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이냐 가덕도냐 라는 입지문제를 놓고 논란이 되었던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신공항 입지 평가 위원회가 두 후보지 모두 불리한 지형 조건으로 인한 환경훼손과 사업비 대비 경제성이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림으로써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아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전면 백지화되었다.

급기야 이대통령은 국익과 경제성 기준으로 결정하여 사업이 무산된 신공항건에 대해 대선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점을 들어 기회회견을 통하야 대국민 사과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미 태생적 한계와 정치적 논리에 따른 선심성 건립 추진으로 처음부터 경제성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기존의 지방공항들의 실패사례들에서 학습효과를 체득한 국민들은 이번 신공항 사업 백지화 발표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고 어느정도 예견된 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필자는 동남권 신공항 사업을 국익과 경제성의 잣대로 판단 결정한 이대통령과 정부의 고뇌에 찬 결단에 지지와 신뢰를 보낸다.

이번 신공항 사업 백지화 발표를 접하고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어서 적어본다. 다름아닌 동남권 신공항 사업에 대한 국익과 경제성에 대해서 이다.

▲국익을 생각하여 이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동남권 신공항 사업을 "국익이라는 기준에서 경제성을 평가하였더니 미흡하여 백지화 하였다."고 하였다. 이 말은 분명 진정성이 있는 주장이다.

막말로 단임 대통령인 이대통령이 모르는 척하고 동남권 신공항 사업에 대해 "영남권에 건설하는 것으로 하고 대안으로 김해공항을 확장한다."라고만 했어도 그 어떤 정치인이나 국민들도 감히 지금처럼 비난의 화살을 날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어떤 사안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가장 간단한 것은 그 사건으로 인해 누가 이익을 보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이대통령은 다들 주지하다시피 단임 대통령이다. 신공항 백지화 발언으로 득은 커녕 비난만 받는 상황을 자초했다.

다시한번 국익을 고려했다는 이명박 대통령이 커 보이는 순간이다. 상식과 원칙적인 시각에서 보자.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분명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이른바 국책사업이다.

국책사업의 결정에는 국민전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번의 사태처럼 국민전체의 의견은 무시한체 특정지역민들만의 의견과 주장에 휘둘리는 것은 분명 원칙과 정도가 아닌 것이다.

동남권 신공항 사업 백지화 발표가 나오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미래의 권력으로 회자되는 박근혜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것도 자신의 지지기반인 영남지역에서 자신을 따르는 계파 정치인들의 비호와 특정지역민들의 연호에 힘입어서 말이다.

그는 동남권 신공항을 자신의 대선공약으로 하겠다고 공공연히 떠들었다. 과연 누가 국익을 우선하는 자인가? 아무런 득실이 없는 이대통령인가? 아니면 이대통령과 정부의 결정에 반대한 박의원인가? 불을 보듯 뻔한 우문인 줄 안다.

이미 박의원은 세종시 원안 고수로 악명을 떨친 자이다. 특유의원칙과 정도를 강조하는 박의원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도대체 뭔칙과 정도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즉 박의원의 반발은 자신의 철밥 지지기반으로 인식되는 영남권 유권자의 표심을 노린 정략적인 공약남발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늘의 일본이라 불리우던 알본의 대표적인 공기업 일본항공이 파산한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과거 일본 자민당이 지역주민들의 표를 의식하여 경제성이 없는 지방공항에의 취항을 강요하는 바람에 일어난 일본국부 유출사건임은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주지하는 바이다.

최근 일본,중국의 공항들이 잇딴 경영부실로 통폐합의 길로 나서고 있다. 21세기는 해당 국가 지도자의 국익에 대한 마인드의 유무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중 하나일 것이다.

한정된 국가 자산으로 국익과 경제성을 도외시한 체 당장 입에 달다는 이유로 포퓰리즘에 경도되어 한때는 세계 선진강국 이었다가 졸지에 거지국으로 전락한 아르헨티나의 현재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경제성을 검토하면 국책사업의 실시 가능성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이른바 B/C(비용대비 편익) 비율을 사용하며 이 수치가 편익이 비용을 넘어서는 1을 넘기는 경우에 해당된다.

국토연구원이 밝힌 이번 동남권 신공항의 경제성 평가의 내용은 간단하게 다음과 같다. 밀양은 총공사비 10조 3000억원, 편익 7조 5190억원으로 비용대비 편익비율이 0.73%이었고 가덕도는 총공사비 9조 8000억원 편익 6조 8600억원으로 0.7%로 평가되어 결국 두 곳이 경제성이 없어서 탈락한 것이다.

마치 대입 수시 선발에서 최소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낙방한 수험생의 그 것과 같은 의미로 여겨진다.

