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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 제공한 서울시장. 국회의원 사퇴하라
안호원 위원 | 승인 2014.05.07 18:28

   
 
지난 6일은 음력으로 사월초파일 석가탄신일이다. 그래서 스님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하고자 한다.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수필가 겸 시인]법당에서 스님들이 두 패로 나눠 시끌벅적 다투고 있다.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놓고 싸우고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남천(南泉. 당나라 때 선승) 선사가 중재에 나섰다. 논쟁의 쟁점이 된 고양이를 들고 말했다. “눈 밝게 말하면 이 고양이를 살릴 것이고, 눈 밝지 못하게 말하면 참할 것이다.” 좌중은 침묵했다.

아무도 그 질문에 답을 못하고 다른 스님 눈치만 보며 머뭇거리고 있었다. 남천 선사는 망설임 없이 그 새끼 고양이를 베어버렸다. 뒤늦게 제자인 조주(趙州) 스님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남천 선사에게 이야기를 듣더니 즉시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자신의 머리에 얹었다. 그리고 조주 스님은 말없이 나가버렸다. 그러자 남천 선사가 하는 말이 웃긴다. “그 때 네가(조주 스님) 있었다면 새끼 고양이를 살릴 수 있었는데….”

스님들이 왜 싸웠는지는 지금도 모른다. 기록에도 없으니 싸운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어림짐작하건데 새끼 고양이를 놓고 두 패로 갈라져 싸운 것임에는 틀림없다. 요즘 우리 사회로 보면 여ㆍ야로 쪼개진 것이다. 반대파가 주장하는 건 무조건 반대다. 소통의 가능성은 아예 찾아볼 수도 없을 정도다. 요즘 정치인들처럼 스님들이 그렇게 철길 같은 논쟁만 일삼으며 아까운 시간만 소비 했던 것이다.

급기야 남천 선사가 초읽기에 나섰다. “동(東)과 서(西), 좌(左)와 우(右)로 갈라진 너희의 한계를 봐라. 그걸 뛰어넘는 한 마디를 못하면 새끼 고양이를 베어버리겠다” 스님들은 그야말로 똥줄이 탔을 것이다. ‘얼른 뭐라고 대답은 해야 고양이를 살릴 수 있겠는데’ 결국 스님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질문을 던져보았다. 답은 다들 마음이 갇혀있기 때문이다. ‘동’의 스펙트럼, ‘서’의 스펙트럼에 꼼짝없이 갇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남친 선사는 가차 없이 새끼 고양이를 베어버린 것이다. 결국 아무 죄도 없는 고양이만 불쌍하게 된 것이다. 모 정치인은 ‘사자들이 있는 굴로 들어간다.’고 했으나 토끼 신세로 전락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발톱 빠진 사자 흉내를 내고 있다. 토끼가 사자 흉내를 내고 있으니 가소롭다. 가엾은 고양이는 스님들 싸움에 죽음을 당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그 고양이는 대체 뭘까.

그 난리가 나도 찍소리 한 번 못 내고 베어져버린 그 불쌍한 고양이는 과연 누구일까. 그건 우리의 현실, 우리의 부정부패로 썩을 대로 썩은 사회, 소통이 안 되는 우리의 공동체가 아닐까. 남천 선사는 수행을 하며 정진해야 할 스님들이 그렇게 동서로, 좌우로, 아래위로, 안과 밖으로 갈라져 싸우면 결국 애꿎은 고양이가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법문을 몸서리치도록 실감나게 설법으로 보였다.

고양이를 살리는 방법은 없었을까? 남천 선사는 그 해법을 신고 있던 신발을 머리에 얹은 조주 스님에게서 찾았다. 그게 무슨 뜻일까. 스님이 아니라서일까, 지금도 고양이를 살려내는 해답을 찾지 못했다. 또 며칠 전에는 장사한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 예수가 부활한 날을 기념하는 부활절 행사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독교 쪽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솔로몬 왕 때의 이야기다.

성경에 보면 두 여인이 한 아이를 두고 서로 자기 자식이라며 싸우고 있었다. 결국 재판을 하게 되었다. 솔로몬 왕은 여인들이 서로 아이를 당기며 싸우자 명판결을 내린다. 아이를 둘로 쪼개어 나눠주라고 했다. 결국 한 여인이 “아이를 죽일 순 없다. 이 아이는 내 아기가 아니다” 라며 어미이기를 포기했다. 아이의 진짜 엄마로서 아이를 죽일 수는 없었던 거다.

다른 여인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솔로몬 왕은 아이의 진짜 엄마를 찾아 그 아이를 친모에게 안겨 주었다. 스님이 있는 곳에서는 고양이가 죽었다. 솔로몬 왕 시절에는 아이가 살아난다. 왜 한 쪽에선 죽고 한 쪽에선 살까. 우리 사회는 33년의 일제 압박을 거쳐 해방이 되고, 또 6.25전쟁이 발생하면서 가슴 아픈 비극적인 현대사로 인해 좌우 진영의 대립이 심각하고 여야가 늘 민생보다는 정략에 휘말려 싸움질만 하면서 많은 시간을 낭비해왔다.

