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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사태 최종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
안호원 | 승인 2019.10.28 17:01
문재인 대통령,두 달여 동안 온 나라를 뒤흔들어놓은 최악의 인사에 대해 대국민 사과는 없었다.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교수.박사] 조국이 법무부장관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 실세의 입김이 살아있다. 그가 불명예로 물러난 후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고 추켜세우며 영웅처럼 치하했다.

아주 나쁜 선례를 남기며 국민들을 양분화 시킨 문 대통령은 조국 편에 서서 조국과 조국 가족의 비리를 밝힌 언론을 몰아세우며, 여전히 신속한 검찰개혁을 하라고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심지어는 정부 뜻에 어긋나는 보도는 모두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지적 했다.

심리학 측면에서 보면 인간에게는 본디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싶어 하는 확증편향을 갖고 있는데, 대통령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국민의 함성, 광화문 광장의 민심은 아예 외면하는 것 같다.

조국과 그 가족들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왜 검찰 개혁이 대통령에 의해 재삼 강조되어야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인사권을 쥐고 있는 살아있는 권력 앞에 검찰은 인사권자(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면서 수사의 독립성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검찰의 수사 착수 58일 만에 11개 혐의 피의자로 구속영장 실질검사를 받기위해 서울 중앙 지법 포토라인에 선 조국의 아내 정 경심을 보면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의 관행과는 달리 포토라인 앞에서 선 ‘주요 사건 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정경심’에게만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공영방송인 KBS는 아예 생중계도 하지 않았고,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 등 대부분의 언론매체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생중계 뉴스 영상 속 정경심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더구나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 조차 각 언론사에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만을 전송했다.

다음날 대다수 조간신문 독자들은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을 볼 수밖에 없었다. 헌법 11조가 규정한 ‘법 앞의 평등’이 이뤄지지 않는 등 살아있는 권력에 의한 ‘특혜’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은 분노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껏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주요사건 피의자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왜 ‘정경심’에게만 예외를 적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언론사도 설명을 하지 않았다.

정씨의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 있는 단국대 의대 장영표 교수는 참고인 신분에 불과한데도 지난 달 검찰조사 당시 모든 언론에 얼굴이 공개됐다. 정작 피의자인 정씨는 비공개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 DB그룹 전 회장의 경우, 정씨와 같은 날인데도 수갑 찬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인권과 초상권, 공인여부 등 그 어떤 이유를 말한다 해도 언론이 유독 정씨 얼굴만 가린 이유를 받아드릴 수 없다.

법무부가 그처럼 떠드는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 준칙’ 상의 초상권 보호 규정을 적용한다 해도 마찬가지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씨는 공인(公人)도 아니고, 고위공직자 부인도 아닌 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조국을 여전히 감싸고 있는 대통령의 묵시적인 입김이 작용한 것은 아니지. 이에 앞서 탄핵국면의 언론보도를 보면 더 이해 할 수 없는 사진이 많다.

2016년 10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 포토라인에 섰던 최순실씨는 민간인으로 모자와 안경, 스카프까지 두른 채 고개를 숙이며 최대한 얼굴을 가리려고 했지만, 끈질긴 기자들의 추격에 의해 헝클어진 머리에 풀린 눈의 최씨 사진이 전 언론에 도배질되기도 했다.

또 정씨의 딸 정유라는 덴마크에서 옥살이 후 귀국하자마자 수갑을 찬 채 검찰청 포토라인에 섰다. 검찰이 청구한 두 번의 영장이 모두 기각 되고 결국엔 기소도 못한 수사였는데, 이후 다른 이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할 때도 언론은 어김없이 그녀의 얼굴 사진을 모두 공개했다.

특히 문 정권이 들어서 수사했던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지난 해 12월 수갑을 찬 채 포토라인에 섰고, 언론에 어김없이 얼굴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그 역시 구속영장은 기각되었지만 그는 끝내 ‘모멸감’을 느끼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물론 피의자 일지라도 형 확정 전에 포토라인에 세워 망신을 주는 인권침해는 없어야 한다. 이 문제는 언론 내부에서 조차 꾸준한 논란거리였다. 그러나 이제까지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들 누구도 얼굴 공개는 묵시적으로 묵인된 관행이었다. 공인과 무관한 민간인도 예외가 없었다.

