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서 잉태, 분당에서 둥지를 트는 철새들

4·27 경기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는 13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15년 동안 분당에서 살아온 원주민이 바로 나"라며 "분당을이 경쟁력 있는 후보 강재섭을 뽑아주면 당의 화합을 통해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강 전 대표의 강력한 공천경쟁자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여권으로부터 강력한 출마권유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 전 총리는 이들에게 "나갈 마음이 별로 없다"고 답했다고 정 전 총리 측근이 전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4·27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을에 출마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측은 처음 '분당을 출마' 이야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말도 안 되는 시나리오"라고 펄쩍 뛰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지난 10일 당 회의에서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강재섭, 정운찬, 손학규 이들 공통점은 철새라는 것이다.

강재섭 전 대표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왕 철새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다.

강 전 대표는 분당에서 15년만 거주했지 실제 정치는 대구에서 했다. 대구에서 정치입문했고 정치적으로 성장했다.

웃기는 것은 이번 재보선에 출마할 것 같았으면 왜 지난 총선에서 출마를 포기 했는지 의문이 간다.

2008년 3월23일 강재섭 전 대표는 공천파동에 책임을 지고 "저의 충정을 모두가 이해할 것" 이라며 불출마 선언을 한 적이 있었다.

강재섭 전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 출마를 하려면 왜 당시 총선 출마포기를 했는지 그 이유부터 분당 주민들에게 밝혀야 한다.

강 전 대표가 이번 선거에 출마 하는 것을 놓고 ‘하라, 하지 마라’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은 한번 따져야 본다.

정운찬 전 총리도 철새류에 포함된다. 그는 민주당 성향으로 알려져 왔으며 지난 대선에서는 유력한 야권후보로 회자되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했다. ‘세종시’ 총리라고 불릴 정도로 ‘세종시 수정안’ 관철에 목숨을 걸었다. 그러나 실패했다.

비 한나라당 성향의 교수, 민주당에서 대통령 후보로 모시려던 교수, 이명박 정부에서 실패한 국무총리, 분당과는 연고가 없는 예비후보.

어디를 보아도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가기엔 부적절하다.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강 전 대표가 지칭한대로 왕철새다. 그는 한나라당 공천으로 국회의원,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다.

그러나 지난 한나라당 대선 경선 도중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했다. 결국 민주당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패배했다. 한나라당이 배출한 ‘국보급 철새’가 되었다.

분당에서 출마 거론되고 있는 철새류 후보들은 기이하게도 한나라당과 모두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한나라당에서 잉태하려 분당이라는 도래지에서 출산하려는 철새들. 과연 이들이 분당(을)을 대변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인지 회의가 든다.

이런 식의 공천. 한나라당은 다음에 기회가 없다. 진지하지 못하고, 진정성 없는 정치행태 분명 심판을 받을 것이다.

지금의 승리가 아니라 10년,20년을 내다보며 젊은 인재를 발굴 육성해야 한다. 호의호식, 권력의 영화를 누린 자들을 회전문에 다시 태운다면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

소통은 수범이다.

2012년, 젊은이들 표를 얻으려면 소통한답시고 트위터에 목숨 걸지 말고 30-40대 인사를 공천하는 수범을 보여라.

선거에 실패해도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는 곳에 젊은이들은 모인다. 이번 선거 새로운 인물을 키울 절호의 기회다. 발상의 전환을 갖아라.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news@bluekoreado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