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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성추행 사건, 목소리 높이던 여성단체들 어디 갔나
안호원 | 승인 2020.04.27 02:35
오거돈 전 부산시장
지난 4. 15 총선 압승으로 축제 분위기에 쌓인 더불어민주당에 뜻하지 않은 이변이 발생해 민주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교수 겸 박사] 오거돈 부산시장의 강제 추행 사건에 따른 기자 회견에서다.물론 즉각적으로 당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공개 사과를 했지만, 국민들로서는 거름직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총선이 끝난 23일 여직원 강제추행을 인정하는 사퇴기자 회견을 갖는 등 4차례에 걸쳐 부산시민에게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피해자에게 대한 사과는 짧았다.
 
수사. 재판을 염두에 둔 듯 진심어린 사과에 반성의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말로는 강제 추행을 인정하는 듯 했지만, 계획적인 추행은 아님을 은근히 내세워, 형량을 줄이며,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간악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는 몰랐는데, 뒤늦게 잘못된 것을 알게 되었으며 고의성은 없었다.’는 자기 방어용 논법을 구사하면서 수사의 초점을 흐리게 하고 있다. 피해자에게 5분의 시간은 매우 긴 시간이다.
 
민주당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과연 몰랐을까?
 
석연치 않았던 오 전 시장의 행보를 민주당이 전혀 몰랐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지난 14일 연가를 내고 15일은 비공개로 투표를 한 후 총선이 끝나자마자 사퇴기자 회견을 가졌다. 광역단체장으로서 이 문제에 대해 누군가와는 상의를 하는 건 기본 상식이다.
 
이 같은 오 전시장의 추행 사건을 민주당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과연 몰랐을까? 더구나 오 전 시장은 재빠르게 이번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공증’을 문재인 대통령의 친정과도 같은 ‘법무법인 부산’에 맡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지역의 대표적인 법무법인인 부산은 1980년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설립한 합동법률사무소가 모체로, 95년 문 대통령이 정식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출마 직전까지 대표변호사로 활동했다.
 
현재 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정재성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로 부산 지역 친문 그룹의 핵심으로 알려져 있다. 정 변호사는 2018년 6ㆍ13 지방선거에서 당시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선거대책위의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야당과 지역정가에서는 이런 관계에 주목해 오 전 시장 측과 청와대 및 집권 여당 사이의 사전 교감을 의심하고 있다. 집권 여당은 오 전 시장을 중징계인 제명을 하면서 꼬리 자르기 식으로 사건을 일단락 시키려는 의도를 내 비취고 있다.
 
집권 여당이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사전에 파악하고도 총선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사전 조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사건 실체 파악에 난항을 거듭 할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현행법상 피해자가 합의를 보고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또 거듭되는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도 큰 문제다.
 
법조계에 따르면, 오 전 시장 측은 이달 초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직후 피해자의 사퇴 요구를 받아들여 법무법인 부산에서 ‘이달 내로 사퇴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고 ‘공증’을 받았다.
 
피해자 측에서 오 전 시장의 성추문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이달 내’를 조건으로 제시했으며, 오 전 시장 측에서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2월 문 대통령의 측근인 유재수 전 부산부시장이 뇌물 혐의로 구속 상태인데, 5개월 만에 또 오 전 시장의 성추행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부산시민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오죽하면 안희정, 정봉주, 민병두, 오거돈의 성추행 사건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더듬어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니냐는 냉소적인 비난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의 ‘가신’으로 불리는 ‘부울경’(부산. 울산. 경상남도)단체장들이 줄줄이 법정에 서게 됐다.
 
진보성향 女性단체는 與性단체
 
이 세 곳 지방자치단체는 업무 평가도 하위권으로 평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쉬운 것은 이런 성 추행사건이 터졌는데도, 여성 시민단체가 침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여성은 ‘황족(皇族)’으로 ‘비단’같은 대우를 받고, 어느 여성은 ‘천민(賤民)’으로 ‘걸레’같은 대우를 받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건, 여성 단체들이 서지현 검사가 2018년 방송에 나와 성추행 피해 관련, 인터뷰를 했을 때는 빠르게 입장 표명을 한 반면에, 작년 5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달창'이라고 하자 "여혐 표현"이라며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한바 있다.
 
