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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하루키(和田春樹)교수가 양심적 지식인?
박제수 | 승인 2012.11.09 21:16

[박제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와다 하루키(和田春樹)교수가 양심적 지식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11월 5일과 6일 라오스 비엔티얀에서 있었다. 독도문제로 한일 양국 총리가 설전을 벌인 것은 지난 달 유엔에서 있었던 외교장관의 설전에 이은 2라운드다.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한다는 일본을 우리 김황식 총리가 “타국가의 영토와 주권을 침해하고 역사적 정의를 왜곡하려고 국제법 절차와 법치주의를 남용하지 말라”고 질책하였다.

구글이 앱 지도서비스에서 독도 주소를 지우고,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였다. 10월25일 독도의 날에. 애플은 독도 단독 표기에서 병기(倂記)쪽으로 바뀌었다. 민간기업의 장삿속을 일본이 후벼 놓았다. 미 국무부 웹페이지도 이에 뒤질세라 동해, 독도가 일본해,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다. 일본의 독도 홍보예산은 85억 원, 우리의 3배다. MB의 독도 방문이전, 훨씬 이전부터 극우로 치닫는 일본은 한국의 조용한 외교를 속으로 비웃고 있었다.

11월 6일 <일본을 대표하는 양심적인 지식인>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가 국민대에서 가진 초청강연회에서 “일본은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인정하라”고 하였다. 그의 말대로라면 영토문제의 해결 방법은 대립이냐, 보류냐, 적극 협상이냐의 3가지 방법 중 적극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전제 조건으로 문제해결의 3원칙을 내세웠는데 ‘조약과 선언활용’, ‘실효지배존중’, ‘양국 간 이해관계의 조화’를 꼽았다.

“영토에 <고유의 개념>을 들이대는 것은 맞지 않다, 고유의 것을 고집한다면 원주민이 주인”이고 나머지는 객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실효지배를 존중하고 1877년 일본 내무성 지시공문인 ‘태정관 지령(太政官指令)’에서 독도와 울릉도가 조선의 영토라고 인정한 문서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결론이다.

아직까지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일본 국민은 식민통치에 대해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군더더기 없는 논리로 일본에서도 반박의 여지가 없는 양심적 고백이라는 것은 말뚝이 횡횡한 자국 내의 우경화 분위기 속에서도 노구의 건재함을 유지함은 이를 충분히 말해준다. 연세(74)도 있으신데 소신(?)있는 발언으로 우익테러가 우려된다. 노교수는 겁도 없이 과거 2008.8.29 과 2011.1021에도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말을 학자적 양심을 가지고 일갈하였다.

과연, 그는 학자적 양심을 가지고 독도문제를 분석한 것인가? 아니면, 외교적 절충을 시도하려는 일본의 특사인가? 우리 학계는 과연 학술의 가치를 따지는 학자를 초빙하였는가? 양심적 지식인의 도덕성을 추념하려고 학술대회를 개최한 것인가?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먼저, 학자는 ‘양심적’ 자세가 법관과 다를 바 없다. ‘양심적’ 이라는 수식이 필요 없다. 다른 학자를 모독함이다. 맞아 죽는 자세로‘유레카’를 외칠 수 있는 지식인이어야 한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뒤에서 궁시렁 대는 지식인은 소용없다. 일본인의 감정을 대변할 필요도 없다. 학문의 장은 차갑고 날카로워야지 은사의 훈훈한 고희연 장소가 아니다. 이번 자리가 독도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라면 학자와 외교관들이 함께하는 자리여야 맞다. 학자는 학문적으로 접근하고 외교관은 이에 바탕을 두고 분쟁의 해결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여기서 와다 교수는 학문적 연구를 주장함이 옳다. 그의 전공은 외교 쪽이 아니다. 문제 해결 방법이 대립이나 보류보다 적극해결이어야 함은 천하가 주지하는 방법이다.

문제 해결의 3 원칙에도 첫째와 3번째에 군더더기가 끼어 있다. 조약과 선언에 기반을 두고 하라는 말은 지금까지 일본이 한국 영토임을 인정하지 않는 빌미가 되고 있다. 일본으로서 해볼 것은 이 부문이다. 양국 간 이해관계를 조화롭게 접근한다면서 슬쩍 어업권을 끼워 넣은 처방이 문제다. 원칙이 아니고 편법이다. 실효지배를 인정하고 영토 주권을 넘기고서 어업권을 언급하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주장이다.

한국 영토임을 인정하라고 일본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역사적 자료 앞에 어찌할 수 없음을 학자적 양심으로 고백함이다. 허나 ‘고유’라는 개념은 없다, 라고 시비를 건 것은 유치한 발목잡기다. 예를 든 것처럼 고유의 개념이 선사 이전까지 거스르는 것은 아니다. 독도는 원주민도 없다. 섬을 지배한 역사적 자료 범위 내에서의 고유가 시발이다.

