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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대한민국 위기(危機)다.그러나 정치권은 태평(太平)이다.
안호원 | 승인 2016.02.02 19:37
국회
‘하늘도, 정치도 뿌옇다. 우린 미세먼지와 싸운다.’ 한 군소정당이 거리에 내 걸은 프랭카드 내용이다. 미세먼지뿐만 아니다.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나라 경제와 정치에 빨간불이 켜진지도 이미 오래 되었는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대한민국이 한 달째 ‘선거구가 실종 된 나라’가 되었는데도 정치권은 태평이다.

국민들 역시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고 무관심으로 있다. 여야가 헌법재판소가 정한 시한인 지난 연말까지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에 합의를 보지 못해 지난 달 1일 0시부터 전국 246개선거구가 법적으로 폐지된 상태다.

중앙선관위 산하 획정위원회(이하 획정위)는 지난 해 10월에도 총선 6개월 전까지 제출해야 할 선거구 획정 안(案)을 마련치 못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는 수모를 겪은바 있다.

획정위의 무능은 지난 해 5월 출범당시부터 마찰이 일어났다. 선관위 출신 위원장을 빼고 야야 추천위원이 4명씩 동수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사사건건 대립을 하면서 어떤 합의안도 마련치 못하고 허송세월만 보내다 결렬됐다.

총선이 불과 석 달 남짓 남았는데 전국의 선거구가 실종된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 같다. 이로 인해 현재 예비 후보들 대부분이 자신이 출마 할 선거구가 어디인지 조차 모르고 선거운동을 하는 참담한 신세가 되어버렸다.

자칫 4.13 총선의 정통성이 뿌리째 흔들릴 우려가 있는데 어찌 된 까닭인지 모든 정당이 총선 위기를 전혀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여야를 막론하고 민심을 무시한 채 인재 영입에만 혈안이 되어 계파 싸움질만 하고 있다.

‘뚝’에 구멍이 생겨 지금 물이 세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 위기의식을 느끼기는커녕 서로 헐뜯으며 그 때 그 때마다 말을 뒤집고 거짓말이 난무하고 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민생법안이 산적해 있는데도 야당의 거부로 법안들이 상임위 문턱 조차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달 초 북한이 4차 핵실험까지 강행하면서 새해 벽두부터 대한민국이 내우외환(內憂外患)에 휘말린 것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태연하기만 하다. 국가적 위기는 안중에도 없고, 나라가 망하든 말든 오직 4월 총선에만 정신이 팔려있다.

새누리당은 친박. 비박. 진박으로 갈려 ‘공천 룰’로 집안싸움에 여념이 없고, 더불어 민주당은 비노 진영과 분당을 가속화하며 구태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20여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탈당, 호남지지율 하락, 안철수 신당의 위협 스스로 위기를 돌파 하는 유일한 방법은 변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의 적수, 노무현을 탄핵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1호부터 10호까지 이어진 인물영입은 많은 주목을 받게 하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과거 2012년 총선 때 한명숙 열린우리당 대표는 운동권, 시민단체. 노동계에서 투사형 인물을 대거 영입했다. 이들은 기존의 친노 강경파와 연대해 당을 과격한 이념투쟁노선으로 몰고 갔다. 이번 총선에서는 그 부분이 달라진 것 같다.

운동권 대신에 군. 경찰. 법조계. 외교관. 기업인 같은 전문 분야에서 영입한 것이 그렇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불우한 환경을 딛고 유망한 IT기업을 일군 젊은 기업인이나 고졸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입지전적인 성공을 이룬 인물들이다.

그러나 과거를 비춰 볼 때 인물 영입이 당의 본질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선거용 1회성, 의석수 확보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많다.

늦게나마 당 대표를 떠나 고향에 침거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말을 듣다보면 이런 의구심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던 것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만큼 더불어 민주당은 김종인을 영입하면서 더욱 더 정책이념에 있어서도 신뢰를 잃었다. 색깔도 불투명해졌다. 국민도 무심하지만 마음이 표밭에 가 있는 현역의원들의 경우 지역구에서 의정보고회를 여느라 국회에는 얼씬 거리지도 않는다.

