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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 ‘조국을 지켜야 우리가 산다.’
안호원 | 승인 2019.09.11 18:40
조국에게 쏟아진 불법, 편법, 의혹은 역대 다른 후보자들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시인 겸 수필가] 건국 이후 국민들이 자유롭게 정권을 선택했고 정권이 여러 번 바뀌었다. 그런데도 왜 늘 똑같은 정치로 비난을 받고 무너지는 지? 문 정권역시 전 정부의 실패 경로를 잘 알줄 알았는데 더 심하게 비난을 받고 있다.
 
‘나와 내 편만이 무조건 옳다’는 독선과 아집의 어깃장이 하늘을 찔러서다. 절대 권력 앞에서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조국 법무부장관임명 논란이 그렇다. 웃기는 건 정권 핵심들이 ‘적폐청산 영웅’ 이라고 치켜세우던 검찰을 느닷없이 ‘적폐 청산 대상’으로 몰아붙이며 협박을 하는 기(奇)현상이 벌어졌다. 오만한 발상만큼 기막힌 건 이들이 얼마 전까지 코드 인사와 진박 타령을 그토록 두들겨 패던 부류들이 아닌가.
 
문재인, ‘사람이 먼저다’에서 ‘내 편 사람이 먼저다.’로
 
‘그래서 어쩔 건 데’ 식의 모르쇠도 있다. 오죽하면 ‘사람이 먼저다’ ‘내 편 사람이 먼저다.’ 라는 유행어가 생겨나고 “내가 딸이 있는지 정말 몰랐어요. 이번에 청문회를 하면서 알았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와이프 딸이다. 와이프 딸을 내가 어떻게 아나? 암튼 딸 관계는 죽은 부친에게 물어보겠다.”는 말이 장안에 떠돌며 웃음거리를 만들고 있다.
 
조국 사태로 나라가 온통 시끄럽고 두 동강이 났지만 한.미 동맹과 한. 일 결속이 흔들리고, 북한은 제 철을 만난 듯 연이어 핵미사일을 발사해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여야 관계는 꼬일 대로 꼬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조국을 장관으로 임명했다. 임명해야하는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
 
국정 난맥에 대해서는 벙어리 정부다. 그러면서 그 특유의 남 탓은 여전하다. 언론 탓, 전 정권 탓으로 돌린다. 문 대통령은 ‘조국 후보자 가족 논란을 뛰어 넘어 대입제도 전반을 재검토하라고 지시를 했다. 정작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하는 조국과 관련된 부분은 언급이 없다.
 
얼핏 생각하면 전 정권의 교육제도 실책을 꼬집는 뉘앙스가 풍긴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교육제도가 아니라 위선과 이중성이 핵심이다. 민심과 맞서겠다는 오기와 코드가 문제다.
 
문 대통령은 이미 부적격자들을 ’반대 많던 장관들이 일을 더 잘한다.’ 며 10여명을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하는 자세를 보인 바 있다. 이번 개각으로 22명이 청문회 보고서 없이 임명되는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니 각료들의 수준이 엉망이고, 나라는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조국(佻掬),’
 
문 대통령은 해외에서 유람선이 침몰했을 때도 새벽에 장관회의를 주재 할 정도였지만 잇단 북한 도발과 심한 욕설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침묵하며 대꾸를 하지 않고 인내심을 보여주고 있다. 내편과 네 편을 대하는 잣대가 그 때 그 때마다 다른데도 ‘누구에게나 법이 공평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믿음을 드리겠다.’ 면 그게 바로 유체이탈이다.
 
지금 여권이 야당 시절 가장 많이 동원했고 국민들에게 공감을 끌어낸 단어다. 2019년 9월 9일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또 다른 의미의 ‘국치일’로 기록되어질 것 같다.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조국(佻掬),’ 문재인 대통령은 민의(民意)보다는 단 한 사람을 먼저 택했다.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스스로 자멸의 길로 빠져가고 있다. 여러 의혹이 난무하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70% 이상이 임명에 부적합하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 라며 조국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오히려 의혹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아주 나쁜 선례를 만들어 놓았다. 조국 법무부장관도 지난 7월 26일 청와대 민정수석 퇴임사에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법과 원칙을 따라 좌고우면하지 않고 직진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화자찬 한 바 있다.
 
모순 된 현실에 분노를 넘어 서글픈 마음이 든다.
 
결국 ‘대한민국 호’는 선장 잘못 만나 이렇게 처참하리만치 좌초되고 있다. 조국이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되자 민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또한 법무부장관과 검찰 간에 충돌이 예상되면서 대통령의 속단으로 나라가 혼돈 속으로 빠질까 우려된다.
 
논점 회피, 의혹 물 타기를 넘어 자신들이 옹립한 검찰총장의 조국 수사까지 가로막는 이율배반의 민낯은 차라리 처연하기까지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녕 검찰 개혁인가. 조국을 고리로 한 진영의 레임덕 두려움이 물불 안 가리며 상식, 염치, 정의를 짓밟고 가는 진군. 이게 조국 사태다 이제 국민에게 남겨진 트라우마는 조국 임명 이후의 가장 큰 후유증이다.
 
