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본질이 못되므로 망실(亡失)되는 운명을 갖는데 나라도 이에 해당되니 로마제국이 그랬고 몽골제국이 그랬다.

일찍이 영국의 주류 안 영국교회에 반기를 들었던 비주류의 청교도들이 세웠던 미국도 그것을 비껴갈 수 없다. 그 첫 신호는 1971년에 비롯된 브레튼우즈 체제(순금 1온스〓35달러)의 붕괴였다. 화폐발행증가율이 GDP(국내총생산)증가율을 추월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몰락으로 귀결되어 있었다.

미국은 원래 자본주의 대표국가로, 자본주의의 생명은 절제라는 브레이크 장치에 의존하는데 도덕적 해이와 피로감이 이것을 막음으로써 미국도「최고의 강자는 밖으로부터의 공격에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자멸한다.」는 원리에 따란 그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지금 미국은 그 옛날 로마제국 등 정복국가들이 정복지의 물자를 착취하듯 형태와 말은 다르지만 기축통화국가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달러를 무한정 찍어낸다,

미국은 이「알라딘의 램프」로 자국민의 비용을 희석시키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의 공업국들 중국. 일본. 한국. 대만 등에 미국 국민의 비용을 전가(轉嫁)하고 분담(分擔)시킨다.

미국이 겪어야할 고통의 분담이자 출혈의 강요로서 이것은 더 이상 경제논리가 아닌 것이다. 이것은「빚」으로 연명하는 것과 함께「미국 건국정신의 훼손으로서「건국의 아버지」들이 보았으면 대경실색할 것이고. 미국의 굴욕이자 치욕이지만 그것은 씻지 못할 굴욕이자 치욕일 것이다.

작년 8월의 S&P사에 의한 미국의 산용등급 강등은 어쩌면 제비가 박씨 하나 물어 날아오고. 오동잎 하나가 떨어진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박씨 하나가 봄을 재촉하고. 오동잎 하나가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것만은 틀림없다.

일본계 미국인 학자 후꾸야마의 견해를 빌리자면 역사의 종말은 더 이상 민주주의가 진화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이미「미국의 정점」은 지났고 그 하락 기울기가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비단 정부부채가 그리스뿐이고. 은행부실이 스페인뿐이고. 신용은행부실이 한국뿐이겠는가. 그 중심에 미국이 있고, 미국에 근저를 두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지금 미국의 위기는 도마뱀처럼 꼬리를 잘라 몸통을 보호할 수 없다는데 딜레마가 있으며, 이것은 마치 저 적벽대전에서 조조가 백만 대군을 주유의 화공 때문에 전멸당한 연환계(連環計) 같은 상태로서 거대하고 잘 짜진 것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다.

그동안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투자은행(IB)이나 신용평가사들이 이제 경제의 내리막에서는 반군(反軍)의 창검으로 변하였다.

미국도 한국이 자본가들이 자본시장의 중추인 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나 현대차만 편애하여 그만치 다른 기업의 주식가격은 빠지는 현상. 곧 근린의 궁핍화현상을 겪고 있다. 애플이 그것으로서, 저변을 무너뜨리고 기반을 뒤엎고. 폭탄 돌리기 하는 것을 선진금융기법이라 한다. 월가의 망상이고 오판인 것이다.

레버레지(leverage,부채과다)와 증권화(유동성 없는 금융자산을 수익성 있는 증권으로 전화시키는 것)등은 위험의 분산대신 위험의 집중과 심화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미국에서는 꿈속에서도 그리고, 장기(長技)가 되고, 자랑이라는 것이다.

그리스가 지금 유로 존 재앙의 진원지가 된 것이 고평가된 유로화를 쓰고 자국통화를 평가 절하할 소지가 봉쇄된 것에 기인하는데 미국도 기촉통화국가라는 것이 발목을 잡고, 스스로 환부를 도려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 미국은 페드 스피치(Fed Speak)라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내뱉는 애매한 말 한 마디에 목을 매고 있고. 지금까지 경제란 말을 낳은 경세제민(經世濟民) 의 보루였던「이해가 상충하는 개인은 합은 전체적으로 좋은 것이다.」라는「보이지 않은 손」의 가설은 이제 가설일 수밖에 없게 됐으며, 미국의 쌍둥이 적자, 즉 엄청난 재정적자와 경상적자는 미국이 몰락하는데 있어 요식(要式)이자 의식(儀式)이며 구실이라는 것이다.

미국 경제는 1차, 2차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중앙은행의 국채매입으로 유동성 증가)로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월가는 3차 양적완화를 하라고 암울한 경제전망과 다우지수를 폭락시키는 등의 시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유동성 증가는 하이 인플레(Hyper inflation)을 촉발시켜 이것의 끝은 파국일 것이다. 이제 1999년의 기름 값 폭등. 2001년의 닷컴주 붕괴, 2007년의 주택가격의 폭락 등은 약과일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미국을 전송하는 마지막 불꽃놀이일 수도 있다.

영적완화로 경제의 연착륙을 시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그것은 월가의 돈 잔치로 끝날 것이고. 인류는 거목이 쓰러지는데 옆에 있는 애꿎은 잔나무일 것이다.

한 기업에서 다른 기업으로. 한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의 전이와 전염은 가히 중세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페스트에 비견될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다시 물물교환의 역사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그날 이후(The Day After)는 꼭 핵전쟁을 말한 것은 아니다.

이것이 즐거움의 끝의 슬픔이라면 어찌할 수 있겠는가?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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