그런 여성 단체들이 여당의 ‘표’ 모 의원이 국회의사당 안에서 남자들이 봐도 무안하고 무색할 정도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합성나체사진을 들고 희죽거릴 때, 이를 제지하는 야당의원들에게 여당의 ‘이’ 모 여(女)의원이 냉소를 지어보이며 즐기는 모습을 보일 때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정당, 이념을 떠나 같은 여성으로서 치욕적일 수도 있기에 지적을 해야 하는 데 외면을 했다. 이번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강제 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한국여성민우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참여연대 등 다수의 여성·인권 단체들은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거나 성명을 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민단체들 사이에선 "여성 단체들이 미투 운동 초기 ‘좌파 성향 가해자들’에 대해 관대하더니 이번에도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성 단체들은 그간 집권 여당에는 관대하고 유독 보수. 야당에 대해서만 '선택적 분노'를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었다.
 
지난 2018년 친문 성향의 연출가 이윤택씨의 극 단원 상습 추행에 대해 여성 단체들은 일주일이나 침묵하다가 여론에 떠밀려 할 수 없이 성명서를 낸바 있다.
 
작년 5월 민주당 소속 유승현 전 김포시 의회의장 아내 폭행 사망사건과 이번 총선에서 경기 안산에 출마한 김 모 당선자의 경우, 팟캐스트 '쓰리연고전' 방송에 출연, '섹 드립(성적 농담)과 “빨아 라”는 욕설들을 마구 쏟아냈어도, 서울시에서도 박원순 시장 비서실 직원이 서울시 여성 직원을 회식 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어도, 여성단체들은 여전히 경쟁이라도 하듯,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죽하면 세간에 "우리 여성 단체 '여(女)'자는 '더불어 여(與)자'인가"라고 비꼬는 말들이 쏟아져 나올까.
 
집권 여당과 그 주위를 맴돌던 인사들의 이러한 파렴치한 성폭력이나 성추행 사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성폭력과 성추행 등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여성 단체와 여성. 인권 단체들은 무엇보다도 정의와 공평 그리고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들의 권익 보호와 인권 유린, 그리고 성폭력 및 성추행 등 성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을 찾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의 ‘공기’로서 역할을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편향에 기울어져 그동안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나 집권당에 편향된 행보를 보여 국민들로부터는 정치적 시민 단체 또는 어용 단체라는 비판의 소리와 함께 차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지금까지 이런 이름이 알려진 여성 단체나 여성. 인권 보호 단체들은 단체의 장이나 간부 인사들이 정치권에 줄을 대어 비례대표나 지역구로 공천을 받아 국회에 진출하는 통로 역할을 해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연 이런 단체들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심각하게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한편으로 우려되는 것은 이번 오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내년에 재. 보선을 실시하게 되는 데, 총선 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부산 출신 조국이 내년 4월7일 부산시장에 출마, 명예를 회복한 후 당선을 발판으로 대선까지 가야 한다.”는 말을 했다는 게 귀에 거슬린다.
 
그 말은 민주당이 오 전 시장이 성 추행 사건으로 사표를 낼 것이란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민주당 당헌에는 ‘부정. 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한 경우, 그 지역, 재. 보선에 후보자를 내지 않는다.’로 규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민주당이 과연 그 당헌을 지킬지, 수정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국민(유권자)은 ‘배를 띄울 수도, 배를 뒤집어엎을 수도 있는 물’과 같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왕정시대에 임금이 스스로 ‘과인’(寡人)이라 부른 것은 자신을 낮추며 겸손함에서 유래된 것이다. 특히 정치인들에게 퇴계의 항룡유회(亢龍有悔)를 말하고 싶다.
 
‘성공에 집착하다보면 눈물을 흘린다.’는 뜻으로 지나친 과욕(過慾)은 결국 처참한 죽음(死)뿐이라는 교훈이다. 생명과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또한 모든 것은 지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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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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