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갑 조윤선.이혜훈 후보

새누리당의 진흙탕 공천 싸움에서도 여자들의 멋진 경쟁이 아름다웠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0일 오전 새누리당 당사에서 서울 서초갑 여론조사 경선결과를 발표했다.
 
경선결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이 친박계 전 청와대 정무수석 조윤선 후보를 꺾고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새누리당 측에 따르면 두 사람의 격차는 1% 미만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0.3%의 초박빙 승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윤선 후보는 이혜훈 후보에게 불과 몇 표 차이로 패배한 것이다. 탄식이 나올 수 있는  안타까운 패배였다.
 
그러나 조윤선 후보는 패배직후 20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오랫 동안 저를 지지해주시고 도와주신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깨끗하게 경선결과를 받아들였다.
 
이어 조 후보는 "치열하게 경선을 치렀지만 이제는 모두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의 중심 답게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해 달라"면서 "저 역시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당을 위한 충정(忠情)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이혜훈 후보도 이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깨끗하고 정직하게 정치하겠다. '서초사람'이란 사실이 자랑스럽게 하겠다. 덧셈의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경선에 참여한 모든 후보께 감사드리며 서초의 발전을 위해 제안해 준 좋은 공약 이혜훈이 모두 안고 가겠다"고 말해 패자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런 아름다운 승복은 경선에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지금 각 당에서 진행하고 있는 단수공천이니 우선추천제니 하는 시스템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장면이다.
 
민주정당의 핵심은 경쟁이다. 즉 정당이 국민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는 좋은 정책과 인물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경쟁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인물도 비교할 수 있는 가판대에 올려 놓지 않으면 고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관심이 있어야 옳고 그름을 따진다. 관심도 없는 사람한테 옳고 그름을 따지라고 하면 우문(愚問)이다.
 
깨끗한 물에 사람이 모이지 않고, 불난 집에 구경꾼이 많이 모인다는 이치를 한다면 정당에서의 경쟁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선거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흥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정당이 승리한다.
 
흥미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며 감동은 ‘후보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과거 정당의 경쟁사를 보면 ‘경쟁’을 두려워 해 ‘추대’받아 편한 길을 가려는 사람은 패배자가 되었고 큰 인물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경쟁과 검증’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시밭길을 간 후보는 승리했으며 큰 인물이 되어 원하는 바를 성취했다.
 
나 혼자 부르는 감동 없는 ‘가요무대’는 아무리 훌륭한 가수가 불러도 시청률이 형편없지만, 훌륭한 가수가 여럿이 모여 경쟁을 하며 부르는 ‘나가수 무대’는 일요일이 기다릴 정도로 시청률이 폭발적으로 높았다.
 
‘나가수 무대’의 승자와 패자는 일요일 밤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진정한 승리자였다.
 
이번 각 당의 공천과정을 보면 패배주의 발상에서 나온 승리만을 위한 감동 없는 밀실공천이 주를 이루었다.
 
각 당이 이번 총선 공천결과가 낳은 법적소송, 무소속 출마, 공천결과 불복 등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현역의원도 신인에게 패배해 물러나는 모습. 중진도 소장파에게 패배해 물러나는 모습. 이런 모습이 정당이 국민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다.
 
이혜훈. 조윤선의 멋진 경쟁을 보면서 각 당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멋 경쟁문화를 만들어야 할 의무가 생겼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