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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비밀회담,월남을 적화로 이끈 1968년 파리회담의 데자뷰
고성혁 | 승인 2016.10.23 16:04
 
미북회담
*  한국이 배제된 말레이시아에서의 미-북 회담 심상치 않다
*  갈루치 미국무부 차관보는 1차 북핵위기 당시 제네바에서 북한에 완전히 속은 인물
*  미국이 한국을 배제하고 북한 외무성 고위관리와 직접 만났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
*  미국의 외교 BACK-DOOR(뒷문)을 인식하지 못한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공식회담보다 미-북의 비밀회담에 더 무게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미국과 북한이 말레이시아에서 비밀회담을 하는 것을 KBS가 특종 보도했다. 비밀회담의 미국측 인사는 민간인이라고 하지만 그 면면은 북한문제 관련 미국내 최고 권위자들이다.

로버트 갈루치는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4년 1차 북핵위기에서 미-북 제네바 합의 주역이었다. 또 다른 한 사람은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북핵 전문가 조지프 디트라니 前 미국 국가정보국(DNI) 비확산센터 소장이다. 미국의 국가정보국(DNI)은 외교안보 정책결정의 가장 밑그림을 그리는 정보를 담당한다.
 
이들의 카운터 파트너는 북한에서 미국 전문가로 통하는 장일훈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와 한상열 현 북한의 외무성 미국 국장(局長)이다.

한상열은 1993년부터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공사로 부임한 이후 2013년까지 유엔에서 북한의 차석대사로 일했다. 장일훈은 1989년 북한 외무성 미국局에서 일한 이후, 현재는 한상열의 뒤를 이어 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로 부임했다. 이들은 미국에 관한한 북한의 최고 권위자이자 실세(實勢)다.
 
KBS기자의 질문에 갈루치 조지타운大 외교대학원장은 민간차원의 미팅이라고 애써 축소하고 있다. 미국측 협상대표 조지프 드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이제 막 대화를 시작했을 뿐"이라며 "구체적은 내용에 대해선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미국측이 먼저 요청했다. 아사히 신문은 북측 참석자 중 한 사람인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가 미국 측의 요청에 응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측이 먼저 회담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은 23일 좀 더 자세히 보도했다. 미국 측 참석 인사는 갈루치 전 국무부차관보와 디트리히 前 6자회담 수석대표 외에도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SSRC)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과 토니 남궁 前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쿨리) 한국학 연구소 부소장이 더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미국내 대북(對北) 대화파(對話派) 민간 전문가들이고, 북한측 참석자는 한성렬 부상과 장일훈 차석대사 외에 3명이 더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들의 회담내용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북한 측이 내년에 출범하는 미국의 新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모색하기 위한것으로 판단했다.

조선일보는 22일자 보도에서 <외교가 일각에선 미국 측이 민간 전문가를 내세워 북핵 협상의 돌파구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한다>고 추측했다. 회담 내용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확실하게 드러난 사실 하나는 미국이 한국을 배제하고 북한 외무성 고위관리와 직접 만났다는 점이다. 비록 민간차원이라고 포장하더라도 말이다.
 
북한이 지난 1월 4차 핵실험 전에 미국이 북한과 평화회담을 전제(前提)로 만남이 있었다고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번 미-북 회담도 평화회담의 전제(前提)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의 언론들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려서 이번 미-북 비공식 대화에 대해 미국의 전형적인 2-TRACK외교라고 말한다. 공식회담과 비공식회담을 병행하는 것을 말한다.

마치 남의 나라 일처럼 말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라면 사정이 다르다. 한국이 배제된 미-북 대화는 자칫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상태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월남을 패망으로 이끈 1968년 파리회담의 데자뷰
 
1973년 1월 27일 파리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한 직후 손을 흔드는 월맹의 레둑토 월맹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와 그를 보고 웃고 있는 키신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그러나 공산 월맹은 이내 평화협정을 파기하고 1975년 베트남을 공산화 시켰다.키신저와 레둑토간 평화협정에 자유베트남은 철저히 배제되었다.사진@온라인커뮤니티.
이번 미-북 비공식 회담을 보면 마치 1968년 미-월맹간 파리회담을 보는 데자뷰 느낌이 난다. 1968년 월맹은 대규모 공세를 펼쳤다. 바로 월남전의 분수령이 되는 구정(舊正)공세다. 베트콩은 사이공의 미대사관 담을 넘어서 본관까지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사이공 미대사관 정원에 널부러진 베트콩의 시체는 그대로 미국에 방영되었다. 미국은 월맹의 수도인 하노이를 대교무로 폭격했다.
 
