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법치 의회 전영준
청와대, 택시법 거부권검토가 아니라 행사를 해야
전영준 | 승인 2013.01.04 03:55
   
 

택시법은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새벽 일찍 버스타고 청소하러 나가는 사람이 밤늦게 술 먹고 택시타고 귀가하는 사람 도와주는 악법이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1월 1일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키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택시법)’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택시도 다른 대중교통 수단처럼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택시 정류장과 차고지 역시 버스 정류장이나 버스 차고지와 같이 대중교통 운행에 필요한 시설로 분류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택시업계는 유가 보조금 지원, 부가가치세·취득세 감면, 영업손실 보전, 통행료 인하 및 소득공제 등 연간 1조9000억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여야 정치권이 당시 대선을 앞두고 택시업계의 표심(票心)를 의식해 '포퓰리즘' 행보를 보인 결과다.

전국적으로 택시 기사 수만 29만여명이다. 여기에다 사무직 직원, 정비사 등을 더하면 종사자 수만 30여 만명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론의 반대가 비등하자 정부는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택시법(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국가 재정이 어려운데다 복지 예산도 부족한데 매년 1조9000억원이나 되는 돈을 택시업계에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는 여론이 많은 데 따른 것이다.

실제적으로 국회는 지난 1일 처리한 새해 예산안에서 국방예산이 원안에 비해 2,898억원 규모를 삭감했다.

더 가관인 것은 민주당은 정부에 대해 안보무능을 외치면서 국방예산을 삭감하는 데 동조했으며 복지를 외치면서 극빈층 지원 예산 삭감하는 데 동참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계속 연 10%씩 국방비를 늘리고 아베 역시 일본의 국방비를 크게 늘린다는데 한국은 택시법 포퓰리즘 같은 복지를 위해 국방비와 연구개발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장사정포 기지를 5분 내 90% 파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5000억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켜 2조 원 가까이 지원하는 데, 그 절반인 1조 원만 투입하면 북한 미사일과 장사정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택시법 통과는 여야 정치인들의 자유민주주의 철학과 가치의 빈곤에서 나오는 무책임한 입법활동의 산물이다.

더 한심 것은 택시업계에 연간 1조9000억원을 지원하면서, 기초생활수급자 등 가난한 사람들의 진료비를 지원하는 ‘의료급여’ 예산을 2,824억원을 삭감했다는 것이다.

‘의료급여’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156만명이 병원에 갔을 때 진료비를 거의 내지 않거나 소액만 내고 치료를 받게 하는 제도로 극빈층에게는 단비와 같은 제도다.

정치권은 승객 수송량 등을 감안할 때 택시도 사실상 대중교통이라며 택시법 통과의 당위성을 택시업계의 어려움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택시법 국회 본회의 통과는 자유민주주의의 질서를 흔드는 행위다.

교통수단이 발달되면 택시의 공급은 줄어들어야 한다. 20년전보다 지하철 망이 확충되고 새벽2시까지 광역버스가 다니는 등 대중교통의 질은 많이 향상되었다.

당연히 택시손님은 줄어드는 것. 이런 상황에서 택시업계 종사자는 정부와 경제여건 탓만 외쳤다.

택시업계의 어려움은 시장경제 즉 수요공급의 불일치에 따른 것으로 경제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택시댓수 줄여 수요공급의 일치를 통해 소득의 향상을 증진시켜야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근간이다.

사업이 안 되면 기업이 도산하고 장사가 안 되면 가게 문을 닫듯이 택시업계가 어려우면 도산해야 하고 택시의 댓수가 줄어들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택시를 타는 사람이나 택시를 운영하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다. 개인택시는 면허값이 7-8천만원 간다.

7-8천만원 가는 개인택시 면허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대중교통 차원에서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택시는 고급교통수단이지 절대 버스나 지하철같이 대중교통수단이 될 수 없다.

대중이 가고 싶은 곳, 가고 싶은 시간에 남녀노소 누구나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대중교통수단이다.

택시는 대중이 꼭 타야하는 교통수단이 아니라 급한 용무로 꼭 타야 할 사람, 밤 늦게 생활하는 사람, 몸이 불편한 사람, 물건이 있어 집 앞까지 가야할 사람 등 선택적 고급 교통수단이다.

따라서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와 지하철과 고급교통수단인 택시를 같이 대중교통수단 차원에서 각종 지원혜택을 받게 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일반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돈 많이 벌기 위해 이용하는 택시를 도와주겠다는 것은 정말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택시법은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새벽 일찍 버스타고 청소하러 나가는 사람이 밤늦게 술 먹고 택시타고 귀가하는 사람 도와주는 악법이다.

룸싸롱에서 일하는 호스티스와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과 똑 같이 사회적 대우를 받게 하려는 악법이다.

청와대는 택시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택시법은 아닌 택시정책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dugsum@nate.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영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최근 이슈기사
박재옥 별세,이복 동생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때문에  조문 안 할 듯박재옥 별세,이복 동생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때문에 조문 안 할 듯
추미애, 윤석열에게 최후통첩.고요한 산사에서 평지풍파 일으켜추미애, 윤석열에게 최후통첩.고요한 산사에서 평지풍파 일으켜
김호중 사과, 김호중 사과, "친모의 굿 권유 금품 요구 책임지고 해결하겠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현황,신규 63명· 해외유입이 절반 차지코로나19 확진자 발생현황,신규 63명· 해외유입이 절반 차지
icon가장 많이 본 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 2가 247 3층  |  TEL : 02-734-4530(代)  |  FAX : 02-734-8530  |  긴급연락처: 010-2755-6850
제호 : 푸른한국닷컴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98  |  창간일 : 2010. 07. 20  |  발행·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영준  |  마케팅이사 : 김혁(010-3928-6913)
Copyright © 2010-2020 푸른한국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ugsum@nate.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