한 여론기관에서 최근 여론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오는 4월 총선에서현역 의원을 찍지 않겠다.” 는 응답자가 50%를 넘어섰다. 법안 가결률이 31.6%로 역대 최하를 기록한 19대 국회에 국민들의 염증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안타깝게도 의원들은 뻔뻔하게도 자성하기는커녕 20대 국회에서 금배지 달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그들에게는 5000만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무기도, 현정사상 초유의 선거구 실종 대란에도, 원샷법. 북한인권법,노동개혁 5개 법안 등 민생법안도 안중에 없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차에 걸쳐 국회의 협조를 통해 민생 법안을 의결해달라고 간청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전 대표는 모두를 거부했다. 법안에 대해 주고 받기 식으로 흥정하면서 봉쇄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경제 활성화 2개 법안과 테러방지법을 반대하는 논리도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나마 이번 여야 원내대표 합의로 통과 될 줄 알았던 원샷법과 북한 인권법이 김종인이라는 복병을 만나 좌절되었다.

시류(時流)에 흘러가며 한 생을 보낸 김종인으로 인해 이종걸 원내대표가 날개 잃은 잡새가 되어버렸다. 또 박영선 의원의 경우도 2년 전 ‘적’과 ‘동침’을 하는 모양새를 보이며 당원들조차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리 정치가 신의도 없고 의리도 없다지만 2년 전과 어떻게 그렇게 달라진 말을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당원들도 있었다.

안철수 신당도 매한가지다. 새 인물 영입을 내세웠지만 정작 영입되는 인물 면면을 보면 그 인물이 그 인물이다. 자리만 바뀌었을 뿐이다. 결국은 또 국민을 우롱하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지탄을 받아서라도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한 의원 20명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치 호남만 잡으면 총선에서 승리하는 줄 알고 야당의 경우 광주만 간다.

선거구는 전국에서 치러진다. 호남 표를 의식해서 호남 사람들을 영입하면 그게 어디 전국 정당인가, 이 역시 호남사람들을 무시하고 기만 하는 행위다. 이제는 호남사람들도 변화되어 새로운 시각으로 야당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선거구 획정안도 급하지만 여야는 더 이상 줄다리기로 흥정하지 말고 즉각 정쟁과 계파. 집안싸움을 중단하고 노동개혁과 경제 활성화 법안부터 처리해야 한다.

박 대통령도 서명했지만 지금 경제법안 처리에 70만 명의 국민들이 서명했고 그 참여인원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국민들이 경제위기를 느끼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수출이 12개월째 연속 쪼그라든 가운데 수입 또한 동반 감소하는 ‘불황’이 고착화 되고, 고용과 내수도 갈수록 추락해 올해 경제 성장율이 3%를 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높은 것도 기정사실이다.

북한의 핵 도발까지 터지면서 설상가상 국제공항에 폭발물이 발견되는 등 대한민국도 안전지대가 아님이 드러난 이때 국회가 더는 선거운동을 하는 등 딴 짓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의화 국회의장 직권상정도 거부당하고 또 국회의장이 중재하는 여야 대표회의도 서로의 욕심 때문에 무산 되었다.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국민들은 불안에 떨며 분노하고 있다.

19대 국회의원 전원이 국민들로부터 직무유기죄로 고발당하기전 북 핵 사태에 초당파적 대응책을 내놓는 것은 물론, 테러방지법, 경제 법안, 북한인권법 등을 처리하는 것이 시급한 때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국회를 믿어보려는 국민들을 더 이상 실망 시키지 말자. 상단에 언급했듯 세상도, 정치권도, 국민의 마음도 모두 뿌옇다. 항해하던 배가 거대한 풍랑을 만나 침몰 직전에 있는데도 서로 선장을 맡겠다고 싸움질하는 꼴이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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