] 오래 전 이야기지만 술 한잔 곁들인 남자 직장인들의 저녁 자리 주 단골메뉴는 군대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무용담을 저마다 신바람 나게 말하며 스스로가 영웅이나 된 것처럼 도취된다. ‘라 떼는 말이야’ 하면서 시작하는 직장선배의 무용담은 아예 욀 정도로 지겹게 들어왔다.
 
군대이야기를 하다 보니 또 하나 빠지지 않는 게 있다. 군부대 매점인 PX다. 사병의 경우 몇 천원에 불과한 월급이지만, PX에서 사먹을 정도는 된다. 시중 가(價)보다는 엄청 할인이 되기 때문에 통조림에 캔 맥주는 사먹을 수가 있다. 사인도 가능하다보니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사비(?)로 충당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월급 날 경리부에서 정리를 하고 부족한 금액에 대해서는 통보 한다. PX에서 사 먹은 통조림 맛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병장 진급을 할 때는 내무반 회식도 있었는데, 병장 한 달 월급 다 털린다. 몇 천원에 불과했지만 아주 요긴하게 쓰여 졌다.
 
그런데 몇 천 원대 월급을 받으며 군대 생활을 했던 중장년층이 믿기지 못할 소식을 들으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상상도 못했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병장 월급 100만원 시대가 열린 것이다.
 
국방부는 오는 2026년 병장 월급을 100만원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를 했다. 내년에는 67만6100원까지 오른다. 병장 월급은 지난 1970년 900원, 1990년 9400원, 2010년엔 9만7500원이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2018년에는 4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직업 군인인 하사(초봉)월급은 200만 원대. 국방부는 군 복무에 대한 합리적 보상이라고 말하지만, 직업군인과 비교했을 땐 5년 후 병장 월급 100만원은 과도한 월급이란 지적도 나왔다. 현재 60만 원대가 100만 원대로 오른다면 하사 초봉도 그만큼 올라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직업군인을 근간으로 하는 모병제가 흘러나온다
 
물론 인구 감소가 가장 큰 문제다. 인구는 점차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55만 명 수준의 군 병력을 유지할 묘책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대규모 군대를 유지하면서 경직성 비용을 쏟아 붓느니 차라리 직업군인 중심의 첨단무기 체계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직업군인 비중은 오는 2026년 40%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 정도의 수치라면 자연스럽게 ‘준모병제’ 시대로 접어들었다 해도 무방하겠다. 그럼에도 나름 징병제가 당분간은 유지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우선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북한이 상시병력 118만 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병제로 전환을 하게 될 경우 자칫 ‘군인 = 가난한집자식’이란 프레인 형성도 우려된다. 거기에 돈 벌러 군대 간다는 말이 일상화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질 저하 우려도 나온다.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자위대 간부 절반이 고졸자라고 한다. 남북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진보정권이든 보수정권이든 모병제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병장 월급 100만 원대가 발표되면서 웃지 못 할 기(奇)현상이 벌어져
 
노인들이 군 병력을 노인으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지금은 재래식 무기로 전쟁을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노인들은 밤잠이 없어 야간근무를 잘 설수 있고, 현대화 무기는 전산화로 되어있기 때문에 나이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군에서 의복과 먹고 입는 것도 제공하니 특별히 돈을 쓰지 않아도 되고, 노인 일자리 차원에서 노인들을 재복무케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노인들이 재복무를 하면, 젊은이들은 군에서 몇 년을 통제 받지 않고 사회에서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해서 출생 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한번쯤은 고려해 볼만한 사안이라 생각된다. 저(低)출산이 지속되면서 병역 자원이 고갈 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출산율이 점차로 낮아지면서 5년 뒤에는 육군 병력이 3만 명 감축되지만, 여군과 민간 인력은 대폭 늘리며, 장교. 부사관 비중도 확대할 전망이다.
 
국방예산 모병제 일본 방위비에 육박
 
이에 따라 ‘참수 작전’ 등에 활용되는 특수부대의 침투용 헬기와 특수 수송기가 도입될 예정이다.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번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국방 예산은 315조 2000억원(연평균 증가율 5.8%) 증가한다. 2026년 기준으로 70조원에 육박해 처음으로 일본 방위비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내년에 편성된 국방 예산은 55조 2277억원으로, 일본 방위성이 지난 8월말 요구한 내년도 방위비(5조4797억 엔, 약 58조원)에 육박한다. 지속되는 저출산으로 올해 53만 명 수준인 병력은 2026년이 되면 5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해군, 해병대, 공군의 규모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육군만 3만 명가량이 감축(39만5000명 – 36만 5000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육군의 군단 수가 8개에서 6개로 줄게 되고 사단수도 35개에서 33개로 줄게 된다.
 
