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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세워진 대한민국인가. 베네수엘라가 될 수 없다.
안호원 | 승인 2019.03.11 04:42
부산야경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시인 겸 수필가] 죽음으로 향하는 발암물질인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문세먼지, 말세먼지가 온 나라를 뒤덮어도 문 정권은 특별한 해법도 없고 대책도 전혀 없다.
 
하늘만 쳐다보며 경고문자만 전송하는 게 고작이다. 국민을 괴롭고 힘들게 하는 게 어디 환경뿐이겠는가.

정치도, 경제도 모두 숨이 막힐 지경인데도 속수무책으로 엉뚱한 짓거리인 ‘적폐청산,’ ‘일제 잔재청산’ ‘5.18망언 규탄’만 내세우며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진작부터 조짐이 있었지만 나쁜 정치가 나라를 말아먹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는 것을 베네수엘라가 잘 보여주고 있다.
 
한 때 넘쳐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했던 석유부국, 남미의 베네치아였던 그 아름답던 나라는 어디로 갔는가.
 
차베스의 사회주의적 통치를 물려받은 마두로 대통령이 석유대국을 완전히 파탄 냈다. 베네수엘라 국민이 맞이한 비극은 주지하다시피 1999년 이래 차베스 – 마두로 집권 세력이 노동자, 농민, 학생, 원주민 계층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선동해 나라를 온통 적대적인 반미. 자주. 민족주의의 조국으로 변질시키는 과정과 궤를 같이 한다.
 
마두로는 차베스식 포퓰리즘 정책에 집착하다가 원유가격이 내려가자 위기를 맞이하면서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화폐를 마구 발행하고, 물가가 계속 오름세를 보이자 생산물 가격을 통제하며 생필품을 배급하는 등 최저 임금을 올렸다.
 
기업들은 손실이 누적되고 대혼란이 시작된 것이다. 기초 식량과 의료공급이 중단되고 화폐의 가치는 무의미해졌다. 한두 해 사이에 인구의 10%인 300만 명이 국경을 빠져나갔다. 전쟁을 하지 않아도 정책 실패하나로 한 국가가 몰락한 21세기 최악의 사례가 되었다는 진단이 나올 정도다.
 
특히 마두로는 반미주의자다. 마두로는 국민의 경제적 권리를 억압해 투자와 생산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게 하고, 정치적 권리를 억압해 국민이 원하는 정부와 정책을 선택할 수 없는 국가의 운명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결코 남의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쯤에서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상황은 어떤 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뭔가 베네수엘라와 닮은 것 같지 않은가. 불현 듯 불길한 예감으로 소름끼친다. 지난 해 우리는 ‘소득주도 성장’ 실험이 낳은 부작용과 지난 시대를 단죄한다는 ‘적폐청산’ 의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영세 소상공인들의 불복종에도 상관없이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주 52시간제 시행도 본격화 되었다. 중소 상공인, 자영업자,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 겹겹이 둘러쳐진 규제와 반(反)시장적 정책으로 기업들은 활력과 투자 의욕을 잃은 지도 오래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아쉬운 점은 성장과 분배, 북 핵 등 현안마다 진영과 이념으로 쪼개진 사회의 꼴은 세대, 남녀, 계층 간 갈등이 더 해지면서 더 깊게 패었다는 것이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오늘보다 내일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사고와 희망 대신 절망과 좌절이 사회 저변에 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느 정권이든 가장 힘든 집권 3년차 새해를 문 대통령도 맞이했다. ‘소득주도 성장’ 이외도 ‘최저임금 인상’ 과 ‘주 52시간 근무제’로 상징된 진보 정책의 디테일 논란 속에 속절없이 시간만 흐르며 국민들의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장담한 문재인 대통령이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실패를 한 것이다. 취임 3년차 만에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넘어서는 것)를 맞았고 급기야는 가장 믿었던 20대의 부정평가가 50%대를 넘어서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낡은 체제를 청산하고, 법치가 실현되는 민주공화국을 만들자며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 실망을 하고 등을 돌리기도 했다. 이는 정권의 위기만을 의미하는 건 아닐 것이다. 자칫 하면 세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대한민국의 성공 신화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절대 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자각해야 할 때다.
 