한국에 유리하고 일본에 약한 역사자료의 가치를 폄훼하는 수단이다. 최종적으로 그는 한국 정부에 풀기 힘든 숙제를 던졌다. <한국인이 일본에게 독도에 대한 생각과 견해를 분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협상을 통해 일본을 설득해야한다고? (급발진 원인을 운전자보고 밝히라는 것보다 어렵다.)

숱한 역사적 근거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토를 인정하지 않아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가? 언론에는 ‘고르디우스 매듭’을 푼 알렉산더 대왕이라도 되는 것처럼 난리 호들갑을 떨고 있다. 옵션이 걸린 것도 모르고 준다니까 마냥 싱글벙글 이다. 만약에 설득하는데 성공하더라도 시마네(島根)현 어부들에게 독도주변 어업권을 보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이면서 “외교는 ‘기브 앤 테이크’로 해결하고 그것도 50:50으로 해야 한다.” 라고 할 때는 노교수의 양심이 의심스럽다. 영토로 인정하면 100% 지배권이 넘어간다. 반반씩 나눠 갖는 것은 그야말로 독도 영토문제를 영원히 협상 테이불에 묶어 놓겠다는 노교수의 속내를 적확(的確)히 표현한 것이다.

참, 고약스럽네. 노련하다 못해 야비하다. 이게 국익인가 보다. 우리는 NLL도 갖다 바치는 판에. “니꺼야? 그래, 줄께. 가져가 봐. 단, 우리가 납득되게 설득 잘해야 돼. 글구 우리가 넘어 가더라도 주변에서 고기는 맘껏 잡게 놔둬. 알았스무니까?”

그냥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빼앗을 수 있으면 그렇게 해봐’ 라고 말하는 것과 똑 같다. 옛날의 고노담화 다 물리겠다는 극우주의자들이나 ‘반환 문화재’를 기어이 ‘인도’라고 우기고선 돌려주는 얄팍한 술수, 낯짝 두꺼운 무뇌 인간들을 뭔 수로 설득을 하라고 하시나? 결국, 안주고 버티겠다는 속셈인가 보오. 대체, 누가 양심교수란 말이요? 간을 빼 가는지 쓸개를 빼 가는지 모르고 소 팔러 장에 따라가는 개 마냥 뭐가 좋다고, 교수들이란...

<영토문제를 어떻게 할까? 대립에서 대화로>이건 노교수가 쓴 책이랍디다. 사 보시오.

아, 여기 책 하나 더 있소. 1965년 세기의 지성 '싸르트르'가 도쿄, 교토에서 3회 강연한 내용을 모아서 만든 책 <지식인을 위한 변명>. 이게 낫겠소. 그는 부조리나 모순에 행동으로 실천했지. 레지스탕스로 활동했지만 조국 프랑스를 등지고 알제리 독립에 투신했소. 아파트에서 두 번이나 폭탄 테러를 당했던 공산주의자. 그의 강연에 좌파인 와다 교수가 분명 참석 했을 텐데... 싸르트르는 행동하지 않는 도덕주의자, 사이비 지식인을 ‘집지키는 개’라고 멸시했음에도.

-사이비 지식인은 진정한 지식인처럼 ‘아니다’라고 말하는 법이 없다.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사이비 지식인들의 장황한 연설 중간에 슬쩍 들어가는 ‘하지만’ 다음에 나오는 짧은 몇 마디 말이다. 그들은 지배계급의 실용적 목적을 위해 봉사하고 봉사료를 받는다.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 즉 역사 따위란 쓰레기일 뿐이다. 지식인은 역사를 두려워한다. 매일매일 자신을 역사의 거울에 비추어 본다. 항상 사이비 지식인으로 전락할 만반의 준비를 한다. (싸르트르, <지식인을 위한 변명>)

독도 문제가 한창인 때에 분연히 '상호존중'이라는 팻말을 들고 나온 <오에 겐자부로(大江 健三郞)와 일본 지식인들>의 모습이 '싸르트로'와 오버랩 되는 이유는 뭘까? 30년을 터울로 노벨 문학상을 넙쭉 받아든 자와 거부한 자의 판가름! 그것은 애매모호함과 행동하는 자유, 집지키는 개와 집나간 개, 사이비 지식인과 행동하는 양심 지식인, 바로 이것이다.

(일본 강연을 한 마지막 날 저녁, 싸르트르는 회 한 점 먹고 구토로 속이 다 뒤집어졌다, 하데요. 노교수님은 서울에서 회 안 드셨을까?)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박제수  harubang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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