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수 리얼콘 칼럼니스트]

현 대한민국 좌파들 대부분은 일단, 종북(從北)주의자들이다.

이는 북한의 현 권력 집단이 어떤 식의 통치술을 펴든지간에 그대로 승인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노당에서 노선갈등도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민족화합이란 미명하에 북한의 권력을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북한인민들과는 유리된 민족화합이란 걸 알면서도 말이다.

문제는 북한의 권력을 인정하는 만큼 북한의 인민들은 그 이상 괴롭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권력집단은 초기부터 인민보단 자신들에 권력 집중화를 더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북한식 통일 과정도 그들의 권력유지의 기반이 되고 있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보단, 주체사상이란 나름의 사상으로 권력을 독점하며 북한 인민들의 모가지를 비틀고 있다는 소리다.

북한의 현 체제를 인정하는 좌파들의 첫째, 문제점은 강한 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비굴함이다. 북한의 모습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의 이익을 위해 북한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할 일 다해주고, 정작 할 말은 못하는 꼴을 두고 하는 말이다.

북한은 그동안 강성대국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대부분을 권력층의 안녕과 군사대국하를 이루는데 쏟아부었다. 大國이 될려면 최소한 경제에 매달려야 하는게 오늘날의 순리지만, 북한권력은 그 반대로 수레바퀴를 돌려온 것이다.

김정은 체제의 미래상은 두고 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의 행태를 볼때 북한의 권력층은 이 세상을 순기능적으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경제를 부흥시켜 인민들을 잘살게 해줌으로써 인민들의 절대적 호응을 얻을 수 있고, 이것은 결국 자신들의 권력입지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보단, 인민들을 굶겨 입에 풀칠이나 하게 함으로써 권력의 손가락질에 쉽게 따르게 만드는 것이 권력 공고화의 당연한 논리라고 여기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엔 가장 위험한 길이지만, 북한권력에겐 참 쉽고도 당연한 선택이기도 한 것이다.

결국 북한권력이 이룬 것은 군사대국화다. 김일성 초기의 국토 요새화를 넘어 김정일 시대엔 핵 및 화생방 무기 등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각종 사이버 무기 확충까지.. 그 강도는 계속 증가해 온게 사실이다. 이에 비해 인민들의 삶은 반비례로 아사를 경험하고 있을 정도로 참혹한 상황이다.

 결국 남한의 좌파들은 일단은 성공한 북한의 군사대국화와 북한권력층의 공고한 현 체제에 머리를 숙이며 그들에게 다가갔던 것이다. 대량살상무기로 무장한 절대적 북한 권력층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은 남감하고 암울할 뿐이다.

북한의 권력이 개혁 개방과 인민들의 자유와 평온한 삶을 자신들의 멸망으로 보고 있는 이상, 북한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과연, 좌파들이 북한의 현 권력을 인정하며 추구하겠다는 것은 뭘까?

일단, 겉으로는 여전히 튼튼한 북한권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으니, 이를 이용해 북한을 변화시키겠다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

물론, 좋다. 북한인민들은 회생불능 상태이니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도 일단, 인정하고 있지 않는가?

하지만, 정말 이것 밖에 없냐는 것과 향후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이다. 좌파들이 북한을 쉽게 보고 있다는 말은 이것이다.

북한의 권력유지의 의지를 제대로 꺽을수가 있느냐는 것이 관건인데, 김정은 체제의 대응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김정일 시대의 경우를 보면, 스스로 헤게모니를 내주며 이용당한 쪽은 남한의 좌파들이라는 것이다. 초기의 숨통을 터는 시점에서 그들 앞에서 무장해제를 한 것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습성을 바꿀 능력도 생각도 없는게 더욱 문제다.개성공단을 유치한 것만 해도 다행이라 할지 모르지만, 북한 경제와 인민들의 삶은 오히려 퇴보해 왔다는 사실은 북한정권의 의지가 제일 중요함을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하겠다.

좌파들은 지금 미국에겐 극단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미국에 예속'이란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우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라 보여지지만, 우리의 현실을 안다면 이건 쉽지 않은 일이 아닌가?

그럼, 미국이 물러나면 어떻게 될까? 경제도 있지만, 일단 군사력 말이다.

