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떼기 사건으로 감옥에 간 사람과 천막당사를 주도한 사람의 협력이 진정성있게 보일까.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새누리당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8·9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서청원  의원이 생각보다 깊은 상념에 빠졌다.
 
강성 친박의원들이 집요한 당권 도전을 종용해 온 가운데 지난 8일 청와대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다선 의원으로 후배들을 많이 지도하느라 애 쓰신다”고 덕담한 것이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게 했다.
 
하지만 이러한 당내의 우호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외 상황은 서청원 의원의 당 대표 도전에 비판적이다.
 
서청원 의원이 당 대표에 도전하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의 클린이미지를 손상 시킨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이후 국정원 댓글 사건,세월호 침몰,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많은 파고를 거치면서도 지킨 것은 ‘깨끗한 정권’이란 자부심이다.
 
정권 4년차가 지나면 불거질 권력형 비리,친인척 비리 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역대정권과 비교해 볼 때 격찬(激讚)을 받아도 지나침이 없다.
 
차떼기 사건으로 감옥에 간 사람이 차떼기 정당 이미지 벗기위해 천막당사를 주도한 박 대통령을 돕는다는 것은 어불성설.
 
서청원 의원의 이미지는 노욕(老慾)과 부패(腐敗)의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 사람이 내년 대선가도에서 공정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본다.
 
4·13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시 지도부 출신의 서 의원이 당대표에 도전하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노욕(老慾)이다.
 
서청원 의원은 지난 2008년 총선시 친박연대 대표로서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2010년 12월까지 감옥살이를 해야 했다.
 
또한 2002년에 제16대 대선 직전 한화그룹과 썬앤문그룹에서 각각 10억원과 2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석방된 후 결국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2억원을 선고받았다.
 
비박 단일화를 통해 서청원 의원이 패배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짐이 된다.
 
서청원 의원의 당권 도전은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친박계 의원들이 '완주'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어 친박계 표심이 조금이라도 분산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판세 분석을 한 결과 서 의원이 나서면 조직력에서 우세해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친박계는 국회의원 전체 12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0명 안팎을 친박계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최경환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TK지역의 상당수 국회의원은 속으로 중립을 표방하고 있다.
 
특히 친박성향의 당협위원장과 당원이 늘어난 것으로 친박계는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이후 당협위원장의 생각은 다르다.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국 원외위원장협의회에 참석한 원외 당협위원장 100여명은 이구동성 ‘진박 마케팅’이 총선 참패의 원인이라며 친박계를 겨냥해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전대 유권자만하더라도 2년 전보다 3만∼4만명 가량 늘어난 25만명이며 4·13 총선을 거치면서 책임 당원이 증가해 유리하다고 한다.
 
통상 전대 투표율이 30%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많아야 7만5천명이 투표하게 된다. 그러나 표 집중이 친박계보다 비박계에서 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친박측이 내놓는 판세 서청원이 이기는 것으로 나오고 있지만 당 하부조직의 표를 모을지 의문이 간다.
 
통상 전당대회에 1개 당협위원회에서 500여명 내외가 참석한다. 당협위원장이 당원을 조정할 수 있는 인원은 많아야 300여명 내외다. 친박계가 불리하다.
 
서청원 의원은 2014년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해 김무성 의원에게 1만4천여표의 큰 차이로 패배했다.
 
박근혜 정권이 갓 1년이 넘어 대통령의 힘이 당에서 차고 넘치고 세월호 침몰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 지지율이 46%내외를 기록할 때였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려면 정권재창출해야 한다.
 
성공한 정책을 많이 갖고 있었도 정권창출에 실패하면 의미가 없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반면교사다.
 
임기말에 이르면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대통령을 팔아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이 득세한다. 대통령이 그들에 경도(傾倒)되면 마약주사 맞는 것과 같다.
 
그들은 대통령 팔아 자기정치 하려는 것이지 퇴임 후 대통령을 보위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이 탄생하자 제일 먼저 전향한 사람들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총재에게 아부했던 인간들이다.
 
정권재창출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전당대회에서 철저하게 중립을 지켜야 한다.
10명의 우호세력보다 1명의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친박이든 비박이든 결국은 박근혜 정권과 끝까지 가야 할 세력들이기 때문이다. 
 
친박이 주도한 4·13 총선 때 ‘유승민 의원 찍어내기’ ‘김무성 대표 고립시키기’등으로 인해 대패(大敗)했다.
 
그렇다면 떠나간 집토끼를 다시 불러 오려면 이번 전당대회는 물론 대선후보 경쟁무대가 감동적이어야 한다.
 
친박세력들이 ‘우리끼리’하는 것은 북한에서의 ‘우리끼리’와 다를 바 없다. 멸망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통합과 화합을 위한다고 하는 후보 추대는 야합이다. 누구나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당 대표와 대선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그것이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고 새누리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