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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바람만 불면 꺼지는 촛불을 믿어서는 안돼
안호원 | 승인 2019.01.15 15:23
문재인 대통령
지난 한 해는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슬픈 한해’였던 것 같다. 따라서 안하무인인 청와대가 2019년은 시련의 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안호원 칼럼위원 수필가 겸 시인] 환관 ‘조고’가 많은 이 나라가 자칫 저주 받고 망하는 나라가 되지 않을 까, 걱정이 앞선다. 문 대통령이 불통으로 자칫 무모한 독주를 계속하다 보면 지지율 하락은 물론 폐주(廢主)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분위기 쇄신을 위한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전격 단행 했다. 비서진 쇄신을 통해 공직기강 해이 사태 등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수습하고 정책성과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고 새 진용 구축으로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당초 3~4월로 예상되었던 비서진 개편이 신년 초로 앞 땅겨 이뤄진 것이다.
 
혹시나 했는데 예상한대로 역시나 다. 이 같은 빠른 개편은 민생 등 경제문제 탓에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친문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할 때’라며 본격적인 개편을 서두르면서다.
 
지난 8일 오후 발표된 청와대 2기 인선은 여러모로 1기와는 사뭇 다르다. 나이. 경력. 캐릭터 면에서 그렇다. 이번 인사를 보면서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교체로 정부 2기를 시작하는 문 대통령이 어디에 역점을 두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문 대통령이 새 비서실장에 노영민 주 중국 대사를, 정무수석에 강기정 전 의원을, 국민소통수석에는 윤도한을 각각 교체 임명했다. 취임 20개월만의 개편이다. 예상은 했지만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를 충족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수의 국민은 ‘청와대 정부’로 불릴 정도로 지나치게 권한과 역할이 방대해진 청와대의 제왕적 운영방식을 바꾸고, 국민과 소통 할 수 있는 참신하고 파격적인 인사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참신한 변화는커녕 대통령 직계인사들을 전진 배치하는 등 오히려 친문 색채가 강하게 두드러지는 인사가 단행 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완전 ‘원조친문’으로 전진배치를 하면서 집권 3년차로 들어갔으나, 많은 이들로부터 “국정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지지층 결집을 먼저 고려한 인사”라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국민을 더욱 실망스럽게 한 것은 잇따른 인사 검증 실패의 책임과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불법사찰, 블랙리스트 작성 논란의 핵심적 관리자 위치에 있는 조국 민정 수석이 유임됐다는 사실이다.
 
조 수석은 김태우 폭로 파문으로 야권에서 경질 요구가 나왔으나 이번 개편 대상에서는 제외 되었다. 사법개혁의 상징성이 있는 데다. 문 대통령이 오히려 조 수석에게 공직기강 쇄신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하는 등 사실상 재신임이 이뤄진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야권의 공세가 부당하게 민정수석으로 귀결되는 경험을 했다.” 며 “국면 전환을 위해 조 수석을 교체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조 수석에 이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유임됐다. 유임이유로 ‘김정은 답방’ 과 ‘2차 북. 미 정상회담’ 등의 경과를 지켜보려면 임 실장과는 시간차를 두고 교체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도 지난 6월 29일에 이어 지난 10일 두번째로 사표를 제출했다. 청와대가 의전비서관으로 임명 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이 원하기도 하지만 저서에 왜곡된 성의식 문제로 여론의 화살을 받은 사람이다. 들리는 말로는 행사기획비서관을 신설해서 탁 행정관을 승진 시키려는 움직임도 있다. 결국 탁 행정관의 거취는 문대통령에게 달렸지만 그만 놓아주었으면 한다.
 
