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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트럼프의 덫에 걸린 김정은과 시진핑
전영준 | 승인 2018.09.22 20:02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의 북한 어르고 달래기에 놀아나는 김정은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기자] 지난 6월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은 우여곡절 끝에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상 최초로 미·북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 후 “새로운 북미관계수립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며 “ 상호 신뢰구축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 한다”등의 내용이 담긴 4개항으로 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똑똑하고 멋진 인물"이라고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질문자가 "김정은은 무자비한 독재자"라고 지적하자 "그게 확실하고, 그는 무자비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칭찬하자 한국 내 보수층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발언과는 달리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과의 구체적인 실천계획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속았다. 덫에 걸렸다”는 반응을 보이며 크게 실망했다.
 
한 보수층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목발 든 탈북자에게 북한의 실정을 듣고 같이 손을 든 영상을 본지 얼마 안 되는데 헛소리를 하고 있으니 정신과에 가야 할 사람이다.”라고 혹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칭찬할 뿐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의 정책에도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북미 정상회담 전 김정은 위원장이 핵실험 중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처를 단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커다란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이런 과도한 칭찬으로 미국 언론과 정치권으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미국의 언론들은 ‘김정은에게 아부 까지 한 정신 나간 트럼프’, ‘독재자에게 아부까지 했다’,‘ 독재자에게 존경할한 하고 똑똑한 협상가라 극찬했다’라며 비판했다.
 
특히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벌써 김정은에 의해 놀림을 당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미국 공화당 중진인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자국민을 굶겼다는 엄청난 비판을 받고, 정적을 난폭하게 처형하며, 가족 구성원을 살해한 지도자를 이처럼 표현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칭찬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과는 달리 북미정상회담에 적극적이다. 그는 이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시절부터 북한과 대화를 통해 북한 핵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미치광이'(maniac)라고 비판하면서도 2016년 5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김정은)와 대화할 것이며, 대화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북미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김 위원장이 미국을 핑계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옭아매려 의도가 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칭찬은 북한 비핵화에 불만을 갖고 있는 북한 내 군부 강경파로부터의 압박을 막아내고 개혁·개방까지 이르게 하려는 연착륙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 칭찬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등에 대비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타협을 위해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 대북 군사 옵션 등 강공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명분도 축적하고 있다.
 
트럼프의 북한 어르고 달래기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의 칭찬은 고양이가 쥐를 놓고 이걸 어떻게 잡아먹을까 고민하는 형극과 같다.
 
실제 트럼프는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미국의 반응을 떠 보기 위해 외무성의 김계관 제1부상 담화를 통해 으름장을 놓고 5월24일에는 최선희 부상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원색적으로 공격하자 바로 미·북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해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북측이 분노와 적대감을 보이는 지금 회담을 갖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미국의 핵능력이 북한보다 더 강력하며, 절대 사용되지 않길 바란다.” 고 말해 북미정상회담 불발 시 군사옵션을 실행할 것임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언젠가 만나길 고대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마음이 바뀌면 주저하지 말고 전화나 편지를 달라”는 입장도 밝혀 고양이가 쥐를 어르고 달래다 한 입에 잡아 먹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에 놀란 김정은 위원장은 6월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미국에 급파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에 대한 자기들의 결례에 사과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친서를 전달하고 북미정상회담을 정상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항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이 한창일 때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 또는 '로켓맨'이라고 조롱했다.
 
그는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김 위원장에게 "'로켓맨' 별명이 싫으냐"고 물었는데 김 위원장은 "아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로 회담 결과보다도 김정은 위원장을 기(氣) 죽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8월28일(현지시각)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한미 연합훈련을 더는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하면서 협상이 좀 더 교착되면 미국이 대규모 군사훈련 재개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8월2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백악관 성명"이란 제목의 글에서 "지금 시점에서 한미 연합 워게임(war game)에 많은 돈을 쓸 이유가 없다"며 "김정은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마치 매티스 국방장관의 말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 선택하면 한국, 일본과 연합훈련을 당장이라도 재개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엔 전보다 훨씬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아 군사옵션을 실행 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완료된 직후인 21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에서 열린 11월 중간선거를 위한 공화당 지원유세에서 "김정은 위원장(Chairman Kim)이 이틀 전에 '훌륭한(beautiful) 편지' 한 통을 보냈다"며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급하지 않다"며 "대북제재는 유지되고 있고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영구 폐쇄 등의 대가로 요구하는 미국의 '상응조치'를 쉽게 내주지는 않겠단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북한을 어르고 달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묶어두고, 북한의 비핵화를 강하게 압박하는 전략을 더 써보기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스스로 제안하게 하고 부재 중 일어날 국내 정변을 무릎 쓰고 싱가포르까지 와서 핵을 포기하겠다고 국제사회를 향해 선언한 것만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의 키를 잡고 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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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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