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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플라스틱 생산하는 식물공장
이종호 | 승인 2015.08.07 18:45

   
▲ 사진@인터넷커뮤니티
플라스틱은 조물주가 세상을 만들 때 유일하게 빼먹은 물질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인간에게 유용

[이종호 과학국가박사]앞으로 100년 간 21세기를 대표할 수 있는 기술의 하나로 학자들이 생각하는 것은 바이오테크놀로지(biotechnology)이다. 바이오테크놀로지란 좁은 뜻에서 미생물이나 고등 동식물의 세포에서 유전자를 분리하고 시험관 안에서 재조합하여 형질이 다른 우수 품종을 생산해 냄으로써 보다 가치 있는 생물을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잘 알려진 유전자는 생명의 핵심으로 자기복제와 증식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위 어떤 물건을 찍어내 듯 복제하는 금형으로도 비유된다. 즉 어떤 특수 유전자를 다른 생명체에 옮겨 보다 효율적이며 값싸고 유익한 물질을 다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유전공학의 발달에 힘입어 코끼리만한 소나 돼지,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돼지만한 코끼리의 등장이 가능한 만큼 앞으로 축산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그러나 유전공학의 진가는 동물보다는 식물에서 나타난다.

벼는 전 세계 인구의 2/3이 먹는 식량이지만 아열대성 작물로 추위에는 견디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내한성의 보리 유전자를 벼에 투입시켜 내한성을 보강하면 사철 벼의 재배가 가능한 것은 물론 광합성 능력이 높아져 수확량도 획기적으로 증가하고 영양가 높은 쌀을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식물의 성장을 저해하는 해충이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도 유전공학의 큰 목표 중의 하나이다. 유전공학을 이용하면 무병 씨감자를 만들거나 번식이 어려운 카네이션, 국화, 백합 등 화훼류나 마늘, 딸기 등의 과채류는 물론 버섯류 등에도 이용할 수 있다. 학자들이 이들을 주목하는 것은 급속도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으므로 한마디로 인간의 마음에 드는 식물 생산 공장 건설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물학자들이 큰 흥미를 보인 분야로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작물을 한꺼번에 생산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인데 토마토와 감자가 함께 열리는 포마토, 위에는 배추 아래는 무가 자라는 무추 등이다. 그런데 모든 일이 그렇지만 좋은 아이디어임에도 불구하고 실용화에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무추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모든 것이 개발되었으나 실제로 재배해보니 무추가 시장에서 저조한 판매를 보였다. 한마디로 위의 배추와 아래의 무가 모두 빈약하여 유전공학으로 무추를 만들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두 가지 서로 다른 작물을 결합한다는 아이디어는 그럴듯하지만 농산물의 경우 인간의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되새겨주었다.

이런 결론은 학자들에게 식물을 연구할 때 보다 많은 현실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 식물의 특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안 연구에 착수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유전공학을 이용한 식물 생산 공정은 작물의 생산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지만 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드시켜 아예 식물 자체를 공산물로 만들어보자는 것에 이르렀다.

다소 엉뚱한 생각으로 보이겠지만 콩과 감자의 단백질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만든다는 생각이 구체화되고 있다. 식물로 공산품을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식물인 콩과 감자의 주성분인 탄수화물을 플라스틱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하다.

플라스틱은 조물주가 세상을 만들 때 유일하게 빼먹은 물질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인간에게 유용하다. 많은 학자들은 플라스틱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지구상의 산림과 철의 매장량이 반으로 줄어들었거나 인구가 반으로 줄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들 주변에 있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대부분 플라스틱 제품으로 대체되어 있다는 점으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원료는 거의 대부분 탄화수소 즉 원유에 의존하고 있는데 화석연료인 원유는 채굴 가능 연한이 30~40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여기에서 학자들이 눈을 돌린 것은 화석연료가 아닌 광합성하는 식물에서 플라스틱 원료를 찾아내자는 것이다.

우선 플라스틱 감자의 연구는 매우 고무적이다. 감자에 플라스틱 생산 유전자를 도입하여 감자를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산의 원료로 쓰는 것이다. 플라스틱 원료 중 하나인 폴리하이드록시 뷰틸레이드를 생산하는 미생물로부터 유전자를 분리하여 이를 감자가 생산토록 하기만 하면 된다.

콩으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도 성공했다. 미국의 캔사스 주립대학은 콩 단백질 및 옥수수와 밀의 녹말을 원료로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스파게티 국수와 같이 얇고 긴 콩 단백질 플라스틱 제조에 성공했는데 '탄성과 강도에 있어 기존 석유화학 플라스틱을 능가한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콩과 감자가 공산품인지 또는 농산품인지 구분할 수 없으므로 교과서를 바꾸어야 할 지 모른다.

식물을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원리는 식물에 있는 탄수화물을 변화시키는 것이므로 원리상 매년 생산이 가능하며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다. 학자들은 식물을 이용하여 플라스틱은 물론 잉크, 디젤연료, 윤활유 등의 생산도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학자들을 더욱 고무시키는 것은 농산물의 활용도를 높이고 더 큰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식물을 이용하는 것은 기존 석유화학 제품을 대체하는 환경프로젝트로서도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참고적으로 콩의 원산지는 원래 우리나라이다. 콩의 원산지는 야생콩의 자생지역이면서 야생콩, 중간콩, 재배종 등 콩이 가장 많은 곳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이런 조건에 가장 잘 부합하는 곳이 만주 남부이다. 만주 남부는 본래 맥족의 발생지이며 고조선의 옛 영토이다.

1997년에 발견된 대동강 유역의 삼석구역 표대 유적에서는 벼와 콩이 발견되었는데 이 곡식들은 단군 조선 초기, 즉 기원전 30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따라서 벼와 콩이 고대 한민족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일찍부터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콩으로 만든 플라스틱이 세계를 석권한다면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콩의 원산지인 한국에 감사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참고문헌
『신토불이 우리유산』, 이종호, 한문화, 2003

■ 이종호 과학국가박사

   
 
1948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프랑스 페르피냥 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 취득. 1982년 과학기술처의 유치 대상 해외 과학자로 선정돼 프랑스에서 귀국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기.

'노벨상이 만든 세상',‘로마제국의정복자 아틸라는 한민족’등 85권의 과학 도서를 저술했다. 현재는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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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mystery123@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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