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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희망이 보이지 않네요
안호원 | 승인 2013.04.28 20:42

   
▲ 안호원 칼럼위원
거짓말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안호원 칼럼위원.수필가]거짓말의 역사가 기록되지 않아 거짓말을 하면서도 거짓말의 결과에 대해 확답을 할 수가 없는 세상이다. 때에 따라 거짓말은 단맛을 내기도 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거짓말은 더 헛된 거짓말을 낳아 그 말을 믿는 사람들을 패닉 상태로 빠뜨리는 단점도 있다. 또한 거짓말에는 색깔까지 있다. 보이지도 않는데 빨간 거짓말이 있다. 심지어는 빨갛다 못해 새빨간 거짓말도 있다.

그런 거짓말이 정치계에서는 흔하게 나돈다. 그렇다면 거짓말은 왜 하게 되는 걸까. 거짓말은 밖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커튼을 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야 가려진 내 본심 혹은 흑심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심리학에서는 불안심리에 기초한 자기합리화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심리에 의한 자기방어 기제라고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이것을 통해 남을 속여 부당이익을 취하거나 남에게 또는 사회에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사회지도층이나 정치 지도자들에게 더 날선 도덕성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그래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왜 나만 갖고 그래’라고 풍자되었던 과거 지도자나 청문회 자리에서 끝까지 버티기로 일관하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와 ‘죄송’으로 일관한 그들은 아직 도덕성이 왜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다.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는 마음속에 다이몬을 섬겼다고 한다. 다이몬(Daimon)이란 옳지 않은 길에 접어들면 보내오는 신호, 즉 내면의 울림이다. 앞으로 지도자(정치인)가 되기 위해서는 다이몬 칩을 뇌 속에 장착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릇된 행동을 하고 거짓말을 할 때마다 알람이 울려 세상에 다 탄로가 나게 말이다. 물론 희망사항이기는 하지만 거짓말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태도에 적당히 받아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문제다.

4.24 재보선의 결과를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투표율과는 상관없이 다수표를 획득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제도상 어쩔 수는 없지만 정(政), 당(黨), 그리고 유권자까지 모두에게 불편한 진실이었고 운나쁘게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새빨간 거짓말로 배지를 다는 일부 당선자를 보면서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메두사’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아름다운 용모를 갖고 있는 메두사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사랑을 나눈 죄로 아테나의 저주를 받아 추악한 얼굴과 독사의 머리카락을 갖게 된다. 그런 메두사를 쳐다보는 사람은 모두 돌로 변했다. 영웅 페르세우스는 방패에 비친 메두사의 모습을 보며 접근해 메두사의 목을 자르는데 성공한다. 하늘거리는 촉수를 가진 해파리는 메두사의 머리와 닮았다.

실제로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메두사가 해파리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인다고 한다. 해파리는 산호, 말미잘과 함께 자포동물로 분류된다. 주머니에 입과 항문을 겸한 구멍이 하나 뚫린 단순한 구조다. 수천 개의 세포마다 작은 침이 하나씩 들어 있어 촉수를 건드리면 침이 한꺼번에 튀어 나온다. 해파리에게 쏘이면 상처를 입고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독소로 인해 호흡곤란과 근육마비, 심장마비를 일으키게 하기도 한다.

18세기에는 동물과 식물의 중간쯤으로 인식됐고 19세기에야 비로소 동물로 분류됐다. 해파리는 정약전이 1814년에 저술한 ‘자산어보’에도 등장한다. ‘다리’라는 표현을 쓴 정약전은 해파리를 동물로 생각했다. 해파리는 단단한 물체의 표면에 붙어 꽃처럼 생긴 풀잎으로 자란다. 주로 해변에 대규모로 출현하는데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해파리로 인한 피해가 한 해 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수욕객이 쏘이는 것뿐만 아니라 그물 훼손이나 조업포기 등 어업피해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해파리는 지중해, 북해, 발트해, 카스피해, 멕시코만 등지에서도 골칫거리다. 일부 정치인들을 메두사 같은 존재로 보는 것은 오만의 극치일까. 입만 열면 거짓말을 쏟아놓는 대다수 정치인들을 보면서 메두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세비를 축내면서 국민들에게 입히는 피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는 이 나라를 메두사로부터 구해줄 백마 탄 기사가 하늘에서 떨어질 리도 만무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 마음이 모든 국민에게 느껴져야 비로소 거짓말쟁이가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밝은 세상을 이루는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조금이라도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제 우리는 윤리의 힘을 키운 도덕적인 지도자들이 만드는 공정한 사회에서 살고 싶다.

그렇다면 이번 청문회를 거쳐 입각한 내각구성의 결과도, 불거진 4대강의 진실여부도, 국정원 여직원의 거짓과 진실도 국민들이 원하는 바 투명하고 공정하게 드러날 것이 아니겠는가. 과거의 잘못된 관행도 문제지만 아직도 거짓말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메두사 같은 정치인들의 태도와 그 거짓말의 단맛에 빠져 적당히 받아주려는 국민들이 자세가 바뀌어야 할 때다. ‘공정한 사회’가 거짓이 난무하는 ‘공허한 사회’로 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미 예상은 했지만 해파리 같은 정치인들이 너무 많아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하늘도 슬픈가 보다. 비가 내리는 것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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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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