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n뉴스화면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최대 접전지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새누리당 허준영,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양강 구도로 펼쳐지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후보가 11일 상계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저는 노원에서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시작하고 싶니다. 상계동과 저는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노원병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상계동 주민분들 가장 관심이 많으신 복지, 일자리, 교육, 주거에 대해 저는 자신이 있다. 제가 전에 직접 해 본 일"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1일, 출정식 없이 마들역 거리청소로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허 후보는 이날 오전 6시께 환경미화원들과 마들역 주변 거리청소에 나서, "주민들이 깨끗한 거리에서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상계동 일꾼의 첫 번째 공식선거운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 후보는 7시께 자리를 옮겨 상계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녹색 어머니회 함께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교통지도 활동을 펼쳤다.

허 후보는 "평소와 다른 이벤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평소 하던 대로 상계동 주민을 위해 열심히 선거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노원병 선거에서 보수 진영인 새누리당이 승리한 경우는 2008년 18대 총선 때가 유일하다. 당시 야권 후보가 분열한 상황에서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홍정욱 후보가 2400표 차로 노회찬 후보에게 신승을 거뒀다.

한편, 야권 우세지로 분류되는 노원병에서는 지난 3월말 여론조사기관들의 '예상외 접전'과는 달리 안 후보의 우세 분위기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야권분열이라는 좋은 구도 속에서도 허 후보는 안 후보보다 20%포인트 이상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허준영 후보는 새누리당 지지표를 결집시키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이념적으로는 중도보수, 지역적으로는 충청권 표를 결집시키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다.

지난 18대선에서 홍정욱 후보는 16대,17대 총선에서의 한나라당 고정지지율 37%에 16대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연합의 박병일 후보 지지율를 합쳐 43% 가까이 얻어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40.05%), 통합민주당 김성환 후보(16.26%)를 제치고 당선됐다.

현재 허준영 후보는 마지못해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충청권을 바탕으로한 중도보수 성향의 유권자를 안철수 후보에게 빼앗긴 형극이다.

둘째, 선거전략에 있어 허준영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게 압도당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안 후보를 도왔던 송호창 의원 등 참모들이 안 후보를 헌신적으로 돕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선거기획, 홍보전략, 조직전략 등을 현미경처럼 수립하며 선거에 임하고 있다.안철수 후보를 당선시켜 우리나라의 정치판을 한번 바꾸겠다는 광적열의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이에 반해 허준영 후보는 선거본부장 등 주요 참모들이 현 시의원, 전 구의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지역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객관성을 바탕으로 한 세밀한 선거전략 등을 수립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안철수 참모들이 꼭 이기고 말아겠다는 의지가 강한데 비해 이들은 아무래도 향후 본인들의 정치적인 입지를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열정과 의지면에서 안 후보 참모들보다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안철수 후보 지지로 돌아간 10%대의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을 다시 오게 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기엔 허 후보는 물론 그 참모들의 역량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셋째, 정치상황이다. 이번 노원병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겨야 한다고 외치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다. 어차피 이 지역은 야권지역이었다. 한 석 더 갖고 온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되레 안철수 후보가 당선되어 야권 발 정개개편의 주역이 되주기를 바라는 마음 일 것이다. 만약 안철수 후보 중심으로 신당이 창당된다면 야권이 분열되어 새누리당에겐 호재다.

반대로 정치상황도 안 후보에게도 좋지 않다. 문재인 의원이 안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 친노세력들은 그의 당선이 가져 올 정치적 위상 제고가 반가울리 없다.

안 후보가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다면 신당창당이든 민주당 입당이든 친노세력의 입지는 약화될 수 밖에 없다.

넷째, 투표율이다. 출근시간이 빠르고 퇴근시간이 늦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20대에서 40대의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나 낮은 투표율이 허준영 후보에게 유리하지만은 않다. 노원병은 투표시간 전 아침새벽 도심으로 출근하는 60대 이상의 일용근로자들이 많다. 그들은 퇴근 후 투표를 해야 하는 데 지난 대선처럼 절박함에 의해 투표장으로 갈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결론적으로 야권분열이라는 호재속에서도 허준영 후보가 당선되려면 안철수 후보 지지로 돌아선 이념적으로 40-50대의 중도보수와 충청권을 기반으로 유권자를 다시 끌어오느냐에 달려 있다. 선거기획, 홍보, 조직 등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이번 선거부터 도입돼 오는 19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되는 '사전투표제'가 또 다른 변수로 꼽히고 있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사뭇 궁금하다.

결국 이번 선거는 다른 재보궐선거와는 달리, 선거구도도, 정치상황도, 투표율도 아닌 후보와 그 참모들이 선거에 임하는 전략과 열정, 태도의 싸움이라고 본다.

서울 노원병에는 허준영(새누리당), 김지선(진보정의당), 정태흥(통합진보당), 안철수(무소속)·나기환(무소속)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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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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