조국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짜증, 허탈감을 넘어 무력감까지 느끼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에이, 차라리 잘 됐다. 어차피 바닥 막장으로 가는 문 정권인데...”라는 자학과 조소마저 들린다. 진보적 가치를 지지해온 상당수, 심지어는 영원불변 할 것 같은 호남 사람들까지도 적잖은 실망과 의구심을 토로하며 문 대통령을 지적한다.
 
숨 쉬는 공기와도 같던 아주 기본적인 상식과 염치, 정의와 원칙이 절대 권력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것을 함께 목도한 때문이다. 치유가 가장 어려운 것은 마음을 후벼 파고 간 상처다. 심리학적 측면에서 보면 사회적 트라우마는 냉소와 침묵, 무관심의 증상을 거쳐 거대한 집단 피해자 의식을 심연에 공유 한다.
 
그리고는 용암 같은 분노의 에너지로 잠복하는 것이다. 이 침잠된 분노는 4.19부터 최근에 촛불 시위에 이르기까지 언젠가는 진자(振子)의 추처럼 부메랑으로 되돌아 분출한다는 걸 역사는 ‘묵시적’으로 증명해왔다. 비단 조국 사태뿐인가.
 
문 정권이 집권하면서 먹고사는 나라 살림이고, 외교안보, 남북관계 어느 하나 국민들 마음에 편한 구석이 하나나 있었는가. 외국에 가서는 국제적 망신만 당하고, 외톨이가 되는 대통령. 정말 울화가 치미는 상황이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국민을 걱정해줘야 하는 데 거꾸로 국민들이 대통령과 나라를 걱정하는 나라가 되어버렸으니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이게 나라냐” 며 엄동설한에 촛불 들어 광화문 광장에 뛰쳐나온 국민들 아니던가.
 
도대체 국민들이 뭘 잘못했기에 이리 마음을 둘 곳을 잃은 채 상심에 이르게 하는 지. 또 그 때 당시 나라다운 나라를 갈구했던 촛불 국민들은 지금 모두 다 어디를 간 것인가. 그 열정은 어디로 사라졌나. 믿었던 모든 가치를 송두리째 전복시킨 조국 스캔들로 국민들은 삶의 의욕까지도 상실하고 절망감에 빠져있다.
 
‘조국을 지켜야 우리가 산다.’는 진영논리는 이제 국민들에게 먹혀들지 않는다. ‘최순실 딸 정유라는 말을 타서 금메달이라도 받고 대학을 갔지만 조국의 딸은 무엇으로 특혜를 누리고 무엇으로 신청하지도 않은 장학금을 탔는가.’라는 20대 질문에 대해 여당. 청와대는 한마디도 못하고 쩔쩔매고 있지 않은가.
 
조국에게 쏟아진 불법, 편법, 의혹은 역대 다른 후보자들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내전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지금까지 조국에게 쏟아진 불법, 편법, 의혹은 역대 다른 후보자들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위선과 언행 불일치가 민심을 분노케 했다.
 
무수한 의혹이 제기되고 2030세대가 들고 일어났다. 그럼에도 조국은 살아남았다. 대통령은 조국에 대한 문제로 지명을 철회하지 않았다. 국민 통합의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 전쟁 같은 증오의 대결을 수습하지도 않았고, 민의보다 내 편 사람을 먼저 선택했다.
 
이제 국민들이 믿을 곳이라곤 검찰 뿐이다. 검찰은 청문회가 열리기 전 수십 곳을 압수수색했고 청문회가 끝나기 직전 조국의 부인을 전격 기소했다. 청와대와 여권은 ‘검찰 적폐’ ‘내란 음모수준’ ‘미처 날뛰는 늑대’ ‘이기주의에 기반 한 칼 춤’ 이라며 검찰을 공격,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그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치켜세우며 살아있는 권력에도 칼을 대라고 지시한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다. 그들마저 윤 총장을 적격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들이 아닌가. 결과적으로 보면 검찰의 조국 수사에 여권이 나서서 펄펄뛰는 것은 문 대통령에게 항명하는 하극상이 아닌가.
 
과연 누가 미처 날뛰는 늑대인간인지 분별이 안 된다. 지난 정권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 나라는 잠시 관리를 맡겨둔 정권의 소유가 아닌 모두의 국가다. 조국 임명에 이르기까지 단 한 가지라도 국민의 바람을 수용하거나 다독여 설득한 게 있는 가.
 
정권의 본질인 운동권 386 세력은 삶의 찰나인 젊은 시절의 굴레에서 여전히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들의 세상은 그 때 뿐이다. 내 편, 네 편의증오로만 대하기는 세상이 너무 복잡해졌다.
 
21세기 나라를 짊어지고 가기엔 그들의 이념과 실력, 지혜는 그릇이 너무 작아도 너무 작은 것임을 이번 조국 사태에서 드러내 주었다.
 
늦은 감은 있지만 문 대통령은 이제라도 민의의 뜻에 따라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임명을 철회하는 한편 철저한 수사를 지시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조국 한 사람을 살리려다 모든 것을 잃는 우(禹)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민심의 바람은 태풍과도 같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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