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자료@푸른한국닷컴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로 치러지는 10.1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기관들이 발표하는 예상 후보 지지도 조사결과가 제각기여서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또한, 안철수 교수의 출마설과 불출마선언으로 여론조사의 결과가 요동을 치며 특정후보에게 유, 불리하게 작용되며 여론의 왜곡현상까지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작년 6.2 지방선거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 대한 KBS, MBC, SBS 등 방송3사와 YTN-한국갤럽의 출구조사가 각각 엇갈린 예측을 내놓아 시청자들의 혼선을 빚었다.

투표가 마감된 2일 오후 6시 방송3사는 서울시의 경우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47.4%,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47.2%로 각각 예측돼 경합지역으로 분류했지만, YTN은 오 후보가 52.1%를 얻어 41.6%를 얻는 데 그친 한 후보를 10%p 이상의 격차로 제치는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4․27 강원도지사 재보선선거도 예측과 결과가 달랐다.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와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격돌한 강원도지사 선거가 엄기영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지만, 결과는 최문순 후보가 당선되었다.

▲ <조선일보- 미디어리서치>가 7일 실시한 서울시민 500명 대상 여론조사(RDD:임의번호 걸기 방식)에 의하면 양자대결에서는 나경원 의원 32.5%, 박 변호사는 51.1%의 지지율을 보였으며 다자대결에서는 박원순-한명숙-나경원 지지율은 19.2%-18.4%-18.3%를 보였다.

▲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7일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장 선호도 RDD방식 여론조사에서도 박원순 변호사는 나경원 의원과의 양자대결에서 49.9% 대 33.5%로 크게 앞섰으며, 다자대결에서도 박원순-한명숙-나경원 지지율은 각각 19.8%-13.2%-12.6%였다.

<조선일보, 동아일보>에서의 여론조사를 보면 나경원 의원의 경우 32.50%, 33.5%지지율이 나오고 있다. 다자구도에서는 19.2%, 19.8%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자세하게 살펴보면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다자대결에서 박 변호사의 표가 한명숙 전 총리에게 분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양자대결에서 박원순 지지표가 다자대결로 전환 됐을 경우 한명숙 전 총리와 표를 양분한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물론 다자대결에서 누구를 찍을지 몰라 15% 정도가 관망하는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나경원 의원의 경우 다자대결이란 이유만으로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다자대결에서 15-20%가 되는 나경원 의원 지지 이탈표가 어디로 이동했는지 알 수 없다.

다자대결 구도가 되었다 해서 나경원 의원 지지표가 박원순 변호사, 한명숙 전 총리를 지지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자대결에서 나 최고위원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여론조사도 있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에 의뢰해, 안 교수의 불출마 기자회견 직후 실시(6일)한 서울시장 가상대결 조사에서, 박원순 변호사와 나경원 최고위원이 동반 상승하면서, 나 최고위원이 오차범위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안 교수 사퇴전인 지난 일요일(4일) 조사보다 4.4%p 오른 41.7%를 기록했고, 박 변호사는 1%p 오른 37.3%를 기록, 나 최고위원이 4.4%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단일후보로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가 맞붙을 경우에도, 나 최고위원이 44.7%, 한 전 총리가 38.3%를 기록, 나 최고위원이 역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경원-박원순 대결에 비해 부동층이 줄어들고 후보간 격차가 소폭 증가해, 나 최고위원이 한 전 총리를 5.5%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자구도에서는 나 최고위원 27.2%, 한 전 총리 15.3%, 박 변호사 14.0%, 맹형규 장관 6.6%, 정운찬 전 총리 4.9%, 박영선 의원 3.1%, 천정배 의원 2.8% 순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지난 일요일 조사한 결과와 비교하면, 나 최고위원은 13.0%p 올랐고, 박 변호사는 11.9%p, 한 전 총리는 1.1%p 오른 것으로 나타나, 안 교수의 표가 여야 후보에게 고르게 분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 <경향신문과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이 7일 서울 성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 최고위원은 45.6%를 얻어 박 상임이사(42.5%)에 3.1%포인트 앞섰다.

단일화 이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은 박 상임이사에게 집중됐다.