노 실장이나 강 수석이 귀에 솔깃한 말로 각각취임 소감을 피력했다. 이들의 소감을 들으면서 문득 ‘다반향초’(茶半香初)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차를 마신지 반나절이 됐지만 그 향은 처음과 같다’는 말이다. 차(茶)가 끝까지 같은 향(香)을 유지하듯, 문 대통령은 물론 정치인들이 종종 자신의 삶이 한결 같았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청와대가 대통령의 의지와는 달리 유리한 데이터만 취사선택해서 정책 전체를 평가해 보고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지 않고서는 문 대통령이 기업과 국민의 뜻과는 맞지 않는 왜곡된 정책을 발표 하면서 취업준비생들에게까지 반발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걱정되는 것은 진실한 측근 가신(家臣)이 없다는 것이다. 한 예로 당 중진의 한 사람은 문 대통령을 향해 "절실·성실·진실의 '3실'로 대통령이 되셨는데 이제 국민과 소통하고, 역사와 소통하고, 미래와 소통하는 '3소' 대통령이 되셨다" 며 달콤한 말로 아양을 떨었다.
 
또 다른 한 중진은 "요즘 '뉴스 볼만하다. 이게 나라다운 나라구나. 대통령 한 사람 바뀌었는데 이렇게 세상이 바뀔 수 있구나'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뿌듯하다" 며 지난 2년간의 국정 운영을 높이 평가하는 낯간지러운 말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간언하는 측근이 없는 것 같다.
 
이를 보면서 문득 떠오른 것은 지록위마(指鹿爲馬)다. 지록위마는 사마천이 쓴 <사기>의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고사 성어다. 진시황은 태자 부소에게 황위를 양위하기로 유언했지만, 환관인 조고와 승상 이사가 음모를 꾸며 어리석고 아둔한 다른 황자인 호해를 황제로 앉혔다.
 
어느 날 권력을 쥐어 잡은 환관 조고는 어리석고 아둔한 호해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면서 ‘말’이라고 했다. 이 때 ‘말’이 아니라 ‘사슴’이라고 바른 말을 하는 신하는 여지없이 참살을 당하고 만다. 이후 ‘지록위마’라는 말이 생겨났다. 지록위마란 말이 생겨날 만큼 진나라는 전란에 휩싸이면서 진시황제 사후 4년 만에 멸망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어쩜 문 대통령 주위에는 한국 판 환관인 ‘조고’가 많은 것 같다. 문 대통령이 잘못을 간언하는 내부비판에 얼마나 귀를 열고 들었는지는 김태우 전 수사관, 신재민 전 사무관 파문에 대한 답변을 듣다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문 정권의 ‘조고’ 들이 문 대통령의 판단력을 흐려놓고 있다. 음모로 제 입맛에 맞는 아둔한 황제를 만들면서 진실을 왜곡하고, 독선으로 권력을 휘두르다보니 분열이 생기고,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한 사람은 참살을 당했다. 자연히 나라는 패망하게 되는 것이다.
 
적폐청산을 내세우며 전 정적(政敵)들을 참살(慘殺)하는 지금이 그런 시절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은 ‘양치기 소년’이 되어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되새겨보고,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바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늘 겪은 것이지만 사람만 바꾸고, 간판만 바꾸는 것은 아무 소용도 없고 의미도 없다. 문제는 잘못된 정책을 시인하고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바라 건데 새 비서진은 불통논란에 휩싸인 대통령과의 격의 없는 소통은 물론, 여야 정치권, 시민사회와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
 
문 대통령 집권 후 청와대 비서진이 과도하게 내각을 휘어잡고, 통제하는 바람에 내각이 무력해진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춰진 것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역대 대통령 측근들의 비극을 우리는 봐왔다. 그래서 측근 문화도 바뀌어야 하고, 새로운 선례도 만들어야 한다. 이번 개편을 통해 ‘청와대 정부’란 인식을 바로 잡는 쇄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보지만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다.
 
어쩜 문 대통령은 자신이 공약한 국민과의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은 대통령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바람이 불면 꺼지는 촛불만 믿는 문 대통령은 국민을 무서워 할 줄 알아야 한다. TV화면 채널조정은 리모컨을 쥐고 있는 사람의 손가락에 달렸다.
 
그 손가락의 놀림에 채널이 바꿔지듯 한 인생의 선택도 마찬가지로 달라진다. 리모컨을 쥐고 있는 문 대통령의 손가락에 따라 우리의 운명도, 국가의 운명도 바뀔 수가 있다.
 
많은 국민들이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채우고 청와대를 떠나게 될지, 전,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게 될지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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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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