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의원

김무성 전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대선가도(大選街道)의 적을 줄이고 장애물을 만들지 않는 것.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29일 새누리당 비박계 정병국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당 대표 경선 후보를 정 의원으로 단일화하기로 확정했다.
 
새누리당 차기 당 대표 경선은 친박계 이주영 의원·한선교 의원·이정현 의원, 비박계 정병국·주호영 의원 등 5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2주 동안 친박 실세 최경환 의원·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의 출마여부로 홍역을 치루었다.
 
또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출마의사 표명으로 비박계가 잠시 혼란에 빠졌지만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단일화가 신속하게 진행됐다.
 
친박의 대표성을 자처하며 저울질하던 홍문종 의원도 출마를 포기해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박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변수는 김무성 전 대표의 당 대표 경선 개입여부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패배의 당사자의 한사람으로 지목돼 비난을 받고 있지만 당내 제일 큰 계파의 수장으로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정병국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비박단일화에 성공했지만 김무성 전 대표의 절대적 지원이 없으면 그 효과는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정병국 의원과 김용태 의원은 과거 친이계에 속해 개인간 유대감은 강하겠지만 새누리당에서 친이계는 소멸돼 세력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12일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여러 명의 비박계 후보들이 나선 데 대해 “(비박계가) 당선되려면 당연히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13일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8·9 전당대회에서 의중에 둔 비박계 후보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그런 것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에는 서청원 의원의 출마여부로 여론의 큰 관심을 끌 때라 서청원 의원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한 정치공학적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난 22일 김무성 전 대표는 아주대 특강에서 “비주류 후보들이 당을 혁신시킬 수 있고 비주류 중 1등 할 사람을 밀어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주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비박’ 대신 ‘비주류’라는 용어가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 전 대표는 "우리 새누리당 안에 비박은 없다. "주류와 비주류가 있다. 모두가 친박인 상황에서 주류와 비주류로 봐야한다. 비주류로 표현해 달라"고 밝힌 것이다.
 
이는 비박단일화에 대한 개입보다는 본인의 대선가도에 누가 더 유불리한가를 계산해 친박성향이라도 유리한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또한 특정후보를 지지해 결과에 따른 비난의 화살을 받기보다는 중립을 취해 대선가도의 장애물을 설치 않겠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사실 김무성 전 대표가 비박단일화에 개입해 비박후보가 당 대표에서 선출된들 개인적으로 크게 득이 되지 않는다.
 
일단 총선참패에 대한 반성보다는 계파정치를 통해 당의 분란만을 야기했다는 비난을 친박세력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게 된다.
 
지금 김무성 전 대표는 9명의 동지보다는 1명의 적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친박의 적이 되지 않으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삼척동자(三尺童子)도 다 알 일이다.
 
또한 비박단일후보가 김무성 전 대표에게 도움이 될 것 인가하는 것이다.
만약 정병국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된다 해도 김 전 대표를 위해 대선가도의 비단길을 만들어 준다는 보장이 없다.
 
정병국 의원은 과거 소장파 남·원·정의 일원으로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정서적으로 더 가깝다. 이번 비박단일화도 오세훈 전 시장이 사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전 대표가 당 대표 선거후 전환될 대선모드에서 적을 줄이고 장애물을 만들지 않으려면 비박단일후보 지지보다는 철저한 중립에 서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 스탠스가 총선참패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이며 새누리당의 분란을 예방하고 친박과 비박의 구도를 타파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되려면 현재의 자파세력가지고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알고 있는 김 전 대표가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