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일 19세 이상 남녀 서울 노원병 노원병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KT와 RDD 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응답률은 3.2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7%p). 결과, 허준영 후보가 44.0%, 안철수 후보가 38.9%로 오차 범위 내에서 허 후보가 선두를 달렸다.

*통합진보당이 지난 23일 사회동향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유권자 1,017명,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방식,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허 후보는 36.4%로 안 후보(36.0%)를 0.4%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김 후보는 10.8%, 정 후보 4.9%였다.

*그러나 지난 30일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서울 노원병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유선전화 RDD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1일 보도한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P)에 따르면 노원병 4자 대결시 후보별 지지도는 안철수 후보 40.5%, 허준영 후보 24.3%,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 5.1%,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 0.5%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대답한 적극투표층의 응답자 64.3%의 결과만 놓고보면, 안철수 후보 42.1%, 허준영 후보 30.6%로 두 후보간 격차가 16.2%P에서 11.5%P 차이로 좁혀졌다.

하지만 야권단일화를 가정해 양자 대결로 펼쳐질 경우 지지율에서는 안철수 후보 52.8%, 허준영 후보 34.3%로 격차가 18.5%P 차이로 벌어졌다.

노원병 여론조사가 조사기관별로 차이가 크게 나자,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도 지난 4월4일 트위터(‏@Realmeter)에 “노원병 여론조사 결과가 조사기관별로 차이가 큽니다. 최근 미디어리서치 결과는 안철수 후보가 20%p 안팎 앞선 반면, 중앙일보 자체조사는 2%p 격차, 지난주 리얼미터는 6%p 격차입니다. 반면 허준영 후보가 앞서는 조사도 있어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라고 글을 게재해 안개속이라고 예측했다.

노원병 여론조사 결과가 기관별로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조사기관 모두 유무선 혼합이 아니라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방식을 사용하였다.

노원병은 다른 지역과 달리 20-30대 청년층은 물론 60대의 장년층 유권자들이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경우가 많아 하루종일 집을 비워두는 경우가 많다.

또한 다른 지역과는 달리 주말에도 일을 하는 일용근로자들이 많으며 되레 평일에 쉬는 유권자들이 많다. 허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을 조사한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는 지난 2일이 화요일이었으며, 통합진보당이 실시한 지난 달 23일은 토요일이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안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결과가 나온 조사시점은 지난 달 30일 토요일이었다.

통상 여론조사는 토요일 오후 내지는 일요일 오후 조사가 좀 더 정확하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데 이번 조사결과는 각 기관마다 편차가 커 흐름을 발견할 수 없다.

또한 여론조사 문항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여론조사 기관들이 기호순대로 물어봤는지 아니면 단순히 안 후보 허 후보만 대입하여 물어 봤는지 알 수 없다. 실제 안 후보는 기호가 5번으로 여론조사와는 달리 투표 당일에는 불리할 수 있다.

2011년 4월 강원도 재보궐선거에 있어 민주당 최문순 후보는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20% 뒤지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로 최문순 후보(51.08%)가 엄기영 후보(46.56%)를 4.6% 차이로 승리했다.

노원병 여론조사 결과는 인지도 면에서는 안 후보가 월등히 앞서지만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에선 조직력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선거는 야권이 분열이 되었다 해도 인지도가 높은 안 후보가 꼭 불리하다고 할 수 없다. 반대로 노원병이 전통적 야권 우세지역이지만 15% 정도 되는 중도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존재하는 한 이념적으로 안 후보가 꼭 유리하다 할 수 없다. 허 후보가 그들을 끌어 올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

현재 두 후보를 둘러쌓고 있는 정치상황은 모두에게 유리하지 않다. 따라서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 투표율이 낮다고 허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만 볼 수 없다. 노원병은 아침일찍 도심으로 출근하는 장년 유권자들이 대다수다.

허 후보는 새누리당이라는 강력한 조직이 존재하지만 허 후보 자체는 콘텐츠가 없다. 깃발을 꽂을 수 있는 보병은 많지만 적 진지를 초토화할 수 있는 여론전에 능한 공군은 없다.

안 후보는 무소속이란 약점 때문에 깃발을 꽂을 수 있는 보병의 수는 부족하다. 그러나 적 진지를 초토화할 수 있는 풍부한 콘텐츠와 여론전에 능한 최신예 전투기가 많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다른 재보궐선거와는 달리, 선거구도도, 정치상황도, 투표율도 아닌 후보와 그 참모들이 선거에 임하는 전략과 열정, 태도의 싸움이라고 본다.

즉 각 후보가 갖고 있는 부족한 부분을 단시간 내에 채워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라는 뜻이다.

허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신문에 난 기사를 사무실에서 SNS를 통해 홍보하는 일보다는 외곽에서 컨텐츠와 이슈를 만들어 낼 생산자가 더 절실한 것이며, 안 후보는 출중한 콘텐츠와 홍보 유통 장악을 통해 대세몰이에 성공했지만 깃발을 꽂을 보병이 더 필요한 것이다.

좀더 파고들면 안 후보는 전통적 야권지지자들을 이번 선거에 얼마만큼 끌어내느냐가 관건이고, 허 후보는 컨텐츠를 생산할 생산자와 그것을 유통할 우호적 외곽지원세력들을 어떻게 더 많이 규합해내느냐가 관건이란 것이다.

서울 노원병은 단순 지역선거가 아니라 서울지역 전체 선거와 같다. 지역에서 함몰하는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패배한다.

각 후보의 발은 지역에서만 필요하지만,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무기는 전국 각지에 존재하기때무이다. 이미 노원병 선거는 전국적 선거로 변해가고 있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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