그걸 넘어서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성경을 보면 한 여인의 단초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여인도 처음에는 좌우, 동서의 어느 한쪽에 서서 아이를 잡아당겼다. 그러다 한 여인은 깨닫는다. 이러다간 내 아이가 죽겠구나. 그래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엄마임을 포기한다. 내 아이가 아니라고 선언한다. 그 순간 그 여인은 어느 쪽에 선 것인가? 좌도 우도 아니고, 위도 아래도 아니며, 동도 서도 아니다.

그저 아이의 편에 선 것이다. 그래서 아이는 살아날 수가 있었다. 이제 다시 남천 선사가 암시하는 해법을 찾아보자. 머리는 위고 신발은 아래다. 조주 스님이 신발을 벗어 머리에 얹힐 때 아래 위를 나누던 기준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좌우, 위아래, 안과 밖, 동서를 구분하는 기준이 무너질 때도 있어야 한다. 그렇게 무너질 때 새끼 고양이는 살아날 수가 있는 것이다.

나의 주장, 나의 기준, 나의 이념보다 새끼고양이의 목숨, 아이의 목숨, 우리 사회의 공동체의 목숨이 더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질 때 고양이와 아이는 살아나는 것이다. 4월 16일 진도 앞 바다에서 일어난 참사로 인해 실종자들의 구조 작업이 아직도 한창인데 야당이 세월호의 참사의 책임을 놓고 정부 여당을 겨냥한 총공세에 돌입했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6.4 지방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정부 여당 책임론을 부각 시키며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려고 하는 것 같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특별검사도입 ▲국회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 ▲4.16 참사 국조특위 구성 ▲6월 국정 감사 ▲범국가적 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가안전처’ 등의 즉흥적 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안 대표도 “정부 무능과 무책임이 드러난 이상 지금은 국회가 역할을 다해야 한다.” 며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또 경기지사 예비 후보인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은 “이번 지방 선거에서 탄핵 받았다는 생각이 들도록 박근혜 정권을 확실히 심판해 국민을 두려워하게 해야 한다.” 며 정권 심판론까지 거론했다.

이 같은 정부 여당의 총공세 전환은 참사 이후 달라진 여론과 지방선거를 겨냥한 이중 포석 일뿐이다. 남천 선사에게 꾸중을 들으며 새끼 고양이를 죽인 스님들과 똑같다. 김 대표는 국가안전처 등의 즉흥적 대책이라고 지적했지만 국회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나 법국가적 위원회 설치를 주장했는데 모순이다. 위원회를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 예산낭비만 하는 국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위원회는 지금 있는 위원회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야말로 즉흥적 발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 안 대표 역시 정부 무능과 무책임을 지적 했지만 이게 어디 정부에게만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문제인가.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싸움질만 하며 국민의 혈세만 받아먹는 국회의원들의 책임은 모르겠는가. 입이 열 개라도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함께 자숙해야 할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뻔뻔하게도 책임을 정부에 전가시키며 국회의 역할을 다 하지 않고 만회를 하려고 하다니,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

지금은 대통령의 사과나 책임자 문책을 논할 때가 아니다.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 야당의 그런 얄팍한 행태를 보면 정몽준 후보 아들의 말이 전혀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바보가 아니라 똑똑하고 지각이 있는 청년이란 생각이 든다. 오히려 그런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우리 기성세대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특히 듣기 거북한 것은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김상권 전 교육감의 말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탄핵받았다는 생각이 들도록 박근혜 정권을 확실히 심판하자”고 했는데 심판을 받을 사람은 정작 학교교육을 엉망으로 만든 자신임을 아는지 모르겠다. 미국의 경우를 들더라도 9.11사태 때에도 야당이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지도 않았고 또 퇴진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지지하는 많은 국민들이 투표로 뽑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시점에서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면 어떨까. 이런 대형 참사가 날 때마다 어느 정부든 대책을 마련한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해 놓고 아무도 이를 실행에 옮겨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했다. 세월호 같은 대형 참사로 전 사회가 안전을 부르짖는 와중에 서울 한복판 지하철에서 추돌사고로 240여 명이 다쳤다. 그나마 기관사의 재치로 사망자가 없는 게 다행이지만 반대편에서 오는 지하철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현재 야당이 박 대통령에게 공개사과, 책임을 묻는 것처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시민의 발인 지하철의 신호오류가 났음에도 '통상적 오류'로 생각하는 등 안전 점검에 대한 직무 태만한 죄를 묻고 그 책임을 들어 서울 시장 후보 사퇴를 시켜야 마땅하다. 그래야 형평성에 맞고 국민이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함께 책임을 지고 질타를 받아도 부족한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에게 공개사과와 책임론을 거론한다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그것은 대통령을 뽑은 국민만이 요구 할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여당은 야당이 주장하는 6월 국감에 대해 7.30 재보선에 끼칠 국감의 악영향을, 야당은 국감을 통한 대여공세의 기회 확보라는 서로 다른 정치적 셈법을 굴리는 게 보인다는 것이다.

지금은 선(先)사고 수습이 더 중요하고 앞으로 사고수습이 마무리되면 그 때 가서 책임 추궁을 묻고 또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되 ‘관피아’ 등을 뿌리 뽑도록 여야를 떠나 박 대통령을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바로 선다. 새끼 고양이를 죽일 것인가, 어린아이를 살릴 것인가, 국운이 달려 있는 문제다. 올바른 지도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지도자가 없다보니 2014년의 새끼 고양이가, 아이가, 어두운 밤거리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잠을 못 이루고 애처롭게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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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위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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