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는 말이다. 그러나 , 대개의 경우, 다다익선이 먹힌다. 많아서 좋지 않은 경우가 과잉친절, 그리고, 과잉방위 정도다.
[박제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우리 국방부가 구설수에 떴다. ‘과잉친절’이 문제다. 발단은 김정은과 장성택이 찍힌 사진 두 장에 설명을 곁들인 자료를 기자님들에게 허가 없이(?) 돌린 사건이다. 자료제공이 예고가 없었다고는 하나 ‘이례적’이라는 둥, 평소 보기 어려운 ‘과감하고 친절한’ 해석까지 달아 주었다는 둥<경향신문>, ‘제목도, 형식도 없는... 희한한’ 보도자료<한겨레 신문>라는 둥, 냉소적 말투가 마치 시엄니가 며눌애기 군기 잡는 앙칼스러움이 베어난다.
설명에 대한 평가 역시 증권가 ‘찌라시(?)’ 수준으로 절하하였다. 전문가의 입을 빌어, “하수 중의 하수”, “김 앤 장을 이간질해서 얻을 것이 무엇인가?”, “딴 데보고 삐닥하게 앉았다고 해서 1인자라는 게 합리적 추론이냐?”라며 대 망신을 주었다. “그저 참고자료로 보시라고 한 것이지 특별한 배경은 없다”는 국방부 관계자의 순진무구한 설명이 애처롭고 옹색하다.
‘불통 인수위’라며 한창 소통이 화두인 요즘, 열린 소통을 몸소 실천한 행위를 두고 칭찬하여 마땅한 일 아닌가? 그렇다고 북한 지도층에 상분(嘗糞)을 했거나 불수진(拂鬚塵)을 한 것도 아닌데 저리 호들갑이다.
몇 해 전, ‘삼호 주얼리 호’ 구출작전에서 청해부대의 진압작전을 동영상까지 제공할 때, 청와대의 제갈 물리기에 비교하면서 국방부가 과잉친절을 베풀어 ‘엠바고’의 의미가 없다고 배부른 소리를 하던 기자들이다.
유독, 국방부와 ‘친절 시비’가 있는 이유가 ‘거꾸로 가는 국방부 시계’에 대한 ‘징징한 추억’이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잖은가, 의심할 만하다. 안 그렇다면 저리 삐딱할 수 없다.
그 이례적인 자료 사진이란, 1월 28일 조선노동당 제 4차 ‘당 세포 (필자註:스스로도 암세포 같은 암적 존재임을 아나봐) 비서대회’ 개막식에서 김정은 왼쪽 3번째 앉은 장이 정면이 아닌 다른 방향을 보거나 몸을 기울여서 앉는 등의 삐딱한 자세를 보여주는 조선 중앙 TV화면을 캡쳐한 사진 2장에, 1월 26일 김이 주관한 ‘국가 안전 및 대외일꾼 협의회’에 장이 불참한 사실을 두고 해석을 달았다.
국가 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를 통제하는 당 행정부장으로서 불참한 것은 과거에 볼 수 없던 모습으로서 이거야말로 장이 실질 권력자라는 소문이 탄력을 받는 증거로서, 지금보다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을 덧붙였다. 이번 ‘난데없는’ 사태의 전말이다.
‘국방부, 난데없는 장성택 비판 왜?’ 라는 제목의 ‘기자메모(칼럼)’<경향신문>을 얼핏 보면 인민 무력부 내에서 지들끼리 치고 박기 하는 얘긴 줄 알았더니, 천만에! 한국 국방부란다. 그러면, 국방부가 장을 비판한 것이 못 마땅하단 말인가?
‘난데없다’는 말은 ‘갑자기 불쑥 나타나서 출처를 모르는, 근본 없는’의 뜻으로 ‘본데없는(보고 배운 것이 없는)’이거나, 최근 속어로 쓰이는 ‘듣보잡’이라는 의미에 가깝다고 치면, 그 행동이 해서는 안 될 짓을 했을 때 어처구니없어 하는 표현 아닌가? 아니, 대한민국 중앙 정부기관, 아니 파출소나 주민 센터라 해도 저 여우같은 놈을 비판하기 충분한데 왠 쌩뚱 맞는 소린가? 왜 장에게 저토록 우호적일까? 장이 무슨 커밍아웃이라도 했는가?
웬 떡이냐 했다가 별 거 아닌 뒷맛에 심기가 불편했나보다. 먹을 만한 거였다면 난데없다, 예고 운운 따위의 말은 하지 않았을 걸, 입에 떠먹이지 않아도 오히려 달려들었을 걸, 뭐 이딴 걸 하다가도 입에 살살 녹으면 체면불구하고 삼켰을 것을...
