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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 비서실장 망사(網紗) 스타킹을 목에 걸고 자진(自盡)해야 할 것
박제수 | 승인 2013.03.27 21:37

   
 
두 비서실장과 망사 스타킹

[박제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비서실장 출신 야당 지도자가 ‘어제의 쓰레기통’을 뒤지더니 불쑥 꺼낸 말, “인사가 망사된다.”라는 말은 정권 말기마다 재활용된 언어다. 인사가 만사라는 측면에서 정권을 파탄 내다시피 한 중심인물로서 웬만한 배짱으로는 감히 꺼낼 수 없는 말일 텐데 낯이 두텁다고 할 밖에.

물론, 여기서 야당 지도자란 문희상 의원 얘기지만 박지원 의원도 그 쓰레기 통 속에 그 말을 내뱉은 사람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너무 당연해서 개가 하품하는 소리로 들린다. 인칠기삼(人七機三 또는 仁七氣三)이라면 몰라도. 그러나, ‘인사가 망사 된다’ 라는 말에는 귀가 솔깃하다.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몸 대신 법으로 틀어막은 민주당 비상대책 위원장이 새 정부 인사에 대한 촌평은 “인사가 망사로 가고 있다.”는 야당 특유의 깐죽 코드다. 그러나, ‘망사(亡事)’는 사전에 없는 말이다. 헌데도 정치권에서 사람을 잘못 앉혀 나라를 망쳤다는 말로 곧잘 쓰여 왔다.

다시 말해, 정치 조어(造語)이고 의미도 정치적 복선이 깔려있다. 그 뜻을 헤아려 보면, ‘망사’는 죽은 일 , ‘잊혀 진 일’이니까 오히려 망사(忘事)나, 기왕지사(旣往之事)의 왕사(往事), 즉 ‘지나간 일’에 가깝다. 그렇다면, 인사에 대해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자는 ‘얼버부림’ 아닌가? 하여, “인사는 지난 일이니 왈가왈부 하지마라!”? 곧, 박근혜 정부를 탓하기보다 감싼단 말이지? 사실, 그럴 만도 하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 한 사람은 DJ의 영원한 집사, 또 한사람은 노무현의 정신적 지주로서 정권 교체기에 얼마나 공격을 당했으면 이 좋은 먹거리(?)를 두고 한 숨을 쉬겠나! 동병상련이란 이런 것이구나, 정치란, 참! 만사를 망사라고 하는 말장난 속에 정치인의 엄청난 연민이 묻어 있었다.

허나, 이번 경우는 반드시 그렇지 만도 않다. ‘망사’는 스타킹의 그물 망사(網紗)다. 여성 대통령의 촘촘하지 못한 인사 시스템을 성(性)적으로 비하하려는 의도 아닌가? 뒤끝이 있네.

어느 정권치고 인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민주화를 얻으면 세상을 다 내주기로 부채가 많던 YS 문민정부를 파탄에 빠뜨린 ‘황태자’의 전횡에 대하여 한겨레 신문은 “완전히 망사(亡事)가 돼버린 인사, 측근들 부정부패 줄줄이 쇠고랑 찼다.”고 보도(98.2.21)했다.

국민의 정부 시절, 역사적인 인사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장상, 장대환 두 총리후보가 낙마하고 외환위기만 극복하면 된다는 경제논리와 호남에 대한 정치 빚 때문에 20 여개의 굵직한 게이트 파문을 일으키고 황태자의 구속 등으로 인사 실패의 중심에 섰던 박 실장이 자신이 저지른 일은 ‘망사’로 치고 MB 정부의 인사가 망사라고 틈 있을 때 마다, 아니 죽 입에 달고 살았다.

참여정부 시절의 흔하디흔한 실책은 코드인사, 보은인사였다. 좌희정 우광재 실세 비리에서개혁을 주장하는 386 운동권 인사 횡포가 문혁 당시의 홍위병 수준이었다.

정치기반이 얕은 정치인은 스폰서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는 법. 보훈처장 교체에서부터 어긋난 인사문제는 좋은 인사시스템을 만들어 제대로 활용도 못한 채, 이기준 교육부총리가 이틀 만에 자진 사퇴하고 경제 부총리 후보 김병준은 논문표절로 낙마한다. 정권초기 급조한 당이 기세 좋게 출발하더니 정권말기 흔적도 없이 사리진 예를 어느 정치사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그것도 과반을 차지한 여당이 앞에 정부 것은 명맥을 유지할 정도고 뒤 것은 통째로 사라졌다. 종북당 같은 좀비당이 아닌 거대 정당이 소리 없이... 춘추 전국시대라면 몇 개의 나라가 망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영원할 것 같았던 진시황의 진(秦) 제국도 아들이 환관 비서실장 조고(趙高)를 잘못 부려 망하는 데 3년이면 족하였다. 모두 인사가 망사임을 실증한 것이다.

대선 후유증으로 현재 비상체제인 민주당이 지리멸렬한 지금, 당의 안위도 뒤로 한 채 위원장인 문의원이 쓸데없이 어제의 쓰레기통이나 뒤져가면서 뻔뻔하게도 ‘인사가 망사’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쓰레기 속에 섞여 있던 당신의 과거도 딸려 나온 것임을 양해해야 할 것이다. 물론, 악의가 아니라 해도...

