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소음이 일더니 땅으로 운석이 비처럼 내려와 1200여 명이 다쳤다. 러시아에서 생긴 일이다.
[박제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천둥·번개만 소음인 줄 알았는데 기가 막힌다. 한반도 위쪽에서는 핵실험으로 소란을 피워 아래쪽과 전 세계에 막대한 소음을 내고 있다.
인수위에서는 내정자들의 과거사로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난투극이고 정부 내에서는 조직 개편안을 두고 부처 간, 신구 간, 여야 간 혈투가 벌어지고, 광주에서 술 마시며 홀대를 당한 야당 지도자가 목포로 내려가 트위터에 막말을 퍼부어 전라도 지역 간 소음이 충만하다. 하늘의 일도, 땅의 일도 제대로 해결 못한 교황님이 결국 의자를 내놨다. 600년 만의 기막힌 현실은 층층이 은총대신 불만이 충만한 까닭이리라.
아파트에서는 소음 때문에 위층의 두 형제를 불러내 죽인 아래 층 내연남이나 소음에 화를 참지 못하고 위층에 인화성 물질을 투척해 불태워 버린 아래층 주민, 저 멀리 미국에서는 아래층으로 던진 개똥 문제로 시비를 벌이다가 위층 부부를 총으로 살해한 1층의 동포 노인도 층간 소음의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소음 주인공’들이다. 뭐라해도 소음은 소통의 부작용이다. 막힐수록 큰 소리가 난다.
층간 소음의 발단은 층간 콘크리트가 얇아진 건축구조 탓이다. 그만큼 평수가 넓어지고 층수를 높이거나 건축비가 덜 들기 때문에 당장의 이익이 크다. 아파트는 남의 눈치 안보고 편리하면서 반대편 쪽을 훔쳐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단독 주택에서 땅 밟으며 살아가는 이점 못지않다.
이웃 간 막힘이 문제라면 문제다. 앞집에 도둑이 들어도 모르고 옆집이 죽어서 송장 냄새가 나기 전에는 무관심인 것. 꽉 막힌 4각형 틀 안에서 아이들이 뛰는 소리, 웃음소리, 변기 소리, 싸움 소리 등은 차라리 위아래 소통의 한 단면이요 이웃이 살아 있다는 증거 아닌가. 오히려 소리가 안 나면 두려울 것이다. 혹시 노인네가...
핵실험으로 위쪽이 떠들썩한 날, 아래쪽 아낙들은 사재기 하나 없이 조용했다. 대신 화장품 ‘폭탄세일 50%’에 몰입하였다. 주말에는 백화점이 미어터지도록 ‘땡처리’ 명품에 환장하였다. 학습효과는 주부들을 위쪽이 아닌 백화점에서 날아온 폭탄에 반응을 보이도록 세팅이 되어 있다. 핵위협에도 굴하지 않는 한국 주부들, 참말로 무서운 세상이다.
또, 위층에서 소음이 터졌다. 2차 핵실험 때는 차기 대선후보감인 여당 의원이 ‘한반도 전술핵 배치’를 언급하더니 이번에는 여당 대표가 ‘핵 무장론’을 들고 나왔다.
강냉이 죽으로 연명하는 쪽이 자폭용 무기를 가졌다고 우리도 따라 가야 한다면 수출이 끊기는 날, 뭘 먹고 살겠는가? 수년 간 겨우 연명하는 환자는 미음으로도 버티지만 건강한 사람은 며칠을 못 버틴다.
체질이 단련도 안 되었고 경제 규모도 달라서 충격을 받으면 회복 불능이다. 저 정치인들이 제정신인가? 김정은이 듣고 싶어 하는 '핵무장'논리를 저들이 대신 화답하는 모양새는 이적행위다.
김정은이 3차 핵실험을 할지 말지 궁금하던 차에 군의 핵심지휘관이 ‘선제타격론’운운하며 불을 댕겼다. 인질범, 또는 자살바위에 서있는 자에게 ‘해봐! 못하지? 겁쟁이 주제에’하면서 화를 돋우는 일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음이다.
그래서 인질 협상전문가가 따로 있는 것이다. 현재의 자산으로는 그럴 능력이나 수단이 없음에도 당장 가능한 것처럼 허풍을 떠는 꼴이란! 마치 한국전쟁 발발 직전, 이승만 대통령이나 국방장관이 북한 전력을 얕잡아 보고 자력으로 북진 통일할 것임을 수차례 천명한 것과 같다.
한술 더 떠 채병덕 참모총장은 ‘북진 명령만 내리면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라는 명대사를 남겼던 것이 ‘한국전은 북침’이라고 역이용당하고 통일 문턱에서 미국을 확전차단에 급급하게 만들어 통일의 기회만 날려 버렸잖은가?
층간 소음의 해결은 우선, 피해자가 침묵해야 한다. 그래야 누가 가해자인가를 분간할 수 있으므로 잠자코 있는 것이 현명하다. 소음을 낸다고 살해하거나 불을 지른다면 과잉방어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같이 떠들어도 손해다.
더구나 위층에서 마약 먹고 술주정한다고 따라할 순 없다. 피해자로 인정받기까지 침착해야 한다. 피해를 구제하고나 협상을 조정해줄 중재자가 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다. 싸움(전쟁) 중에도 대화 창구를 열어 두는 것이 상책 중 으뜸이다. 중구난방으로 떠드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개소리'다.
사려가 깊은 자는 말하기 전에 생각한다. 잘못 건 낸 말 한마디가 적에게 핵 보유의 명분을 제공한다. 12일 국방장관이 국방위원회에서 최선의 대안으로서 ‘킬체인’을 주장했다.
킬 체인이 우리에게 선제타격의 기회를 제공하리라 믿는 것인가? 북의 '가림막' 속에서 로켓 발사를 예측이나 했는가? 징후만으로 한국 단독 타격이 가능한가? 설마 아킬레스가 거북을 따라 잡을 수 없다는 ‘제논의 역설’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겠지?
억지전략을 세우면서 선제타격을 논함은 이율배반이다. 아, 또 북에게 전쟁의 빌미를 주고 말다니 그래도 겨울이라 다행이다. 문 닫고 있으니 개소리는 덜하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박제수 harubang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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