이에대해 혹자들은 비용 편익 비율은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다분히 아전인수식의 자신의 주장들을 합리화 하기도 하는데 이른바 객관성과 합목적성이 결여된 궤변에 불과하다고 판단되어 더 이상의 논란은 논외로 하고자 한다.

간단하게 현재 운영중인 인천공항과 김해 공항 두 곳의 예를 들어서 다시한번 동남권 신공항의 비 경제성을 확인해 보기로 하자.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에 발끈하여 반박한 박의원의 주장을 보면 "2025년 인천공항이 3단계 확장이 완료된다고 하여도 전체 항공물동량을 다 소화할 수 없다. 그래서 영남권 신동항이 필요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최근 영남지역민들의 모임에서 주장했다.

그러나 항공전문가들의 말을 빌면 어처구니 없는 발언으로 드러난다. ‘책임정치’를 주장하는 박 전 대표가 오히려 무책임한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의 발언은 인천공항의 확장 가능성을 충분히 염두에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국토부가 발표한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보면 2017년 인천공항 3단계 확장사업이 완료되면 인천공항은 1년에 여객 6200만명, 화물 580만t을 처리할 수 있는 매머드급 국제공항으로 거듭나게 된다.

항공수요 전망을 보면 025년에 여객 7700만명, 화물620만t으로 이용량을 넘어선다. 박 전 대표의 전망은 이 수치에 근거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토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면 인천공항은 화물 최대 1000만t, 여객 1억명 규모까지 확장이 가능하며, 물동량이란 것은 변동이 많아 그때 가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화물 물동량의 구조가 경박형으로 줄어드는 흐름도 있으며 5년마다 물동량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며 여건 변화에 맞는 대책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한다. 확장공사를 하는 데 보통 6∼7년이 소요되니 3단계 확장공사 완료 시점인 2017년께 가서 다시 수요를 예측해서 4단계 확장을 할지 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순간 박 의원의 수박겉학기식 신중하지 못한 판단 근거를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으로 보인다. 김해 공항을 살펴보자.

김해 공항의 경우에 현재 수용능력이 연 1700만명, 운항횟수도 11만2000회까지 가능한데 현재 이용 수준은 절반가량인 850만명에 6만2000회 정도로“신공항을 짓는다고 없던 수요가 살아나는가는 생각해 볼 문제일 것이다.

현재 동남권의 국제공항은 김해공항과 대구공항 두 곳이지만 국제공항이라고 하기엔 크게 부족한 형편이다.

이 가운데 김해공항은 21개 항공사가 26개 국제노선(주258회)을 운항중이어서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반면 대구공항은 정부와 지자체의 국제선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국항공사 4개가 4개 노선(주15회)을 운항하는 데 그치고 있어 국제공항이란 이름이 무색한 지경이다.

동남권 두개 국제공항의 노선은 그나마도 대부분이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이다. 장거리 노선은 김해공항에서 출발해 일본을 거쳐 미국 엘에이(LA)로 가는 델타항공과 인천을 거쳐 독일 뮌헨으로 가는 루프트한자 2곳뿐이다.

한편 항공 수요를 가늠할 수 잣대 가운데 하나인 평균 탑승률도 썩 좋지 않다. 올해 1~3월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의 베이징·홍콩, 아시아나항공의 선양·항저우 노선 등은 평균 탑승률이 70%를 밑돌았다.

에어부산도 이달 들어 국제선 탑승률이 60%대에 머물고 있다. 신공항 건설이나 국제선 증편으로 새로운 수요가 만들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러할 진대 박 의원을 비롯한 일부 국익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지역민의 편익만을 위해 국책사업을 감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참으로 망국적인 시대착오적인 청산되어야 할 구시대 악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이번 영남권 신공항 사업권 백지화와 관련한 이대통령과 정부의 발표를 접하고는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민들도 과거 포풀리즘에 경도되어 정략적으로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은 체 묻지마 건립되어 결국에는 애물단지로 전락하여 몸살을 앓고 있는 현 지방 공항들의 실패 사례에서 충분한 학습효과를 경험한 바 있으며 이로인해 이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사업 백지화 발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시대는 트위터 소셜네트웍이 지배하는 급변하는 시대인 것이다. 재스민 혁명으로 야기된 MENA사태 잇따른 리비아등을 위시한 인접국들 국익보다 사익을 우선하는 정치를 자행한 나라들에 대한 원칙으로의 회귀 운동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누구 말대로 원칙과 정도는 이제 이 시대의 중요한 시대정신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고상한 주의나 주장도 현실과 괴리되는 순간 모순과 위선으로 전락할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과 이번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건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의 고뇌에 찬 결단에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지지하며 환영한다.

국익은 곧 국민들의 삶의 질의 문제이다.

<조경주경제전문기자, 전 증권회사지점장, 현 증권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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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주  stleader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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