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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인사정쟁(人事政爭)으로 극단적 논쟁과 갈등 증폭시켜
안호원 | 승인 2020.01.08 17:50
문재인 대통령
야누스(Janus)로 불리는 ‘조국’이란 두 글자를 빼고 기해년 한 해를 정리할 수 있을까?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교수 겸 박사] 국민은 지난해 말까지 문재인 정권의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법무부장관에 오른 조국이 추락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본격적인 수사 대상이 되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예상과는 달리 영장이 기각되면서 쉼 없이 달려왔던 검찰 수사가 일정 부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법원은 조 전 장관에 대한 영장 기각의 사유로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직시해, 도주 우려가 없는 박근혜 대통령의 구속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법원은 조 전 장관의 부인이 이미 구속된 상황에서 그를 구속할 경우 가정이 파괴될 것이 우려 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 역시 과거 장영자 사건에도 가정을 갖고 있는 부부가 모두 구속된 바 있다.

조국이 기각이 되었다고 검찰이 무리한 수사라고 할 순 없다.

법원은 조 전 장관의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개인의 가정사를 감안, 구속 수사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와 여권이 내놓은 논평은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될 요지가 있어 적절치 못하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밝힌 사유 중 자신들에게 유리한 일부분만 따서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선동하는 청와대와 여권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조국 파문은 그것이 남긴 흔적들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경자년 새해가 되었어도 강렬한 논쟁이 거듭되고 있다.

무엇보다 민낯이 드러났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86세대가 사회 기득권층이 되고 대물림을 통해 이를 유지하려 했다는 것을 조 전 장관이 대표해 보여줬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과 청와대의 울산 시장 선거개입 의혹, 조국이 민정수석이던 시절에 벌어진 일들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여권에 타격을 입힌 것처럼 보이는 조국 가족 파문으로 인해 여권이 원하는 정책 몇 가지를 수월하게 밀어붙였다는 거다.

그 첫째가 검찰 개혁이다 조국 일가 수사를 겪은 청와대와 여권은 피의사실 공표금지 등을 골자로 한 법무부 훈령을 밀어붙였고 그것도 부족해 상시로 운용되던 검찰청의 수사 브리핑은 모두 금지됐고, 기자와 검사는 접촉 불가로 만들어 국민들의 알권리를 박탈했다.

교육제도 변화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의 딸의 대학. 의전원 입학 특혜 의혹과 관련, 정확한 조사 지시는커녕 뜬금없이 대입제도를 정시 위주로 바꾸도록 지시했다. 국민이 듣고자하는 것은 무겁게 입을 다물고 있으면서 말이다. 자사고 폐지도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교육부도 당혹해 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발표된 사학 개혁안도 조국과 무관치 않다. 그의 아버지가 인수한 사학재단에 어머니. 동생. 부인이 모두 이사나 핵심인력으로 참여한 것이 드러났다. 조국의 공소장을 보면 자녀 인턴 활동증명서 위조, 대학원 입시 서류조작, 허위 공직자 재산 신고, 증거은닉 교사, 등 11개의 혐의가 적시되어있다.

사실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도저히 상상하기조차 힘든 범죄를 사회의 최고위 지도층 인사가 버젓이 저지른 것이다. 물론 조국 본인은 ‘상상과 허구에 기초한 정치적 기소’ 라고 강하게 항변하지만, 이미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와 증언이 수두룩하게 나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검찰에 대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든 수사였지만 결과는 너무 옹색했다.’ 며 ‘검찰 수사는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었다.’고 주장했다. 기가 막힌다.

입시서류 조작으로 선량한 다른 학생들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고 재산 규모를 엉터리로 신고하며 국민을 속였는데도 옹색하다고, 쥐 한 마리가 벌인 작은 소동에 불과하다고 하다니, 도대체 어느 정도의 범죄 사실이 드러나야 검찰이 수사를 하는 게 마땅하다는 것인지. 청와대와 여권의 그 뻔뻔함과 큰 배포와 몰염치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조국에 대한 구속 영장 기각이 수사 축소나 위축으로 이어져선 안 될 일

많은 국민은 조국 이 자식들의 불법 대학 입학과 불법 펀드 운용 등 개인비리에 얽혀있는 것은 물론 감찰 무마 의혹, 울산 관권 선거 개입 등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는 공정과 정의를 앞세운 문 정권의 존재 이유에 대한 국민의 항의성 질문이기도 하다. 모든 검찰 수사는 현재까지 진행형이다. 아직까지 국민의 의구심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줄 어떤 결과물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정부는 말만 번지르르하게 한다.