겉으로는 군사적 충돌이 격해졌지만 뒤로는 미국과 월맹은 회담을 가졌다. 1968년 파리에서 첫 번째 회담을 개최한 이후 1969년 키신저가 《미국 국가안보담당 대통령보좌관》이 되면서 급진전했다.

결국 1973년 파리에서 키신저와 월맹의 레둑토[Le Duc Tho, 黎德壽(여덕수)]는 평화협정을 성사(成事)시켰다. 미국과 월맹의 평화협정도 처음에는 민간차원의 물밑 접촉으로 시작했다. 평화협정 체결 후 월남 주둔 미군은 철수하고 2년 후인 1975년 4월 30일 월남은 적화(赤化)되었다.
 
미국의 외교는 항상 BACK-DOOR가 열려 있다. 월남전 때도 그랬고 6.25 한국전쟁 때도 그랬다. 잘못된 뒷문(BACK DOOR) 때문에 월남은 망했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의 BACK-DOOR를 발로 걷어차 버렸다.

그것은 반공포로 석방이었다. 박정희 대통령도 닉슨과 카터의 BACK-DOOR를 걷어 찼다. 한국이 배제된 그 어떤 대북(對北) 협상도 용인하지 않았다. 이번 말레이시아에서의 대북 회담도 미국의 BACK-DOOR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미국의 뒷문을 걷어차지는 못할지언정 아전인수(我田引水)격 해석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외교적 고립을 보여줬다"고 말하면서 북한이 민간차원의 논의인 트랙2(track 2)회의에서마저도 현직 당국자들을 파견한 것은 국제사회의 전례 없는 대북제재와 압박으로 인한 외교적 고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KBS는 보도했다.
 
북한이 들고 나올 결론은 뻔하다. 1953년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이다. 일본 아사히 신문도 미-북 평화협정을 언급했다.

아사히 신문은 미-북 비밀회담 관련하여 북한이 핵 군축 협상 외에 주한미군 철수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의 전환하는 것을 요구했을 것으로 설명했다.

만약 아사히 신문의 보도가 맞다면 그 과정은 키신저-레둑토의 비밀회담 판박이다. 북핵도발에 따른 국제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끊임없이 미-북 평화협정을 제안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도 있다.
 
비슷한 시간 윤병세 외교장관과 한민구 국방장관은 미국을 방문중이었다. 20일 한미 외교·국방(2+2)장관회의와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참석하기 위해서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제의 실행을 보장하는 방안, 그리고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여러 과업"들을 미국 측과 협의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담성과는 언론의 오보(誤報)로 인해 퇴색하고 말았다.

지난 21일 언론들은 일제히 미군(美軍)의 전략자산이 한국에 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하루도 못가서 오보(誤報)임이 판명되었다.

누군가가 잘못된 정보를 언론에 흘렸거나 아니면 기자가 추측기사를 보도했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회담 결과는 말의 성찬(盛饌)으로 끝났다. 치밀하지 못한 외교의 단면을 보는 듯 하다.
 
우리는 흔히 미국이 월남을 버렸다고 비난하곤 한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1955년 사법부는 “법은 보호해 줄 가치가 있는 정조만 보호한다”는 명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

이 판결을 미국의 외교안보 관점에서 해석한다면 ‘미국은 스스로 지키는 나라만 보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1968년의 월남과 오늘날 대한민국, 과연 스스로 지키는 보호할 가치가 있는 나라인가라고 자문(自問)해 보면 소름이 돋는다.

고성혁  sdkoh40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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