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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로 떼 돈,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슬 한 잔을
안호원 | 승인 2013.03.02 17:14

“자기의 죄를 숨기는 자는 형통하지 못하나 죄를 자복하고 버리는 자는 불쌍히 여김을 받으리라. 항상 경외하는 자는 복되거니와 마음을 완악하게 하는 자는 재앙에 빠지리라”<잠언 28: 13~14>

   
▲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시인 겸 수필가]아직 봄이 되기엔 이른 탓인가 여전히 몸에 찬기가 스며든다. 뉴스를 접할 때마다 삶의 의욕까지도 상실 할 만큼의 사건들이 연이어 터진다. 세상이 술렁거려도 당사자들은 돼지 비곗살처럼 두꺼운 얼굴로 두꺼비처럼 눈만 껌뻑거린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하나 같이 뻔뻔하다. 자녀 병역 문제, 위장전입, 세금 탈세 등 문제점이 드러나도 나는 몰라요 식이다. 떠들려면 떠들라는 식이다. 요즘 인사청문회에 나오는 분들의 표정을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된 일인지 청문회에 나오는 후보들의 경우 똑같은지 모르겠다.

기가 막히게 그런 분들만 족집게처럼 찾아낸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시끄럽게 치부를 드러내도 결국엔 지도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며 재산을 증식하는 등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이 과연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리고 그런 심보를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깨끗함을 지시할 수 있을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설상가상으로 새 정부 각료후보들의 인사 청문회를 계기로 전관예우 관행이 드러나면서 보통사람들의 가슴을 놀라게 하고 있다. 감히 생각 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보통 서민들이 평생을 먹지도 않고 모아야 될 돈이 정년퇴직한 높은 분들은 전관예우로 짧은 시간에 수억에서 수십억을 벌어들인 것이다.

물론 본인들은 입이 있어 전직을 활용하고 공익을 해친 게 아니라 자신의 인품으로 번 것이라고 부인하겠지만 전관예우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의혹은 쉽게 지워질 수 없을 것이다.

말로는 공사(公事)를 구분하며 법과 원칙과 정직을 내세운 분들이지만 사리(私利)를 챙긴 사실이 드러나는 대목에선 열린 입을 닫을 수가 없을 정도로 보통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든다.

과거 법조인 출신들이 퇴임 후 변호사를 개업, 재판 등에서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면서 큰돈을 벌어들여 논란이 됐던 전관예우 관행이 이제는 법조계 뿐 만 아니라 경제 각료, 고위직 관료, 국방, 교육, 기업 등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전체 공직자 사회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이렇게 전관예우가 존재하는 마당에 지금까지도 금전적 혜택으로 부(富)를 누리며 살던 관료 출신들이 또 다시 장관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다면 퇴임 후 더 두둑한 전관예우를 받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이에 대해 일부는 전관예우는 공직자의 적은 급여를 보상받으려는 일종의 자기 방어라고 말하겠지만 이는 변명에 불과하다. 지금은 좋은 세상이 돼 공무원의 안정성, 퇴직 후 연금 혜택 등을 고려해볼 때 대우가 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관예우가 광범위하게 퍼진 건 한 마디로 관의 힘이 너무 비대해진데다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연고주의, 온정주의가 만연한 것에도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힘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두 번 쯤 겪어 본 일이겠지만 사법권, 인·허가권, 규제권 등을 잡고 있는 관에 접근해 목적관계를 관철시키려면 전직 관료 출신만큼 효과적인 채널도 없을 것이다.

그런 관계가 묵시적으로 진행되다보니 현직, 전직, 업자(민원인)의 담합구조가 자연스럽게 전관예우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다투는 시작은 둑에서 물이 새는 것 같은 즉 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시비를 그칠 것이니라” <잠언 17:14>

이런 문제로 지난 2011년 정부 공직자 윤리위원회가 공직자 취업심사결과를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2년이 지나가도록 깜깜 소식이다. 어느 누구도 날을 세우지 않으려고 한다. 아마 자신들의 미래도 생각해서인지도 모른다.

물론 자유민주국가에서 공직자의 재취업 자유를 법적으로 저해하고 사유 재산권에 대해 왈가왈부 하며 재취업을 막을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볼 때 전관예우는 궁극적으로 현직이 관여되는 탓에 일어나게 되는 문제이므로 현직에 있는 공직자들의 감시가 철저해져야 한다.

문제는 재취업한 고위직 출신 인사들이 수년간의 공백을 거친 뒤 총리, 장관 후보자나 청와대 수석 내정자로 공직에 다시 기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재산 형성이 불법은 아니지만 공직자로서의 윤리의식이나 도덕성엔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는 2006년 8억8700여만 원이던 재산이 2008년 예편을 앞두고 18억4000여만 원으로 뛰어 넘었다가 금년엔 21억3000만원에 달했고 비록 예편 후라지만 천안함 사건이 터진 직후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루고 있다.

이번에 가까스로 고비를 넘기고 총리로 인준 받은 정 총리 경우도 자녀 병역 문제 등 재산 증식 문제로 난항을 거듭했지만 결국 두루 뭉실 넘어가고 말았다. 인재가 그만큼 없다는 이야기인가.

거기에다 현 부총리 후보 역시 9년간의 퇴임 기간 중 27억원이나 재산이 늘어났다. 이런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현 경제 부총리 후보와 일부 장관 후보들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뒤늦게 증여세를 납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역시 자리는 탐나는 가보다. 또 모 장관 후보는 장남(31세)은 5209만8000원, 딸(19세)은 3820만2000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어린나이에 일찍부터 아끼는 생활 저축 정신을 부모에게서 배운 것 같다.

중국 고사에 황제가 가난하지만 학식이 있는 선비를 재상으로 발탁했다. 그런데 재상이 되자마자 부정비리를 저지르며 재산을 모은다는 소리를 듣고 그를 불러 꾸짖자 그 재상이 하는 말이 “황제여 그대는 내 학식을 믿고 나를 간택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내 학식을 이용해 황제에게 몇 배의 부를 남겨드리면 되지 않습니까?”

하~. 이 말도 맞는 말이다. 내가 부정을 저질러도 그 이상의 이윤을 남겨주면 되는 거구나. 지금이 바로 그런 시대인 것만 같다. 그러니 부정 축재 등 비리는 안중에도 없다는 건가. 너도 배부르고 나도 배부르면 되지 않겠는가. 정말이지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꼴이 나는 것 같다.

인사청문회에서 비리나 범법 행위가 드러난 자들은 아무리 학식이 뛰어나도 근본적으로 아예 잘라버려야 한다. 이제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대통령과 총리만 있는 반쪽 정부가 되고 각료 인선이 제대로 안 돼 어수선하다 못해 불안하기까지 하다.


올 한해를 태평성대 호시절로 만족해 할 만 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각료도 그렇지만 빈익빈 부익부에서부터 북한 핵까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정월 대보름이 훨씬 지나갔지만 국민과 잘 소통 좀 해달라는 뜻에서 51.6%의 지지를 받은 바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슬 한 잔을 권하고 싶다.

“지혜로운 자의 마음은 그의 입을 슬기롭게 하고 그의 입술에서 지식을 더 하느니라” <잠언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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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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