박 상임이사와 나 최고위원의 양자대결시 안 원장의 지지율(46%) 중 59.8%는 박 상임이사에게, 27.5%는 나 최고위원에게 분산됐다.

나 최고위원과 한명숙 전 총리의 가상대결에서는 나 최고위원(51.5%)의 지지율은 한 전 총리(33.9%)보다 17.6%포인트 높았다.

차기 서울시장에 적합한 인물에서는 나 최고위원(22.9%)과 박 상임이사(16.6%), 한 전 총리(14.9%)가 3강 구도를 형성했다.

▲ 그러나 <MBC가 여론조사 기관 '엠비존C&C'>에 의뢰해 지난 8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537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서울시장 선호도 1대1 가상대결에서 박원순 변호사는 과반 이상의 지지율을 얻으며, 나경원 의원을 무려 20%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박 변호사의 지지율은 6일 이후 지금까지 나온 서울시장 선호도 여론조사 중 가장 높았다.

▲ 지난 4일 <프레시안>과 정치컨설팅 전문기관인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서울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경원 의원은 33.4%, 안철수 교수는 32.7%의 지지도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의 나경원 의원-범야권의 박원순 변호사-무소속의 안철수 교수 등 선거가 3자 구도로 진행됐을 때 나경원 33.4%, 안철수 32.7%, 박원순 12.3%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경원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간의 대결에서 나 의원(48.9%)은 15.0%p의 격차로 한 전 총리(33.9%)를 앞질렀다.

▲ 이와 같이 여론조사가 기관마다, 같은 날 조사에도 불구하고 차이가 나는 것은 일단 조사 의뢰자의 편의성에 있다.

조사 의뢰자가 자기 원하는 방향대로 조사를 의뢰할 때 현실과 부합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설문은 일체의 수사를 붙이지 않은 건조한 문항을, 그것도 매우 짧고 간결하게 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다음의 후보 중 귀하는 누구를 지지하십니까? 질문순서는 기호순입니다.”라고 하는 것과 설문 중 ‘한나라당 XXX 후보와 대항하여 어떤 후보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든지, ‘야권의 연합후보로 어떤 후보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 문항은 100% 역선택 때문에 편차가 클 수 밖에 없다.

전화번호부 등재된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 일반전화와 핸드폰, RDD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 2월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화번호부에 집 전화를 등재(登載)한 집단과 등재하지 않은 집단 간 정치적 성향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방식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 한편 한나라당은 야권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후보 통합과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야권 단일 후보에 맞설 서울시장 후보 선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추석 직전의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당내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찾는다면 나경원 최고위원이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일단 야권후보의 압축과정을 지켜보면서 '맞춤형 후보'를 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홍준표 대표는 추석 연휴 전인 지난 8일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 "야당 후보와 대척점에 있는 사람을 내야 지지층 결집을 강화할 수 있다"며 "지지층이 투표장에 많이 나올 수 있는 최적의 맞춤형 후보를 내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홍 대표가 말한 ‘맞춤형 후보’ 운운하는 것은 대중성과 인지도가 높은 후보를 제쳐놓고 당외에서 발굴하려는 것은 패배주의에 비롯된 발상이라고 본다.

솔직히 ‘행정능력, 검증된 경륜’ 운운 하는 데 나 최고위원을 뛰어 넘을 검증된 인물을 찾을 수 있을까 회의가 든다.

혹시 박근혜 전 대표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후보’ 를 찿는 것은 아닌 지 우려스럽다.

나 최고위원을 배제하고 다른 인물을 영입하여 출전마를 만들 것이 아니라 나 최고위원에 견줄 대항마를 만들어 ‘경쟁의 구도’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패배하는 것은 항상 야권이 잘해서가 아니라 한나라당의 교만과 자만으로 인한 분열상 야기, 정도를 가지 않고 꼼수를 부리다 당한 자충수 등에서 비롯됐다.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와 당 지도부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후보’를 만들어 낼 것이 아니라, ‘나가수 무대’ 처럼 청중이 능력 있다고 생각하며 감동을 줄 수 있는 가수를 볼 수 있는 일에 더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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