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강원도 동해에서 새해 첫날 노회찬 김지선 부부.사진@노회찬 홈페이지,온라인커뮤니티

투신 사망한 노회찬(61) 의원의 영화 같은 결혼과정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기자] 23일 오전 사망한 노회찬 의원의 결혼과정을 아는 사람들은 보수든 진보든 고개를 숙인다고 한다.
 
노회찬 의원은 1956년생으로 올해 만 61세다. 1972년 부산고등학교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하여 경기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 때부터 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했다
 
노회찬 의원의 부모님은 함경도 출신으로 6.25 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했다. 전쟁 직후 서로 만나 결혼해 둘 사이에 노회찬, 노회건 형제를 두었다고 한다.
 
노회찬은 매우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나 문화적으로 풍족한 유년시절을 보내 어린 시절부터 첼로를 배워 수준급의 첼로 실력을 자랑한다.
 
경기고 재학시절에는 10월 유신에 반대하여 반독재 투쟁에 참여했다. 유인물을 만들어서 배포하는 일을 하며 이 시기부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고 한다.
 
노회찬 의원은 1976년,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대학 입시에 낙방했다. 그는 곧바로 군대에 지원해 입대한다. 군복무를 마친 뒤 1979년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에 입학 후 민주화운동을 계속 하던 중 광주 민주화 운동에 크게 충격을 받고 조직화된 노동자가 앞장서야 한다는 신념때문에 노동운동에 뛰어든다.
 
노회찬 의원 부인 김지선씨 역시 2살 연상의 여인으로 인권운동가 출신이다. 인천 출신으로 30년 넘게 여성 노동운동가의 길을 걸어왔다.
 
김지선씨는 부모를 일찍 여의고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공장에 취직했고, 인천 공단에서 노동운동을 하면서 여러 차례 구속되기도 한 인천지역 '노동자들의 큰언니'다.
 
어린나이에 일을 시작한 김지선씨는 고려대 재학시절 노동운동에 투신한 노회찬 후보와 인천에서 만나게 된다.
 
당시 김지선씨는 인천지역해고노동자 협의회 사무국장. 나이도 2살 연상에 노동운동가로의 경력도 있어 유명했다.
 
그런 김지선씨를 마음에 둔 노회찬 의원이 먼저 프로포즈를 하였지만 학력 등에서 오는 차이와 여성 노동운동의 특성상결혼이 걸림돌이 될까 수차례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노회찬 의원은 포기하지 않고 김지선씨를 향해 구애를 했고 결국 노회찬 의원이 33세 김지선씨가 35세때인 1988년에 결혼하였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없다.
 
결혼 후에 노회찬의원 수감 등 힘든 시절이 지나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김지선씨는 40대의 뒤늦은 나이인 2004년 검정고시를 거쳐 50대에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다.
 
김지선씨는 지난 2013년 삼성X파일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남편 대신 4.24 재보궐 선거 서울 노원병 선거구에 진보정의당 간판을 달고 출마하기도 했다.
 
노회찬 의원은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씨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특검 수사대상에 올랐다.

평생 쌓아온 깨끗한 이미지 훼손이 두려웠는 지 노회찬 의원은 23일 오전 9시 39분 남동생 가족과 어머니가 살고 있는 서울 중구의 N 아파트 17층과 18층 사이에서 밖으로 투신해 숨졌다.

발견된 유서에는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천만원을 받았다.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가족에게 미안하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어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회찬 부부의 영화같은 이야기가 노회찬 의원의 죽음으로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