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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종교인 삭개오를 닮아라
안호원 | 승인 2013.01.18 13:18
   
▲ 안호원 칼럼위원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국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네덜란드 화가 ‘반 고흐’는 젊은 날 한때 광산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어느 날 광산의 공사판에서 유리를 메고 계단을 올라가는 인부의 작업복 등판에 적힌 ‘파손주의’라는 글귀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유리를 조심하라는 문구였지만 한때 신학을 공부했던 그는 그 글귀를 “깨어지기 쉬운 유리 같은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처럼 섬세한 영적 감각을 지닌 한 시대의 탁월한 예술가도 그의 삶을 예수 안에 온전히 맡기지 못함으로서 끝내 생(生)의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는 이처럼 깨지기 쉬운 인생을 부둥켜안고 괴로워하다 생의 단안을 내리는 이웃이 너무도 많은 것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어쩜 현대인 모두는 실패와 죄의식, 사회적인 압력 등으로 인해 눌려 사는 가엾은 인생들인지도 모른다.

결국 눌림의 문제는 우울증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무엇이 없는 게’ 아니라 ‘다 있는 것’ 같은데 항상 허전하고 텅 빈 느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삭개오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다. 돈도 많았고 세리장이란 관리로 출세도 했지만 늘 로마의 앞잡이라는 사회적 배척이 그를 누르고 있었다. 그래서 모두가 멸시하는 세리가 되어 로마의 힘을 등에 업고 제멋대로 세금을 정해 백성들의 재산을 착취했으며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고 상종조차 하지 않아도 돈만 있으면 인생의 행복과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살아왔다.

그는 부유하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의 삶은 매우 불쌍하고 초라하고 외로운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런 삭개오가 예수를 만나면서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변화가 되고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삭개오는 어느 날 예수가 동네에 들린다는 소식을 듣고 예수를 보기 위해 군중들이 있는 곳으로 갔지만 키가 작은 삭개오로서는 도저히 예수님을 볼 수가 없었다.

궁리 끝에 먼발치에서라도 예수님을 보고 싶은 마음에 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가게 되었다. 삭개오는 비로소 그 무화과나무 위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날의 잘못된 삶을 후회하며 어떻게든 돌려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그 순간 예수님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자신의 집에서 쉬시겠다는 말씀에 놀라워했다.

이는 삭개오가 세리가 된 이후로는 동료들말고는 아무도 자신의 집을 찾은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예수님이 자신의 집에서 쉬시겠다고 말씀하시니 놀랍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의 마음엔 알 수 없는 흥분과 함께 새로운 삶에 대한 결의가 솟구쳐 올랐다.

그래서 삭개오는 급히 나무에서 내려와 예수님 앞에서 망설임도 없이 “자신이 소유한 재산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겠으며 만일 남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4배로 갚겠다”고 했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닌데 왜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이는 멸시 천대받던 자신이 예수님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삭개오는 학식이나 인품이 뛰어나지도 않았고 오직 돈을 많이 버는 세속적인 성공에 인생을 건 자였고 또 그것만 알았던 사람이다. 인격적으로는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는 자였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 삭개오의 모습은 타락한 모든 인간들의 실존이다. 모든 욕구가 나를 향해 있고 나의 성공을 위해서는 남을 짓밟고 착취하려는 삭개오의 더럽고 추악한 마음이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이다.

삭개오의 모습은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삭개오의 모습을 통해 나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삭개오의 변화를 보면서 요즘의 정치인과 종교인들을 생각해 본다. 그들은 삭개오와는 달리 학식이나 인품이 뛰어난 지식인들이다.

무엇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성도’ 이름을 앞세워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면서 세리 이상으로 ‘국민’과 ‘성도’의 피 같은 세금과 헌금으로 배를 채우려한다.

더 어려운 사람들도 많은데 단 하루 국회의원 뱃지를 달면 65세부터 120만원의 연금을 받으려 하는 정치인이나 대한민국 국민이면서도 국민의 4대 의무를 저버리며 과세를 거부하는 종교인들이나 과욕을 부리는 것이 똑같다.

‘깨어지기 쉬운 유리 같은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 의미를 받아들였던 ‘반 고흐’의 말을 다시 한번 의미해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삭개오의 변화된 마음처럼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줄 수 있는 정치인과 종교인이 되었으면 한다. 사회에 귀감이 될 정치인과 종교인, 알곡이 아닌 가라지가 되어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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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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