어떻게 세워진 대한민국인가. 꼭 100년 전인 1919년 선조들이 잃어버린 국권을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3월1일)과 임시정부 수립(4월 11일)으로 일제에 정면으로 맞섰다. 나라를 잃었지만 새로운 국가 건설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분단과 전쟁의 비극을 겪고도 경제성장과 정치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누가 뭐라 해도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이 일궈 논 결과라고 본다. 가장 큰 걱정은 경제다. 지금 한국 경제는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침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수출 둔화는 물론 내수마저 꺾여 침체와 불황의 늪에 깊이 빠지는 최악의 사태에 극면하고 있다. 지금은 기업을 옥죄는 과도한 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현실을 도외시한 소득주도성장(분배) 정책의 궤도 수정이 절실하다.
 
또한 더 이상 강성 노조에 끌려 다니지 말고, 실책을 인정하고, 경제 살리기에 관심을 갖고 지지층을 설득하는 용기와 리더십이 절대 필요한 때다.
 
적폐청산은 제도 개혁으로 방향을 트는 게 좋을 것 같다. 문 정권에서도 민간인 사찰과 블랙리스트 작성의혹이 불거진 것은 적폐청산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 미 동맹의 공고화다. 설상가상으로 북미 회담이 결렬되면서 한. 미 방위비 분담 협상도 표류하며 군사 훈련도 축소,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일각의 우려대로 한. 미동맹의 근간이 훼손되고, 동북아의 균형추 역할을 해온 주한 미군의 감축 혹은 철수 론으로 비화 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경제 파탄과 함께 대혼란으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
 
청와대는 무모하게 남북경협에만 집착하지 말고 이제라도 국정과 권력운용 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적제적소에 배치하고, 야당과 보수진영의 인사도 과감하게 기용하는 탕평. 실용 인사가 절실한 때다.
 
특히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고 독주하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는 문 대통령은 각계각층 인사들과의 소통도 필요하다. 협치가 이뤄져야 정치 안정 속에 험난한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다.
 
무디스는 이번 전망에서 한국 경제의 내우외환을 두루 언급했다. 또 최저임금에 대한 지적도 했다. 한마디로 거시환경이 좋지 않은 데도 정부가 기업을 옥죄는 데만 열을 올렸다고 안타까워했다.
 
무디스가 지적한 국내 정책적 요인은 문 정권이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기대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무디게 하는 역할만 하고 있으니 그런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문 정권이 들어서면서 강하게 친 노동정책을 펼쳤지만 성장률은 떨어지고, 소득 양극화도 사상 최악으로 벌어졌다. 경제와 안보가 침체된 가운데 사법부도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
 
김경수 지사가 법정 구속된 이후 집권당과 친여 성향의 일부 시민단체들이 광화문 집회를 통해 사법부는 물론 판사 개개인들을 향해 비판을 넘어선 조롱과 멸시의 폭언을 서슴치 않고 쏟아 부었다.
 
도를 넘는 것 같다, 국정을 책임진 집권당으로서 정권만 쟁취하려고 걱정 할 뿐 나라와 국민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오죽하면 법조계에서 조차 “이제는 재판을 하는 게 두렵고 겁이 난다”고 했을까.
 
이런 지긋지긋한 문 정권에 좌절과 실망감에 빠져 있는 국민들에게 지난해부터 ‘20년 집권론 ’50년 집권론‘을 부르짖던 더불어민주당 이 대표가 얼마 전 세종 시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앞두고 100년 집권론 까지 거론하면서 야당은 물론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무리 정당의 존립 목적이 집권에 있다고는 하지만 툭하면 ’보수 궤멸’과 섣부른 ‘재 집권론’을 꺼내는 것은 국가의 주인인 유권자의 권리를 모독하는 행위이자 오만함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의 눈에는 오직 집권, 내년 총선 외에는 뵈는 게 없는 것 같다. 자칫 우리도 베네수엘라가 겪는 혼란과 국가 파탄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10년 전만 해도 남미에서 가장 잘 살던 국가의 불행이 우리의 모습과 겹쳐진다.
 
특히 우리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이다. 미래도 불확실하다. 대한민국의 성공 신화가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많은 국민들은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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