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사진@운정재단페이스북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평가는 보는 이에 다르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기자] ‘영원한 2인자’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8시15분 서울 중구 청구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군사 쿠데타로 헌정을 파괴한 장본인, 문민정부 수립과 DJP 정권의 한 축으로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에 기여한 킹메이커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5,16혁명을 한 혁명가요, 총리를 2번, 집권여당의 당의장 2번, 대통령후보 등을 역임한 풍운아였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군사 쿠데타 원조, 중앙정보부 창설자, 풍운의 정치인, 영원한 2인자, 경륜의 정치인, 처세의 달인 등 그의 별칭처럼 영욕과 부침을 거듭한 정치인이기도 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인간적으로는 멋지고 재능이 넘치 사람이었지만 정치인으로서는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포부를 펼칠 기회를 갖지 못한 실패한 리더였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명분 없는 원칙 고수를 통한 기회주의적 처세, 둘째는 인내력부족에서 오는 가벼운 정치적 선택에 있다.
 
지도자는 가치를 창조하며 시대는 가치를 선택한다. 지도자의 가치가 시대에 인정받으려면 타당한 명분과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가 필요하다.
 
김 전 총리는 박정희의 3선개헌을 끝까지 막지 못하고 그를 따른 동지들을 험난한 질곡으로 몰아내고 본인은 총리라는 월계관을 받았다.
 
김 전 총리가 YS와 DJ처럼 목숨 건 투쟁을 통해 3선개헌을 무력화시켰다면 아니 실패했다할지라도 역사에 노력했다고 남았다면 박정희 시대 이후는 김종필 시대가 되었을 것이다.
 
김 전 총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3당통합을 통해 민주화의 초석을 마련했지만 YS 측근들의 밀어내기에 견디어 내지 못하고 탈당했다.
 
97년 대선에서 DJP연합을 통해 정권을 창출해 국민의 정부 초대 총리를 역임하며 권력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2000년 총선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좌경화를 시도하는 DJ측근들의 밀어내기에 굴복 연합정권에서 뛰쳐나왔다.
 
만약 그가 민자당을 탈당하지 않고, DJP정권에서 뛰쳐나오지 않았다면 97년이나 2002년에 대통령을 한번쯤 했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의 좌경화, 친북화 시도를 막아내 우리 사회의 이념적 갈등을 제어했을 것이다.
 
김종필 전 총리는 역사,문학,예술,서예,한문 등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한국의 유일한 정치인이다.
 
유식한 한자성어를 사용하고 수많은 아름다운 말을 창조할 정도의 지식이 풍부하고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대통령은 국가발전을 위한 가치창조, 신념의 일관성유지,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 인간미 있는 바른 처세를 하는 사람에게 갖는 월계관이다.
 
김종필 전 총리는 대통령보다는 도덕군자가 되려 했고 똑똑한 지식인이 되려했고 다재다능한 인물이 되려 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국민이 바라는 이상형 인간은 될 수 있어도 국민의 생각을 대변해 주고 같이 고민을 하고 역경을 같이 이겨나가는 보통사람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