비서실장은 대통령과 인사실무 팀을 연결하는 인사의 최고 책임자다. 인사위원회 의장으로서 추천과 검증을 책임지고 대통령에게 직언은 물론 온정주의를 경고해야 한다. 박 실장은 대통령 차 앞에 드러누워 NO!라고 외치라고 인터뷰 하던데 그럼, DJ는 자전거로 다녔나?

사람 골라 쓰기는 참 어렵다. 시골서 마름꾼 하나 잘 고르면 농사는 끝이다. 추천하기도 마찬가지 어렵다. 적토마를 알아본 백락, 소금마차를 끄는 말무리 중에서 천리마로 알아본 손양 같은 혜안이 부럽다. 그러나, 인재는 쓰기 나름이다.

유방은 한신과 장량을 알아보고 천하를 얻은 후, 장량과 달리 다다익선이라고 자만하는 한신을 과감히 버렸다. 조조의 인사 방침은 구현령(求賢令)에서 보듯이, 단점은 철저히 무시하고 재주만을 보고 인재를 구했다. 쥐 잘 잡는 전문가를 원했던 등소평은 지금의 배부른 중국을 만들었잖은가!

세종대왕은 자신을 반대한 황희를 발탁했다. 청백리로 알고 있는 황희는 영의정만 18년간 맡을 정도로 절대 신임을 받았지만 뒤로는 사위의 살인을 방면하고 간통을 범하고 뇌물을 받아 인사 청탁을 처리해 줬다고 세종실록에 기록하고 있다. 세종대왕은 파직과 등용을 반복한 황희를 알면서도 끝까지 중용하였다. 그런 편이 백성들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전 세계가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는 경제전쟁 중이다. 한반도 상황은 일촉즉발의 준전시 상황이다. 조조의 말을 빌린다면, 현인을 구하려 해도 은거해 있는 곳을 나오지 않는다. 천하가 아직 평정되지 아니하니, 행실이 바르다 한들 전쟁을 승리로 이끌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애초부터 박근혜 정부는 능력제일주의의 전문가를 원한다고 천명하였다. 부족한 재원은 증세를 하지 않고 지하경제에서 조달할 것이라 하였다. 말이 지하지 땅굴 깊숙이 몸을 사리고 수십 년을 버텨온 도적들을 상대하려면 도적이 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조조의 친구 허소(許昭)가 조조를 평하기를, “태평시대의 도적이요 난세의 영웅이다(君淸平之奸賊, 亂世之英雄)”라고 하였다. 조조는 도적이기를 마다하지 않고 오히려 흡족해 하였다.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민이 행복해지려면 막대한 재원으로 복지기금을 조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탈세 전문가가 필요했다. 한정된 국방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무기를 조달함에 있어서 무기체계에 통달하고 무기 중개상에게 농락당하지 않아야 한다. 로비스트 경험은 국방장관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자산이다.

성상납, 뇌물, 논문표절,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등 비리를 맞본 자가 발본색원도 잘 한다. 설사 계명구도(鷄鳴狗盜)라 해도 능력만 탁월하다면 다 요긴하게 쓰일 때이다. 이건희 회장이 중소기업청장, 신창원이 경찰청장, 대도 조세형이 국세청장이었으면 어땠을까?

중소기업이 살아나고 성폭행이 사라지고 행복기금만 마련된다면 한 5년간 국민의 자존심은 묻어놔도 괜찮아. 기대가 엄청 컸는데 인사청문회에서 다 박살나 버렸다. 창조경제는 물 건너 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도깨비 경제는 끝이다. 국민 행복를 증세로 해결하려면 술값, 담배값, 기름값은 인상이 불가피 할걸?

그러나, 아무리 임금이 재주를 인정해준다 해도 거절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경우다. 그래서 임금이 삼고초려하거나 추천은 대부분 단수(單數)로 한다. 용인술(用人術)의 달인 황희는 성균관 교수(성균관 학관)출신이다. 그가 젊어서 겪은 경험은 그를 큰 그릇으로 만들었다.

어느 날, 밭을 갈고 있는 농부에게 물었다. 두 마리 소중에서 어느 놈이 일을 잘하나요? 농부 왈, 그건 여기서 말할 수 없지요. 나중에 문자로 알려줄게요. 답변이 왔다. 누렁소가 잘해요. 허지만 아무리 짐승이라고 대놓고 앞에서 못한다고 하면 기분이 안 좋죠. 농부의 지혜, 소위 ‘황우흑우론’이라 할까?

온갖 죄를 지은 황희가 왜 지금까지 청백리, 최장수 재상으로 알려졌을까? 최고위직에 있었지만 양비론적 입장을 배격하고 삼시론(三是論)으로 ‘나, 너 그리고 그가 다 옳다’는 그의 포용의 자세가 세종시대를 태평성대로 이끌었던 것 아닐까?

그의 덕은 왕과 사대부의 비판을 뒤로하고 많은 업적을 쌓아 왕과 백성에게 보답하였다. 비판을 하더라도 일의 결과를 보고 망사 운운 해야지 ‘국민 행복 시대’를 시작도 하기 전에 초 치는 행위는 정치적으로도 부도덕하다.

두 비서실장은 나라를 거덜 내고 당을 말아먹은 주제에 ‘인사가 망사’라고 굳이 말하고 싶다면 당장 망사 스타킹을 목에 걸고 자진(自盡)해야 할 것이다. 허태열 비서실장에게는 5년 후의 일이다. 염려마라, 그는 황희의 제자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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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수  harubang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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