중국이 한반도의 혼란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의 움직임을 하나부터 열까지 제어할 수는 없으며, 일시적 혼란을 넘어 한반도가 북한식 통일이 되는 것이 중국에 더 유리 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결국 군사력과 침투능력에서 훨씬 앞선 북한의 통일 능력은 바로 남한의 파멸을 초래할 것이다. 결코 아니라구? 현실은 현실이다. 남한이 경제적으로 북한을 통일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시간을 요하기에 우리가 먼저 당할 가능성이 크다.

남한이 미국 철수 후에 북한에게 적극 협조적이 되면, 북한이 그들의 노선을 접을 수 있을까? 오히려, 더 쉬어진 남한을 접수하고픈 욕망이 더 꿈틀 되지 않을까!

6.25 같은 전면 남침만 전쟁이 아니다. 북한은 비대칭 전략을 더 선호할 것이다. 남남갈등 극대화, 탁월한 침투력에 의해 소리 없이, 소리도 지르기 전에 남한을 접수할 것이다. 남남갈등의 극대화의 병행으로 남한 스스로도 죽음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개입을 백지화했을때 이야기지만, 좌파들이 바라는게 이게 아닌가 싶다.

한반도가 북한에게 접수되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김정일이든 김정은이든 북한이 최소한 지금의 체제를 갖고서 통일을 이룬다면, 남한에서는 북한 식의 피바람이 불 것이 당연하다. 북한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다.

친일파, 재벌, 자유주의자, 공무원 등이 제일 선에 오를 것이다.

문제는 분류작업이다. 친일파도 나름이고, "뼛속같이 친미"라며 좌익사상을 뿜은 판사가 구제될거냐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건희 같은 재벌 경제인을 그대로 처단하겠냐는 것도 두고 볼 일이다. 이용해야 할 가치가 있다면 오히려 살려 둘 가능성이 더 크다.

그리고 좌익 중에서도 숙청 대상이 분명 생길 것이다. 친일파 집안도 있을 것이고 재벌과 끈이 있거나 가진 자도 분명 있기에 그렇다. 그들의 향방도 장담할 수 없다. 북한 김일성의 초기 숙청과정을 보면, 집안 싸움이 더 무서웠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체제를 이용해 남한내의 각종 (좌파가 말하는)암적 존재들인 친일세력, 재벌, 자유주의자 등을 싸그리 멸종시키는게 불가능하다는 소리가 나오게 된다는 소리다. 오히려 자신들도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다. 통일 후에는, 남한의 좌파들을 북한정권은 쉽게 믿지 않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북한의 한반도 통일 후 어떤 식으로 흘러가겠냐 이다.

계속 병영국가로 가느냐, 아니면 중국식 개혁 개방이라고 취하느냐인데, 아마 목표를 이룬 이상 강한 독재보단, 좀 더 개방노선을 취할 지는 모른다. 남한에서 살아난 자들의 입김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도 역시 중요한 것은, 북한정권의 생각이다. 개혁 개방이 만민을 위해 필요하다는 걸 절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한반도 통일은 일단, 피바람이 불 수 밖에 없고 그 피바람을 맞을 자가 분류될 것이지만, 좌파들의 생각과 같이 그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주체사상으로 통일된 남북한의 미래의 모습은  남북한 경제의 도약을 이루는게 정답이지만, 현 남한조차 버거운 통일 비용을 북한이 과연 제대로 통일을 순기능적으로 완수할 지는 의문이다.

남북한 어느 쪽이 통일을 주도하든지간에 중요한 것은,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선 주체자가 누구여야 하는가 이다.

남한 좌파들도 이제는 성공하고 있는 북한권력에게 아부하는 모양새보단, 원래의 우리 식의 통일로 이끌기 위한 목표를 착실히 수행하는게 더 중요할 것이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우리의 생존과 이익이 된다면 그들을 이용하는 지혜가 더 절실하고, 북한에 조문을 가더라도, 클린턴 주치의가 김정일의 건강을 세심히 관찰하는 이면 전략을 구사했듯, 북한의 인민들을 구제할 방안을 찾는 노력을 반드시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 충고를 뼛속깊이 새겨야 후손들에게도 떳떳할 것이다.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대왕의 정신이 천명하듯, 북한정권이 인민을 인간으로 생각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단 말이다. 통일은 이런 고뇌들이 뭉쳐야 이루어지는 어려운 작업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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