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한국닷컴 전영준 칼럼니스트]

지난 9일 김문수 경기도지사 측의 초청으로 수원의 도지사 관저에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 자리에는 존경하는 ‘우익은 죽었는가!“의 저자 양동안 교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 전 교수), 탈렌트 이효정 원장, 박명순 교육학박사, 김강규 유통기술개발원 원장 등 8명이 참석하였다.

모임의 취지는 어떻게 하면 국가정체성을 지키며 대한민국의 미래발전을 도모할 것인가에 대해 지사님과 친분 있는 분들이 모여 격식 없이 토론을 하는 것이었다.

그저 편안하게 Free Talking, Say Hello하는 자리였다.

저녁식사 약속은 7시, 몰론 지사관저 찾느라 지체되기도 했지만 5시반에 출발한 것이 퇴근길 교통체증에 걸려 7시15분경 지사관저에 도착하였다.

지사관저는 수원 화서문 옆에 위치해 있었다. 약속시간은 잘 지키는 편인 필자가 제일 늦게 도착하였다. 양 교수님을 비롯한 안면이 있는 분들이 반갑게 대해 주셨다.

지사께서 경기도에서 갑자기 진행된 탈북자북송 반대 집회에 참석하느라 조금 늦는다는 연락이 와 잠시 우리끼리 환담을 나누었다.

지사관저는 일반인들이 생각할 만큼 좋지 않았다. 단층건물로 옛날 건물을 조금 수리해서 고쳐 놓은 정도의 평범하고 소박한 건물이다.

김문수 지사의 화려한 외양에 신경 쓰지 않고 내실을 추구하며 격식을 따지지 않는 성격 그대로 건물에도 나타났다.

김 지사가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벌써 관저 신축 내지는 개축이야기가 나올 법도 했을 텐데 그런 것이 없는 것을 보니 화려한 지사관저에서 다시한번 밥 먹기는 틀린 것 같다.

김 지사가 7시 반에 도착하여 바로 식사가 시작되었다. 식사 메뉴는 1인당 만원정도의 한정식 백반 정도라할까 일반 식당에서 먹는 음식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김 지사께서 양 교수께 통합민주당과 통합진보당에서 말씀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양 교수는 “두 당은 초록이 동색이 되었다며 두 당 지도부는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하는 주사파가 차지하고 있으며, 지금의 통합민주당은 과거의 민주당이 아니라 민노당화 되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 통합민주당은 제도권 내에서 협상과 타협을 통해 그들의 목적을 관철시키려고 하며, 통합진보당은 비 제도권의 누구라도 손잡고 그들의 목적을 관철시키려는 것이 다를 뿐 두 당은 이제 목적하는 것이 같아졌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얼마 전 독일 갔다 온 이야기를 하면서 “동독에 살던 주민에게 통일이되어 무엇이 제일 좋으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의외로 ‘잘살게 되었다’가 아니라 일일이 허가 받지 않고 다닐 수 있는 ‘여행의 자유’가 좋았다”라는 말을 전하면서 자유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이어 김 지사는 우리는 체제방어능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우리의 체제방어역량은 독일의 12분의1일 밖에 안된다”고 우려하며 “친북좌파와의 투쟁전략을 개발하고 극대화해야 한다”, “그 일은 특정인 아니라 여기에 모인 우리부터 자기 위치에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친북좌파와의 싸움은 단순명쾌하게 해야 하며 진부한 사고방식으로는 그들을 이겨 낼 수 없다”고 하면서 “우파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다방면에서 그런 스킬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파는 사람도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개콘, 드라마 보는 일 등 다른 관심분야에 너무 많이 분산되어 그렇다”면서 “개인의 취미 생활도 좋지만 국가를 지키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부탁했다.

참석자 어느 분이 "주위에서 듣는 김 지사의 평은 좋은 데 정말 대통령에 나갈 의사 있느냐”며 대권도전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밝혀달라고 했다.