정작 국민이 궁금해 하 는 것은 입을 다물고 있다. 그 이전 정권과 다를 바 없다. 자기편에 대해서는 ‘봄바람’같은 잣대로 사정의 칼날을 거두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허탈감에 빠져있다. 아쉽게도 조국. 대통령. 여권인사들의 발언은 국민의 바람과는 딴 곳으로 향하고 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 는 선(善)과 악(惡)이 공존하는 한 생명체이지만, 의학적으로 볼 때, 조국은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발육부진아(兒)로 비정상적인 자아분열의 육체를 갖고 있는 나르시스트(narcissist)다.

그 뻔뻔함으로 복직을 하고 대학 강의계획서도 제출하는 것을 본다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여권인사들도 마찬가지로 나르시스트라고 생각된다. 일명 ‘자기 도취자’로 불리는 나르시스트의 특징은 부정. 비리 등의 행위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며, 잘못한 줄 잘 알지 못한다. 또 권력을 추구하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자신을 과시하려 들고,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여긴다는 것이다.

나라가 개판이 되어도 문 대통령은 한(恨)을 풀게 됐다. 조국을 지키고 청와대의 비리를 은폐하고, 또 자신의 신변도 보장 받을 수 있는 공수처 법이 의결되어 작업만 남았다. 경찰의 권한을 대폭 늘리는 수사권 조정안도 이변이 없는 한 뜻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인사정쟁(人事政爭)으로 얼룩져, 극단적 논쟁과 갈등 증폭시켜

더불어 민주당과 4개군소정당의 집합체인 이른바 사이비(似而非)‘4+1’이 그렇게 합의(?)를 했다. 공수처 수사대상에서 국회의원을 뺐고, 수사권 조정도 국회 사법개혁추진위에서 다뤄졌다. 가히 ‘경국대전’ 이라 부를 만하다. 합법적인 교섭단체를 배제하고 날치기로 통과시킨 이 법은 위헌소지가 많아 다소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 부분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건 ‘국가보안법 폐지’였으나 이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문화 되다시피 했기 때문에 여권에서 다루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쓸데없이 분란을 조성 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국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문 대통령의 꿈은 차례차례 성사되고 있다.

앞서 2012년 총선 때는 ‘소원’ 이라던 송철호의 선출직 진출은 울산시장 당선으로 실현됐다. 이번 추미애 법무부장관 임명도 그렇지만 문 대통령은 국회 청문회에서 동의를 얻지 못한 부적격자라도 자신이 아끼는 사람을 원하는 자리에 거의 다 앉혔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지형도 바라는 대로 성취했다. 대통령의 인사권은 폭넓게 인정돼야 하지만 그 또한 국민에게 위임 받은 권한이다. 국민 전체의 뜻과 방향에 부합하도록 행사해야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사는 아무리 숙고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여러 번 숙고할 기회가 많았지만, 매번 이를 무시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했다. 인사를 놓고 정쟁(政爭)으로 얼룩져, 극단적 논쟁과 갈등을 증폭시켰다.

이유 불문하고 이번 조국 사태는 국론 분열을 초래하고 국민 통합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리더십의 실상으로 인해 향후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국민 누구도 원하지 않는 결과였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점은 이번 사태의 시작부터 결말까지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참모나 원로가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모두가 대통령 앞에서 ‘사슴(鹿)을 말(馬)’이라고 했다. 대통령과 청와대, 여권의 인식 틀에서는 경제도, 안보도, 외교도, 국방도, 부동산 값도 안정적이라고 ‘자만’ 한다.

그야말로 태평성대가 따로 없다. ‘여소야대’ 국회가 나눠 먹기식 운영으로 어느 새 ‘여대야소’가 됐다. ‘선거법 개정’이라는 ‘당근’으로 의원 수십 명을 여권 편으로 만들었다. 이젠 헌법 말고는 못 고칠, 못 만들 법이 없을 정도가 됐다.

시스템적으로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 제도라도 도입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무릇 제도란 시스템에 기대야 한다. 선의에 기댈 수는 없다.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수사팀에 대한 인사를 통해 수사 방해를 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검찰 수사를 폄훼하거나, 겁박을 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수사로 사건의 전말을 밝혀야 하고 감찰 무마의 진상과 윗선이 누구인지를 명백하게 밝혀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남김없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지시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혹만 부추길 뿐이다. 국민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가 아니라 동물 같은 정치 개혁이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어리석음을 보이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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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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