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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때문인가, 눈높이 때문인가?
전영준 | 승인 2012.04.09 17:20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정치나 종교, 여러 사회문제 등에 대해서 의견이 다르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른 것은 정설이 없어 어찌 할 수 없지만 그것의 대부분은 코드와 눈높이 때문에 비롯된다. 코드란 것은 같은 관점이나 같은 색깔을 말함이고, 눈높이는 세상을 보는 안목이나 식견으로 세계관 가치관의 바탕이 된다. 코드는 시야를 제한하거나 눈멀게 하는 것이고. 어설픈 눈높이는 선무당 사람 잡는 식이 된다.

일찍이 중세유럽에 십자군이 있어 템플기사단 등은 이슬람과 싸우면 죄 사함 받고 싸우다 죽으면 순교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는 이슬람 쪽에서도 똑같았다. 이때 이들은 싸움에서 이기면 신이 같이 했기 때문, 지면 신이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유럽이 서세동점(西勢東漸)하던 시기 유럽은 그들을 세계의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지방을 중동으로 우리나라 일본을 극동으로 표현하였으며 오리엔탈하면 언제나 변두리, 오리엔탈리즘하면 언제나 침침함을 생각하게 했다.

중국대륙의 역대 지배왕조인 진(秦), 한(漢) 당(唐) 송(宋) 명(明) 청(淸)나라는 자신들을 천하의 중심으로 자처했다. 북쪽은 언제나 오랑캐의 영역으로 거칠고 우울하며 동정서벌(東征西伐)에서 알 수 있듯이 동. 서. 남. 북의 방위는 고정불변이었다. 그러나 옛 흉노나 몽골의 지도를 보면 지금과는 반대로 오히려 몽골 고원이 아래쪽에 있고 중국은 위쪽에 있으며 그들의 방위개념은 전. 후. 좌. 우. 중앙이었다.

신라의 원광법사는 살생유택이라는 해괴한 세속오계를 제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나라에 걸사표를 바쳐 고구려를 치게 한다.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와 사명대사는 승병을 이끌고 왜군과 싸워 호국불교(?)의 전통을 잇는다. 최남선과 이광수는 전체주의를 찬양하고 영웅을 찬양하는데 영웅은 아시아의 맹주 일본이었다. 합리주의에 반기를 든 낭만주의는 고유성. 독자성. 차별성을 내세우더니만 국가를 절대정신이라 하고 이윽고 히틀러에게 길을 닦아준다.

이렇게 역사는 편견이라는 코드와 수준미달의 눈높이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왜곡과 오류로 점철되었다. 이들은 본질을 모른 채 현상만을 전부로 알았고, 기원이나 시원을 모른 채 결과만 보았으며, 근본을 못보고 지엽만 보았으며, 보고 싶은 것만 보았던 것이다. 지엄한 종교에서 오직 교파의 크기와 강약에 따라 아타나시우스파가 이겨 그리스도교의 정통이 되고 아리우스파는 이단이 되었고. 선불교도 단지 불교의 한 출렁임뿐인데도.

그러나 코드를 떨치고 눈높이가 대단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갈릴레오. 교황의 면죄권을 부인한 마틴 루터. 어찌 공맹을 주희만 말할 수 있느냐하며 나도 말할 수 있다는 윤휴, 왜군도 자비의 대상이라는 진묵대사. 진리와 보편적 가치만이 나를 움직일 수 있다는 간디. 천황제나 군국주의는 폭력집단이며 지금은 시대폐색이자 시대경색이라는 이시가와 다쿠보쿠나 가네코 후미코. 자유와 평등을 외친 남편들을 따라 시베리아 유형도 마다하지 않은 러시아 12월당의 아내들이 그 사람들이다,

우리가 어느 특정코드에 빠지거나 눈높이가 아주 낮으면 지금처럼 정권비판을 종북용공으로 몰고. 복지를 삶의 질 문제가 아니라 무조건 포퓰리즘으로 몰며. 감찰과 사찰을 구분 못하고. 전 정권에서도 그랬는데 어때 라며 부끄러움을 모르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보다 중요한 것은 인생이 너그럽지 못하여 옹색하고, 제비의 박씨나 오동잎 하나에서 계절을 모르듯 사무치도록 살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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