북한 핵실험이 초읽기인 긴장 속에 북한을 자극할 까십성 자료이다 보니 허망할 수밖에. 잠깐, 김 앤 장의 관계를 떠보려는 의도적 헛발질이라고요? 황장엽이 장을 곤혹에 빠뜨려 결국 숙청시킨 적이 있지만 이번에도 빌미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아무래도 장이 김보다 나을 것이란 증거는 없다. 초록은 동색이다. 뚱땡이 어린 왕자에 늙은 여우가 오죽할까?
전문가 왈, 북한은 절대 왕조로서 김씨 혈통 외에는 충실한 2인자에 불과하다거나, 장은 벌써 2 차례 숙청 경험이 있는데 죽음을 자초할 리 없다며 코웃음 친다.
허나, 장은 산골 무지렁이가 아니다. 두 형은 얼마 전 죽기 전까지 차수와 중장이었다. 성분역시 진골이다. 마누라를 선덕으로, 자신은 무열로 자처할 수 있다. 아니면 직접 수양이 되던가. 600년 왕조도 때가 되면 뒤 바뀌었다.
장은 부도옹(不倒翁)이다. 1978년 정일의 흉내 내다가 그에게 뺨맞고도 웃던 배짱으로 2년 만에 복귀하고, 2004년 종파행위, 권력남용으로 숙청되었다가 2년 만에 복귀했다. 황장엽이 여의도 국회에서 증언한 대로 그는 북한에서 ‘모든 력량’을 갖춘 지도자감이다.
조직을 알고 경제를 배우고 익혔다. 부족한 군 경력은 형들을 통해 인맥을 채웠다. 2011년 1월 막강 라인을 다 잃고서도 작년 1월 보란 듯이 재등장 하지 않았는가? 자기들의 결혼을 갈라놓으려 했던 김영주를 반면교사 삼아 일찌감치 ‘생존법’을 배운 장은 등소평을 닮았다.
김정은의 후견인으로서 어려서부터 어린 왕자를 ‘종이 비행기’에 태우고 다녔다. 이미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렸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바오밥 나무처럼 악이 뿌리내린 마적의 소굴에서 아무리 영리한 그이지만 쉽게 왕이 될 순 없다는 걸 장은 너무 잘 알 것이다.
‘강력한 국가적 중대조치’로 엄포를 놓던 회의에도 불참한 것은 지난 해 12월 29일 김이 최고사령관 추대 1주년을 경축하는 주요 행사로부터 수차례 김의 ‘1호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미국의 한 전문가(존스 홉킨스대 연구원 알렉산더 만수로프)는 북이 핵실험하면 중국을 달래기 위한 카드로 남겨두기 위해서 멸균실에 깨끗하게 보관 중이란다.
핵실험의 최대 수혜자는 장이라고 한다. 안보이면 숙청됐나 하는데 장은 아내보다 서열이 높아지더니, 골라가면서 대회 참석하는 골프의 타이거우즈 반열에 오른 것 이다. 짱이 되고 볼 일이다.
자유분방한 장을 삐딱하게만 볼 일이 아니다. 어찌 보면 팔걸이에 기대어 졸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코를 골았는지도 모른다. 몰래 김의 지시를 수행 하느라 피곤할 수 있다. 가무를 좋아하는 그가 과거 정일의 흉내를 내던 병이 재발하여 급작스레 건강이 나빠지다보면 저럴 수도 있다. 성질이 불같은 그의 아내가 그냥 넘어 가겠는가? 침대에서 걷어차니 밑으로 거꾸러져 허리를 다쳤거나 목을 다쳤거나...
간호사는 친절했다. 앉아 있는 환자가 왼쪽으로 기울면 등받이를 받쳐주고 오른 쪽으로 기울면 베개를 받쳤다. 퇴원하면서 환자는 “너무 친절해서 방귀 뀔 기회도 주지 않더라. 그러니 자연스레 다리를 꼬면서 방귀자세로 전환하여 겨우 목적을 달성하였다.”라고 불만을 토했다.
퇴원 후, 장은 다시 딱딱한 분위기의 회의장에서 장이 꼬여 몸부림치느라 자세가 비틀어 졌다. 슬며시 다리를 꼬고 배출의 기쁨을 누릴 때, 김은 난데없는 핵실험의 진앙지를 냄새로 즉각 파악했다. 아직 방귀를 튼 자는 장뿐이니까. 이는 영역표시로서 북한 권력에 새로운 주인이 나타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회의 참석자는 다들 눈치를 챈 것 같았다. 설마설마 했는데, 이제 공식자리에서 마저 체면이 깎인 김은 회의에서 돌아 와 동영상으로 실제 주인을 재차 확인한 다음, 눈물을 씹으면서 조심스럽게, 그리고 넘치는 친절을 담아 문제의 ‘중대결심’을 발표하였다.
“전 인민은 추후, 앉은 자세에서 다리를 꼬지 마시오. 균형 잡힌 바른 자세가 다리 길이가 달라지면 절름발이가 될 테니까 제발, 조심하시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박제수 harubang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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