그러나 장교. 부사관 수는 2017년과 비교해 약 6000명 정도가 늘어난 20만 2000명(전체 병력 40.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2017년 5.9%에 불과했던 여군 비중도 2022년도까지 8.8%로 늘릴 예정이다.
 
여군이 늘어남에 따라 100세대 이상 관사에 설치하는 군 어린이집을 2024년까지 100% 확보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군무원을 포함한 민간 인력규모도 현재보다 9000여 명을 더 늘릴 계획이다 2017년(3만 2000명)과 비교하면 약 1.9배 수준인 6만 2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군 당국은 교육, 전산, 외국어, 정비, 보급, 시설, 정보통신 등 비전투 분야에 민간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또 사병이 월 40만원씩 18개월 납입(원리금754만2000원)할 경우 국가가 납입액의 3분의 1을 추가 지원해 전역 때 1000만원을 만들어 주는 장병내일준비 적금도 시행키로 했다.
 
특히 한. 미 간 미사일 지침 종료에 따라 신형 미사일 개발도 계속 추진 할 예정이다. 탄두 중량이 기존 2t보다 무겁고 파괴력을 키운 지대지 탄도미사일 개발도 함께 진행을 한다. 전투 체계 개편과 관련, 해군은 이지스함을 주축으로 한 3개 기동전대로 구성되는 기동함대사령부를 2025년 창한다.
 
해군은 2024년부터 이지스함 3척을 추가로 전력화할 계획이다. 해상초계기와 해상작전헬기를 운용하는 해군 항공전단은 내년에 항공사령부로 확대 개편될 예정이다. 해병대도 상륙기동헬기 전력화에 따라 올해 12월 독자적인 항공단을 창설할 예정이다.
 
대선후보들의 야만적 대군(對軍) 공약
 
한편 군대 내 가혹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드라마 ‘D.P’가 큰 화제를 뿌리자 대선주자들이 앞 다퉈 군부조리 근절을 약속하며 관련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 대선주자는 군대 내 가혹행위를 ‘야만의 역사’라고 지적하며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예비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D.P’와 모병제 공약을 연결 지었다. 모병제와 지원병제로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홍의원의 경우 지난 2017년 대선 때도 모병제를 공약으로 제시 한 바 있다.
 
‘D.P’흥행 바람을 타고 대선 주자들이 저마다 앞 다퉈 “군 문화를 바꾸겠다.” 약속은 하지만, 누구도 구체적인 대책을 담은 공약을 발표한 대선주자들은 없다. 홍의원 등 일부 후보들의 경우 군대 내 가혹행위를 강제복무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모병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모병제는 출생률 저하, 군 첨단화 등 거시적 관점에서 다뤄져야할 문제로서 쉽게 다루기는 어렵다. 지난 2일 다른 대선주자보다 앞서 국방공약을 발표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공약을 봐도 한. 미 연합훈련 복원, 군복무 청년 지원 등의 내용은 있지만 가혹행위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 방안은 없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천안함 피폭 이후 11년이 지난 현재까지 희귀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생존 장병이 상이연금이 지급되는 것을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 함 침몰 당시 가슴뼈가 부러지고 허리뼈에 금이 가는 등 전신에 상처를 입었고 그 후유증으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희귀질환(복합부의 통증 증후군.CRPS)을 앓고 있는 신은총 예비역 하사.
 
그는 2019년 9월부터 지난 해 4월까지 모두 다섯 차례나 몸속에 통증 조절 장치를 넣고 점검하는 대수술을 받았지만, 자신이 상이연금 대상인지도 몰랐다. 특히 이들 생존 장병들은 천안 함 사건에 대한 악성유언비어와 당국의 무성의한 태도 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여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고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고 호소한다.
 
바라기는 대통령과 정치권이 5.18, 4.16세월호 사망자와 유가족에게 관심을 갖는 것처럼 군인에게도 관심을 보였으면 한다. 대통령이나 대선 주자나 모두 제사에는 마음에 없고 오직 제삿밥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저런 지도자들이 있는 이 나라 국민이라는 게 부끄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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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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