이는 언론이 대중의 환호에 영합한 측면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피의자의 인권침해와 초상권에 앞서 국민의 알권리를 우선한다는 암묵적인 보도원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부사장이 지난 2018년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으로 포토라인에 섰을 당시도 초상권을 지켜준 언론은 없었다. 경쟁적으로 치부를 드러내는 것까지 공개하며 인권을 무시했다.

웃기는 건 이런 사진보도에 대해 보도사진 상(賞)까지 줬다. 문제는 정씨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함으로써 앞으로 더 큰 과제를 안게 됐다는 것이다. 포토라인 앞에 선 피의자가 확실하게 공인이 아닐 경우 얼굴을 공개 할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전직 장관 부인인 정씨는 누가 뭐라 해도 살아있는 권력으로 인한 특혜가 아닐 수 없다. 늦게라도 조국이 장관직을 떠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하지만 이토록 오랜 시간, 온 국민을 두 편으로 쪼개고, 서로 양분 화 되어 싸우게 만든 것은 너무 무책임했다.

조국이 온 나라를 이렇게 뒤집어 놓을 만큼 중요하고 대단한 인물이었는가. 그로 인해 상식이 무너지고 우리 사회를 지탱하던 가치체계가 완전 혼란에 빠졌다. 정권은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 온갖 수단 방법을 동원 했다.

관변 시민단체를 동원 여론화하며 국민들을 충동질했다. 과거 독재 정권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정치공작들이 다시 등장한 것 같다. 사슴을 말이라 우기고 동의하지 않으면 적폐청산 대상으로 올가미를 씌웠다. 정권을 쥐면 무엇이든 해도 되는 건가.

국민들의 가슴을 이렇게 찢어 놓아야 했던 진짜 이유가 뭔가? 정치권이 온통 정권을 잡으려고 미쳐 버리면, 민생 국정은 누가 책임 질 것인가.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 가치, 자유와 공정과 올바름이 이긴다는 믿음은 이미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었기에 누구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집권세력의 프리미엄은 몇 배로 누리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임기 이후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권력의 칼을 휘두르면서도 피해자 시늉을 낸다. 국정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정세가 짙은 안개속이다. 북한의 행태가 심상치 않다.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여기에만 전념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이다. 청와대와 여당과 국회가 안보와 경제문제로 종일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해도 부족할진대, 조국 한 명을 살리기 위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이 말이 되겠는가.

국민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문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민모두를 섬기겠다.”고 한 약속부터 많은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오직 진영과 핵심지지층에게만 초점을 맞춘 행보를 이어왔다. 소득주도 성장, 탈 원전, 등의 정책이 그랬고, 인사(人事)마저 ‘마이웨이’로 일관했다.

한마디로 반대편의 말을 듣질 않았다. ‘조국 사태’ 발생 전까지 청와대와 법무부는 특수부 폐지나 축소를 거론조차하지 않았다. 그러나 집권 2년이 지나도록 허송세월만 보내다 조국 가족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시점에서 대통령과 여권이 ‘특수부 축소를 강조하는 건지,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현 정부 들어 ‘적폐수사’를 도맡다시피 했던 서울 중앙지검 특수부의 검사수가 23명에서 43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사실엔 무엇으로 해명할 것인가. 이 때 조국 당시 민정수석은 제지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만 봐도 검찰 개혁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긴 어렵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지시하고, 국민들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 ‘검찰 개혁’ 유공자로 조국을 감싸지만 말고, 반대편 국민들의 소리도 경청하며 포용해야 한다.

특정인의 유무죄를 사람들이 가리게 되면 인민민주주의가 되어버린다. 사법부가 분명이 있는데도 대통령이 ‘조국 수호를 위해 윤석열을 퇴진’시키라는 서초동 군중의 무법적 주장을 동조한다면 헌법적 책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이 사태의 최종적인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한다. 어떤 살아있는 권력도 민심을 이길 순 없다. 이제 곧 조국이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온 국민이 조국의 처리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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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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