김 지사는 웃으면서 “내가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 집사람을 비롯하여 식구들도 당선될 가능성이 없다”며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고 하면서 “나 또한 처음부터 국회의원되려는 생각은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부천이 잘되게 하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했고 2년동안 한집한집 다니며 고민을 들어 주고 실천했더니” 당시 거물을 꺾고 당선됐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또한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강한 야권돌풍에도 말 잘하고 능력 있는 유시민 당시 후보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권력의지보다는 진정성 있게 도민들에게 다가간 평소의 자세가 인정을 받은 것 같다”며 “진정성 있게 행동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루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금 단순히 대통령이 되겠다보다는 ‘대한민국을 위해 내가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더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았다.

김 지사는 그런 것(대한민국의 소중함)을 같이 고민하는 하는 사람들과의 가치공유를 더 먼저 소중하게 생각하며, 그런 과정을 겪다보면 자연히 사람도 모이고 세도 형성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김 지사는 역대 도지사 중 인사, 이권, 청탁 등과 관련하여 스캔들이 하나도 없는 지사로 평가받고 있으며, 집사람과 가족 등의 명분 없는 청탁은 사소한 것도 들어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도정활동이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판단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민 60%가 김 지사에게 호감을 갖고 지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김 지사는 전반적으로 온라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그런 진정성은 SNS의 활용능력에서도 나타났다.

참석자가 바쁜데 일일이 답변하는 것보다는 간단한 것은 직원들을 시키는 것이 낳지 않냐고 하자, 김 지사는 “나는 긴 글은 쓰지 못하고 바쁘질라도 하루에 2번은 SNS에 참여한다, 단 한글자도 내가 직접 쓰는 것이 도리다”며 “비판이 두려워 트윗하는 일을 머뭇거리는 않는다”며 “있는 그대로가 좋다“고 답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농담도 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밤 10시반이 되었다.

그동안 내가 들은 김 지사는 ‘재미없는 사람,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 고집이 센 사람’등 이었다.

3시간의 만남 속에 모든 것을 평가할 순 없지만, 김 지사는 ‘재미있는 사람이었다’고 느꼈다. 농담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 자체에서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유머스러운면이 많았다.

김 지사는 ‘자기주장은 강했지만 고집은 세지 않았다’라는 느낌도 받았다.

정치지도자들에겐 인간적인 성품과 정치적인 성품이 다르다. 이 부분이 명확하게 구분 안 되게 사용할 때 국가는 어지럽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피곤하다.

인간적인 성품은 따뜻함이 우선되지만 정치적인 성품은 공동체가 이루고자하는 목적에 적합해야 한다.

확고한 정치철학, 가치의 합리적 일관성, 휴먼네트워킹 능력, 이견을 달리하는 사람들에 대한 설득력, 강한 추진력 등이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융합되어 하나의 가치와 철학, 원칙이 세워지는 것이다. 따라서 개념 없는 원칙은 고집으로 흐르며, 개념 있는 원칙은 주관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좋은 물건은 좋은 인간미를 갖춘 사람한테서 나온다고 항상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성품을 사람을 쓸때 성품을 중요시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말도 딱딱 뿌러지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좋은 인간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김 지사는 개념 있어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다. 지도자로서의 국가관이 서있으며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휴머니즘이 몸에 베여 있었다.

내가 감동 읽게 읽었던 책에 나오는 문구 중 자주 인용하는 글이 다시한번 생각났다.

앙드레지드가 지은 ‘좁은문’에 나오는 주인공 엘리사가 아버지와 산책하면서 그녀가 사랑하는 제롬이 ‘장래가 있냐’고 아버지에게 묻는다. 아버지는 ‘제롬은 전도가 유망한 사람(He is very promising)’이라고 대답한다.

결국 김문수 지사도 “전도가 유망한 사람(Kim is very promising)’이다"란 생각이 든다.

그가 이념적 혼란에 빠진 대한민국, 경우가 모르는 길로 가는 대한민국을 구할 필요한 사람이 되고 본이 되는 사람이란 것이다.

김문수 지사, 멋진 119아저씨기 되기를 바란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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