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

초·중등교육을 책임질 부산교육감은 국가관, 도덕성, 전문성을 갖추어야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기자]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 중도·보수 성향 예비후보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에 참여한 전영근 전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 박종필 전 부산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박수종 전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후보 등록순) 등 4명과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출마 의사를 밝힌 최윤홍 부산시교육청 교육감 권한대행(부교육감) 등을 포함해 5명이다.
 
일단 선거구도상 보수·진보 양자 대결이 되면 보수성향 후보가 유리하고 다자구도가 되면 5명의 후보가 난립한 보수성향 후보보다는 김석준 전 부산시 교육감과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 등 2명만 출마한 진보성향 후보가 유리하다.
 
선거 구도만큼 중요한 것이 인물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인물을 잘 선택하면 다자구도라고 승리할 수 있고 잘못된 인물을 선택하면 유리한 양자구도에서도 패배할 수 있다.
 
인물은 교육방향을 설정하고 정책을 수립하고 이슈를 만들어낸다. 또한 잘못된 이슈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맞설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한다. 교육정책 추진도 선비같은 마음이 아니라 유비와 같은 장수의 기질을 보여준다.
 
인물은 자질이 중요하다. 어린 학생들을 이끌 교육책임자는 국가관이 뚜렷하고 교육철학이 확고해야 하며, 인격이 도덕적이고 원칙을 존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업무추진력과 조직관리 능력이 탁월해야 한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대전 선유초등학교 학생 사망사건 모두 교육책임자의 리더십(국가관, 도덕성,전문성) 부족으로 일어난 사태다. 현장 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 법규와 원칙만 생각하다 즉각적 대응이 소홀했던 것이다.
 
평생을 권부의 주변에서 머무른 사람이 교육을 논할 수 있을까
 
보수성향을 자처하는 정승윤 예비후보가 지난 23일 부산진구 부전동 동아빌딩 4층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개최하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그는 지난 1월말 단일화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로드맵에 따라 단일화를 추진하려 했을 때 출마에 대한 명확한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채 출마만 저울질하다 파행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이력을 보면 부산교육감 재선거 출마도 확고한 사명감보다는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결정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개소식에 교육전문가와 학부모가 참석해야 하는 것이 도리인데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지낸 이관섭 전 비서실장이 와 축사를 하고 교육감선거때만 되면 중도보수후보단일화를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거리의 약장사를 자처하는 인물들이 왔으니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위한 개소식인지 교육감 선거를 위한 개소식인지 알 수 없는 풍경이 벌어졌다.
 
정 예비후보는 개소식에서“교육에 답이 있다. 선생이 선생답고 학생은 학생다운 학교를 만들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정승연 예비후보다운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정 예비후보는 검사출신의 법조인으로서 현재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2023년 3월 5일 ~ 2024년 12월 5일) 겸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위원장,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을 지냈다.
 
이와같은 이력을 볼 때 초중등 교육현장에서의 활동은커녕 초중등 학생 과외선생 한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 과연 부산교육감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간다.
 
그는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재임 중 2024년 8월 13일 권익위 부패방지국장 대리의 사망으로 인해 부위원장직에서 사의를 표한 바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대리이었던 김모 씨가 힘들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하자, 그가 평소 정승윤 부위원장과 갈등이 많았다는 주변 진술에 따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평생을 권부의 주변에서 머무르며 법조인으로서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재임한 사람이 대한민국을 키워갈 부산 아이들의 힘찬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진보성향 교육감 밑에서 출세한 사람이 학생들에게 올바른 국가관을 교육시킬 수 있을까
 
합리적 보수 운운하는 전영근 예비후보도 중도보수 부산교육감 후보가 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전영근 예비후보는 진보성향 김석준 전 교육감 시절 교육국장으로서 전교조 해직교사 4명 특채시 특별채용 관리감독 책임자였다는 이력을 갖고 있다.

전영근 예비후보는 교육국장시절인 2018년 8월 13~17일까지 4박5일 동안 고교생 54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2019년)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중국 내 임시정부 유적지를 탐방하는 '임시정부 대장정 통일미래 프로젝트' 인솔단장을 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 건국일을 1948년 8월15일 정부수립일에서 1919년 4월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로 바꾸려고 여론전에 힘쓸 때였다. 부산시교육청에서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어린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왜곡시키려는 의도였다고 본다.

전 예비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우리가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라고 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건국일 변경에 동조하겠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전 예비후보는 김석준 부산교육감 예비후보,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과 함께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중도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활기찬 미래를 만들 주역인 부산 아이들 교육을 이끌 자격과 자질이 있는 후보를 선택하는 일이다.
 
대한민국 정체성과 맞는 교육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하며 도덕성으로 무장하고 원칙을 존중하며 솔선수범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초중등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업무추진력과 조직관리 능력이 탁월해야 한다.
 
집안에 사람하나 잘못 들어오면 집안이 풍비박산 (風飛雹散) 되듯이, 부산 교육감 잘 못 선택하면 부산 초중등 교육이 만신창이 (滿身瘡痍)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