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법치 선거 안호원
요람에서 무덤까지 세고 있는 세금
안호원 | 승인 2013.02.05 17:21

탈세와 탈루는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 안호원 칼럼위원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국민대 교수]“세상에 이럴 수가.....” 연말 정산을 하기위해 은행으로부터 받은 명세표에서 소득공제 항목을 확인하던 Y씨가 한숨을 길게 내쉰다. 아무리 열심히 두 눈 크게 뜨고 훌 터 보아도 딱히 공제 받을 만한 내용이 없다. Y씨는 방 8개가 있는 작은 모텔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해 만해도 세금이 30여만 원에 불과했는데 올해부터 일반과세로 바뀌면서 250여만 원이 될 것이라며 소득공제 될 만한 것을 찾아보라는 세무사 직원의 권유로 찾아보았지만 온통 카드 금액뿐이다.

그동안 몇 차례 전기 공사도 하고 화장실 변기 공사도 했지만 모두가 간이영수증만 갖고 있을 뿐 관인영수증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카드결재라도 하려면 카드결제기가 없다며 현금을 요구하고 그 대신 할인을 해주겠다고 한다.

현금 영수증을 발급해달라고 하면 비용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야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항의를 해보았지만 ‘소에 경 읽기’ 식으로 안하무인 배짱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세금을 탈세하는 거다. 출장비 또한 만만치 않지만 영수 처리가 어렵다. 그래서 지출은 했음에도 불구하고 Y씨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영수증을 받지 못하고 속상해 하는 것이다.

탈세와 탈루는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즉 세금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새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을 위한 예물 마련부터 여행 시 안식을 위한 숙박시설, 교회. 사찰 등 사회 온 몸 구석구석에 과세를 피할 수 있는 ‘현금’이 독버섯처럼 펴져있지만 단속 할 길이 막연하다. 오히려 단속이 되는 입장이 바보가 되고 억울할 지경이다.

전문가들은 과세 행정의 투명화와 세금에 대한 시민의식 개혁 등이 동시에 뒤따라야만 ‘새는 세금’을 통한 지하경제 소멸과 깨끗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지만 이 역시 허공에 외침으로 되어버리고 있다.

사업자들의 경우 현금거래를 통해 매출을 축소하고 소비자들은 할인 된 금액 등의 이유로 좋은 게 좋다는 ‘인지상정’ 의 감성을 내세워 탈세에 대한 죄책감을 털어낸다.

과세 당국 역시 ‘요람’에서 ‘무덤’까지 죄의식도 없이 만연한 탈세백태를 알고 있는 뜻하지만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이를 조사할 인력이 태부족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인력충원도 매우 중요하지만 다른 부처와의 정보공유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세청이 파악한 실물거래 외에 금융거래를 파악하면 좀 더 효율적이고 확실한 조사가 가능 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 조세전문가는 “지하 경제 양성화를 통해 탈루를 줄여야만 일반 납세자의 조세 부담이 줄어든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를 하기도 했다. 또 한 경제학자는 “소득세 측면에서 최고 세율과 지방세를 적용하면 대체로 40%가 세금인데 이것이 바로 탈루되는 셈” 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비단 업체뿐만 아니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앞에서 언급 했던 전기나 수도 사업자의 경우도 그렇지만 결혼식과 장례 등 경조사를 통해 얻어지는 부조금은 그야말로 ‘세금무풍지대’라 아니 할 수 없다. 소위 이름 깨나 있는 사람의 경우 여기에서 엄청난 부조금 수익을 얻기 마련이지만 누구도 여기에 세금을 논하지는 않는다.

특히 억대의 사례비를 받는 큰 교회나 사찰의 목회자들이 국민의 4대의무인 납세의무를 별별 이유를 들어 탈세를 버젓이 하고 있어도 누구하나 지적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여기에서도 느껴지는 게 힘이라는 것이다. 결국 힘없는 자들만이 열심히 국민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이러니 힘없는 서민들은 분통이 터지고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국세청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일부 업소에 대해 현금 영수증 의무발행제도를 시행해왔고 이를 위반 시 미 발행금액의 50%를 과태료로 부과하되 이를 신고하는 자에겐 미 발급금액의 2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등 현금 영수증 발행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한바 있지만 일부 사업장의 경우 현금 영수증 발행을 위반하고 할인을 조건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등 현금 수입을 신고 누락하는 행위가 국세청을 비웃듯 여전히 빈발하고 있다.

특히 병원과 같은 전문직과 결혼식장, 장례식장 등은 30만 원 이상 현금 결제를 할 경우 구매 사 의사와는 상관없이 현금 영수증을 반드시 발행하게 명시되어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국세청이 한 해 거둬들이는 세수는 1975년 1조원에서 2012년 190조원까지 무려 190배나 늘었다. 문제는 이 같은 세정을 담당 할 국세청 직원이 턱도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75년 당시 1만 372명에서 지난해 2만13명으로 겨우 2배 증가에 그쳤다.

그런 국세청이 올 해도 20조원의 세입예산을 담당하게 된다. 여기에 ‘탈루소득을 줄여 나가는 방식으로 세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도 28조원의 추가 세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력 충원을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 아니 없는 게 아니라 못하고 있다는 게 솔직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세청은 차선의 방법으로 이 달 중 단행하는 정기 인사를 통해 행정지원부서 인력 500여명을 차출 조사업무에 투입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세청 전체 2만 여명의 직원 중 2.5% 에 불과한 규모지만 다가오는 박근혜 정부 시대의 세원 확대 기조를 만족시키기 위한 자구책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국세청 관계자는 “당장은 현금 영수증이 없는 현금거래가 이익인 것 같아도 탈세의 궁극적인 피해자는 소비자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 일침을 놓았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호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최근 이슈기사
육군사관학교, 벚꽃 만개 시기 맞춰 부대개방육군사관학교, 벚꽃 만개 시기 맞춰 부대개방
전우원 석방, 바로 광주로 이동전우원 석방, 바로 광주로 이동
김민재 사과,“ 태극마크의 의미와 무게와 모든 것들 모르고 가볍게 생각했다”김민재 사과,“ 태극마크의 의미와 무게와 모든 것들 모르고 가볍게 생각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사퇴,후임에 조태용 주미대사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사퇴,후임에 조태용 주미대사
icon가장 많이 본 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 2가 247 3층  |  TEL : 02-734-4530(代)  |  FAX : 02-734-8530  |  긴급연락처: 010-2755-6850
제호 : 푸른한국닷컴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98  |  창간일 : 2010. 07. 20  |  발행·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영준  |  마케팅이사 : 김혁(010-3928-6913)
Copyright © 2010-2023 푸른한국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ugsum@nate.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