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c '나가수'화면

‘나가수’가 전임 김영희PD에서 신정수PD로 교체된 후 음악적 전문성이 강화되면서 임재범이란 걸출한 스타를 배출해 내며 한여름 인기를 독차지 했다.

그러나 임재범이 떠나면서 음악성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예능성과의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 기본방향이 흔들리면서 위기에 빠졌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나가수'가 가요 프로그램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나가수’는 유명 개그맨을 매니저로 영입, 재미라는 예능성과 가창력 있는 가수의 음악성이라는 표현을 통한 존재감이 특징이었다.

또한 음악성과 더불어 중요한 것이 출연가수가 청중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간직하고 있어야 했다.

그것은 예능과 더불어 또 하나의 흥미와 관심을 갖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였다.

그러나 임재범 이후 그런 가수가 등장하지 않았다. 음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JK김동욱, 김조한, 김경호, 장혜진, 인순이, 자우림,조관우, 조규찬, 바비킴, 윤민수 등이 출연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인순이가 초반 가창력 있는 노래와 감동적인 인생스토리로 청중들에게 다가갔지만 고소 건이 불거지면서 대중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김건모 이소라 김범수 박정현 등 방송 초기 출연진에 비해 지금의 출연진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무명의 가수 적우가 등장한 것이다. 그는 출연 전부터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처음엔 적우는 톱가수들을 섭외하지 못한 '나가수' 측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비앙냥도 들어야 했다.

또한 라이브 바, 가라오케 밴드에서도 노래한 것을 룸싸롱 경영, 마담 등으로 와전돼 구설수에 오르며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중은 높은 음악성은 물론 대중과 같이 할 수 있는 인생스토리를 가진 ‘나가수’ 가수를 원했기에 적우의 요란한 등장(?)은 되레 높은 관심을 끌었다.

지난 2004년 '파도를 훔친 바다'로 가요계에 데뷔한 적우는 현재까지 세 장의 정규앨범과 두 장의 스페셜 앨범 등 모두 5장의 앨범을 냈지만 주로 OST 음반에 참여해 대중적으로 폭넓은 인지도를 갖고 있진 않다.

드라마 '황금사과', '문희', '서울 1945' 등에서 그의 허스키하고 애절한 목소리는 극의 재미와 몰입도를 한층 더 높였다.

적우는 이런 허스키한 자신의 목소리를 “노래를 많이 부르다보니 약간 허스키해 진 것 같다며 '뚝배기같은 목소리'”라고 자평했다.

한편, 적우의 출연은 '나가수' 자문위원인 서울예대 장기호 교수의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호 교수는 7월 MBC ‘뉴스투데이 일요인터뷰’에 출연해 ‘나가수’에 추천하고 싶은 가수로 이승철, 나얼과 함께 적우를 지목한 바 있다.

‘나가수’에 합류한 적우는 “‘나가수’가 날 살렸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소름이 쫙 끼쳤다. 날 아무도 모를텐데, 나 같은 가수 섭외한다는 거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일이다. 인지도 0%인데, 너무 고마웠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나가수의 다시한번의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어 “‘나가수’가 살린 것과 마찬가지다. 너무 힘들어서 그만해야 하나 생각하던 차에 섭외가 왔다. 사실 정말 가수로서 멋지게 살고 싶은데 잘 안됐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섭외가 온 거다”고 말했다.

적우는 "13년간 무명 시절을 겪었다. 본명은 박노희고 나이는 만으로 마흔"이라며 "라이브 바, 가라오케 밴드에서도 노래했다. 잘 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생계를 위해 그랬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너무 감사했다. 좀 더 예쁘게 살았으면 좋지 않았을까"고 솔직하게 말했다.

적우가 무대 위로 등장하자 MC 윤종신은 "잘 알려지진 않았으나 가수들 사이에서는 숨은 고수로 불린다"며 소개했다.

27일 방송된 ‘나가수’무대에 오르기 전 적우는 "난 항상 신인이었다. 평가단이 아무 마음 없이 그냥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 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건넸다.

장혜진의 빈자리를 채우며 마지막으로 무대에 선 적우는 윤시내 '열애'로 무대를 꾸몄다. 적우는 무대에 오르고서도 긴장감을 떨치지 못한 채 굳은 표정을 보였다.

그는 간결한 편곡 위에 허스키한 음성을 쏟아냈다. 그는 곡이 진행될수록 다양한 음색을 오가며 긴장감 넘치는 공연을 선보여 청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는 노래 말미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쏟았으며, 무대가 끝난 후 적우는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쏟으며 퇴장했다.

청중평가단은 그를 기립박수로 그를 응원했으며 동료가수들과 자문위원단 역시 그의 첫 무대에 호평을 내놓았다.

첫 출연에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통한 적우는 "내 노래를 들어주신 청중들이 너무 고마웠다"면서 눈물의 소감을 전했다.

‘나가수’ 사람들은 무명가수가 만들어낸 인생스토리와 그 음악을 통해 다시한번 ‘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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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연 기자  webmaster@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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