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주 푸른한국닷컴 경제전문기자]
상장기업 중에서 매출·수익·자산 규모와 시장가치를 종합한 순서를 매년 공표하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최근 세계기업 2000개사를 발표했다.
이 순위에 들어간 기업을 나라별로 보면 미국이 524개사, 일본이 268개사로 1·2위를 기록했고, 68개사를 순위에 올린 한국은 중국·영국 다음으로 5위였다.
이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몇몇 공기업을 제외하면 재벌 대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현대등의 재벌들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등을 통하여 체력을 다지는 동시에 오너를 중심으로 한 신속한 의사결정등을 무기로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살아남았으며 전부 아니면 전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신자본주의 시대에 그야말로 잘나가고 있다.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 덕분에 대한민국은 세계 무역대국 7위에 자리매김되는 쾌거도 이루었다.
이러한 사상 유례 없는 호황으로 한국의 대기업들의 현금성 자산도 크게 늘었다. 한국거래소의 발표를 보면 2011년도 12월 결산법인 616개사의 현금성 자산은 총 54조3403억원으로 전년보다 4.87% 증가했으며 특히 대기업 일수록 보유 현금이 많았다. 삼성전자(2조7187억원) 현대차(1조5108억원) GS건설(1조4008억원) 대한항공(1조3817억원) LG전자(1조3642억원) 등이 모두 1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었다. 삼성전자와 롯데쇼핑 등 몇몇 대기업의 이익잉여금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문제는 대기업들은 쌓이는 현금성 자산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정작 소비의 주체인 개인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런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1% 증가하면 소비는 0.16%만큼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개인들이 빚을 갚느라 소비할 여력이 없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가계부채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외환위기이후 악화된 소득수준과 높은 주택가격 그리고 경쟁국 대비 지나치게 높은 자영업자 비율, 소득불균형 등으로 지난 수년간 더욱 악화되어 온 것이다.
결국 가계 소비가 침체되면 내수시장이 얼어붙어 지금은 잘 나가고 있는 대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게 됨은 불문가지의 일일 것이다. 물론 현금자산 여유가 넘치는 기업들에 무댓뽀로 강제성을 발동한 투자를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계속 기업을 전제로 하는 기업의 속성상 비용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투자안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일 것이다.
결국 이에 대한 해법은 투자여력이 있는 대기업들 특히 오너들의 경영마인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 가 라는 것이다. 최근 한국의 대기업들은 기업경영 원칙으로 단기 주당순이익을 중시하는 풍토로 완전히 돌아선 것으로 판단이 된다.
그런 이유로 경영자들은 당기 순이익 달성에 급급하게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비용 절감하는 구조에 익숙해 져 있다고 보여 진다. 이런 이유로 대기업들은 여유자금을 확보하고서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투자를 억제하고 잉여인력을 배제하고 있다.
결국 늘어난 대졸 인력의 사회적 흡수력이 약해지게 되었고 이로 인한 자영업자 비율이 OECD 경쟁국들에 비해 비 상식적인 수준으로까지 평가받는 최고 높은 비율인 것이다. 최근 가계 부채의 폭발적인 증가 원인도 이들 늘어난 자영업자들의 영업실패로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본인이 위에서 우리 대기업들의 오너들의 마인드 변화를 요청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지나친 단기 수익성 제고의 경영마인드에 일부 수정을 하자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포브스 발표에서 이웃나라 일본과 비교를 해 보자. 간단하게 평균 매출은 일본이 앞선다. 그러나 이익률은 한국(5%)에 비해 일본(3.1%)이 낮다.
제조업의 대표기업을 비교하면 더욱 자명하다. 한국의 삼성전자가 8.1%, 현대자동차가 9.8%인 데 비해 경쟁자인 일본의 히타치제작소는 2.6%, 도요타자동차는 2.1%에 불과하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 까?
일본기업들은 비록 수익성에 부의 영향을 주더라도 기술력 유지와 계승을 위해 꾸준하게 신규 채용을 대량으로 실시하고, 채산성이 나쁜 사업이라도 관련 중소기업과의 끈끈한 관계를 고려해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개도국등으로 까지 확대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국제적이고 폭넓다. 우리는 어떠한 한가? 하청 중소기업들의 납품단가를 관리하는 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로 인색하며 심지어는 서민들의 골목상권까지 잠식하여 논란을 자처하지 않았던가?
물론 예를 든 일본기업들의 경영방식을 답습하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대기업들의 자신의 능력과 현실에 맞는 사회적 공헌의 길을 찾자는 것이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익극대화를 통한 주주, 채권자들의 부를 증가 시키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너무 오랬동안 주주와 채권자들만의 이익을 지키고 키우기 위해 달려온 것 또한 사실일 것이다.
글로벌 경제 구조에서 승자가 된 대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은 날로 늘어만 가는데 소비 주체인 가계부채는 오히려 가파르게 상승하여 터지기 일보 작전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경제학 일반원칙에 소비자 없는 기업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우리 대기업들도 메세나등 특정 계층만 향유하는 눈가리고 아웅하는식의 지원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단기 이익 달성의 경영전략을 수정할 때가 된 것으로 판단한다. 이제는 장사꾼에서 기업가로 변신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조경주 stleader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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