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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참모들에게는 왜 ‘김용갑·민병돈’이 없을까.
전영준 | 승인 2016.12.08 00:29
명장(名將) 밑에 약졸(弱卒)없고, 약졸(弱卒)위에는 약장(弱將)만 있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1987년 6월 10일부터 6월 29일까지 대한민국에서 전국적으로 6월 항쟁이 벌어졌다. 반독재 민주화 운동이다.
 
전두환 대통령의 후임 대통령 역시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를 골자로 한 기존의 헌법으로 선출하겠다는 호헌(護憲) 조치가 시발점이 되었다.
 
결국 6월 29일 노태우의 수습안 발표로 대통령 직선제(直選制)로의 개헌이 이루어졌다. 이후 1987년 12월 16일 새 헌법에 따른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이는 당시 김용갑 청와대 민정수석·민병돈 특전사령관의 자유민주주의 실천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6월 항쟁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측근들은 그에게 강경진압을 주문했으나 온건파 측근들은 민의가 터져나온 것이라며 진압불가 입장을 폈다. 그러나 전두환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사람은 없었다.
 
당시 김용갑 청와대 민정수석은 1987년 6월 민주 항쟁 당시 명동성당의 농성장 한가운데에 들어가 최루탄을 뒤집어쓰면서 수집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두환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김용갑 전 민정수석은 6.10 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할 경우 유혈사태가 번질 수 있음을 대통령에게 직언했다.

직선제 수용을 주장하자 화가 난 전두환 대통령은 김용갑 전 민정수석에게 재떨이를 던졌지만 결국 그의 건의를 받아들여 직선제를 수용했다.

이후 시국 수습을 위해 1987년 6월 29일 6·29 선언이 발표됐다. 민주정의당의 대선 후보였던 노태우는 대통령 직선제 단안을 발표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정도로 공을 세웠지만 김용갑 전 민정수석은 나중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 전두환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결연한 수용, 이 두 가지가 맞물려서 가능했다고 본다”라고 상사에게 공을 돌렸다.

책임은 참모가 영광은 주군에게 돌리는 빛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민주화는 정치인뿐 아니라 군인들도 이루어 낸 것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1987년 6월19일, 민주화 시위가 전국적인 규모로 번지자 전두환 대통령은 당시 衛戍令(위수령)이나 계엄령 선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한편으로는 전두환 대통령의 결심이 서자 진압하기 위한 계엄령 준비 명령을 군에 내렸으나 군부반대로 무산됐다.
 
민병돈 장군은 과거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1987년 6월19일 주요 지휘관들에게 계엄령 준비 지시가 내려졌으나, 군이 강력하게 반대해 이를 취소시켰다”고 말했다.
 
민병돈 장군은 “특전사ㆍ수방사 같은 주요 부대에 명령이 하달되었다며 그냥 군대가 움직인다면 유혈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것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병돈 장군은 “군부의 계엄령 반대 건의를 당시 보안사령관인 고명승 장군을 통해 전두환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결국 6월 19일을 넘기지 못하고 전두환 대통령의 군 동원 계획은 철회되고 말았다.
 
정의(定義)라고 믿으면 주군에게도 직언(直言)을 하는 용장(勇將) 민병돈 장군의 사심 없는 자유민주주의의 실천을 위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민병돈 장군의 행위는 분명 군 통수권자인 전두환 대통령에 대한 반란(叛亂)이다.
하지만 민 장군의 순수성을 믿었던 명장(名將) 전두환 대통령의 용단이 결국 유혈사태를 막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위기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6일 “국회가 탄핵소추 절차를 밟아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 과정을 보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차분하고 담담하게 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취임 4년, 국정원댓글 사건,세월호 침몰,메르스 사태,북한 핵실험 등 위기를 극복했지만 40년 동지 ‘최순실게이트’라는 인재(人災)로 인해 위기에 빠진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최태민을 잊어버려라, 최순실과 어울리지 말라 했지만 박 대통령은 부녀의 사술에 걸려서 그랬는지 몰라도 국정농단과 무능의 책임자로 각인되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대통령에게 출퇴근을 정확하게 하라고 충언하는 참모가 있었다면.
대면보고를 못하면 자리에 내려 오겠다고 충언하는 참모가 있었다면.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최순실 일당을 격리하자고 진언하는 용감무쌍한 참모가 있었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라는 참화를 겪지 않고 대통령 임기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을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까지 2대에 걸쳐 보필해온 김기춘 전 비서실장.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 내가 안했다.들어 본적이 없다. 만난 적이 없다.제가 알고 있는 것만 말한다.저도 답답하다”라고 요리저리 피해가기에 바빴다.

아마 김기춘 전 실장의 그런 꼼수가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충성스러운 행동이라 애써 자위할 것이다.

그러나 영예만 누리려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박 대통령의 참모들 주군에 대한 충성은 보약이 아니라 독약이 되었다.

권한만 누리고 책임을 지지하지 않는 그들의 음흉한 모습들, 김용갑·민병돈의 모습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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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준  dugs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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