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실천 비전 김영삼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의 '대범함'과 '인간미'
전영준 | 승인 2015.11.29 01:30

   
▲ 65년 곁을 지킨 평생의 ‘동지’, 손명순 여사,1991년 6월, 부인 손명순 여사와 등산을 함께 해 다정하게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사진@KBS
손명순 여사는 우리나라의 전형적 여인상이었다.

[전영준 푸른한국닷컴 대표]필자는 지난 2009년 1월2일 2001년 발족한 친분있는 YS사사모(Y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임원들과 YS 댁에 세배를 갔다.

YS사사모는 정치인 팬클럽 중에는 노사모 다음이요, 퇴임대통령으로는 최초로 결성된 팬클럽이다.

YS 퇴임 후에 만든 단체이니 모임을 주도하는 사람이나, 참여하는 사람 모두 정치적 욕심 없이 그분의 업적이 오랫동안 국민들에게 기억될 수 있도록 우의를 다지고 있다.

살면서 정치인이든 연예인든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삶의 활력소가 된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꿈을 갖게 되고 그 사람과 같이 되려고 노력하는 삶을 하게 된다.

존경이든 좋아함이든 그 대상자는 나와 다를지라도 그런 사람을 존경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왜 그런 사람을 좋아하냐는 것은 우문이라고 본다.

필자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해도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비판하지 않는다.노래 잘 못 부르는 사람이 잘 못이지 그를 따르는 사람이 잘못은 아니기때문이다.

재임 중 개축한 YS의 상도동 사저는 호화스럽다고 여론의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경호원들 숙소만 빼면 보통사람들이 사는 2층집이다.

햇볕도 제대로 들지 않은 골목길의 일반 주택일 뿐이다. 역대 대통령이 사는 사저 중 집값이 제일 낮다고 언론에서 보도한 적이 있다.

약속된 시간 오전 11시 응접실에 YS가 들어왔다. 악수로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꼿꼿한 자세는 옛날이나 변함이 없었다.

서울의 장대표가 딸을 데리고 왔다. YS한테 '제가 어릴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간 모임에서 각하와 악수한 적이 있다며 이제는 성인이 되어 딸을 데리고 왔다‘며 인사를 했다.

YS는 너무 좋아하며 꺼 앉아 주며 볼에 뽀뽀를 해 주었다. 참 보기 좋은 정경이었다.

잠시 후 한이헌 전 경제수석이 오셨다. 같이 환담을 시작하였다. 한 수석은 YS에게 각하라고 호칭하며 존경의 예를 표했다.

사저에는 주방 외에는 일하는 사람이 없어 차 심부름은 환갑이 넘은 김기수 전 수행실장이 했다. 젊은 청춘을 YS만을 위해 몸 바친 그는 벌써 나이가 60이 넘었다.참 오랜만에 보는 그분의 모습을 보니 격세지감이란 말이 정말 생각났다.

사람들 만나면 거의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두 손으로 반갑게 인사하시던 손명순 여사님은 몸이 안 좋아 응접실에 나오지 못하셨다. 내가 YS보다 더 존경하고 좋아하던 분인데 아쉬웠다.

거의 격식 없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동네 사랑방에 모여 노닥거리는 그런 편한 분위기였다. 한이헌 전 수석이 먼저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고 덕담을 건넸다.

YS는 어떻게 지내냐고 근황을 물었다. 한 전 수석은 ‘안산에 있는 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면서, 학교교장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신년 초부터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DJ가 화제가 되었다. YS는 DJ와의 얽힌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마침 DJ의 발언에 분노한 친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YS는 “지금 그 사람 이야기 하고 있어요.‘라고 통화를 했다.

YS는 “DJ는 입만 열면 선동과 파괴적인 언행을 일삼고 있으니 전직 대통령으로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정말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YS는 ‘열정과 도전’으로 우리나라 민주주의 꽃을 피운 사람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선도적 예지로 정치를 해왔다.

5.16쿠테타가 나자 같이 청조회 모임을 이끌었던 박준규, 김재순 전 의장을 혁명정부에 합류했지만 YS는 거부하고 가시밭길을 걸었다.

YS는 ‘민주주의’와 ‘반공주의’를 동시에 추구하는 정치인이다. ‘민주주의’가 없으면 ‘공산주의’를 이길 수 없고,‘반공주의’를 위해서 ‘민주주의’를 일시적으로 정지해서도 안 된다는 정통보수주의자다.

그 분은‘민주주의’를 추구하면서 ‘중도와 실용’을 거부하는 사람이다. 이철승 전 의원의 ‘중도통합론’을 거부하다 박 정권의 중앙정보부의 탄압으로 총재 재선에 실패했던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민주’를 위해 ‘독재’와 타협하지 않았고, ‘민주’를 위해 ‘친북’을 하지도 않았다. 인재육성 차원에서 기용한 사람들을 YS의 뜻과는 반대되는 행동을 했어도 본인 스스로의 정체성을 잃지 안했다.

70년엔 ‘40대기수론’을 내세우며 대선출마를 머뭇거리던 김대중, 이철승을 설득하여 경쟁에 합류케 하여 야당 사상 처음으로 완벽한 당내 민주화를 이루는 데 초석을 만들었다.

보수든 진보든 YS를 비판하는 사람이 많다. 진보는 IMF사태의 주역이라고 비판하고 보수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으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사업하다 힘들어진 자식을 둔 아버지에게 왜 대학 보냈냐고 질타하는 것과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YS의 업적은 많다. 민주화, 국제화, 투명화를 실천한 그는 우리나라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한국이 세계를 리더하고 있는 정보화사업은 YS가 94년에 정보통신부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육성, 발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 2009년 상도동에 세배갔을 때 필자는 YS의 이야기에 웃음을 자아냈다.
내가 YS한테 ‘제가 총재님이 74년 명동국립극장에서 당시 김의택 총재권한 대행과 총재경선에서 야당사상 최연소 총재로 당선됐을 때 빡빡머리 중3 신분으로 문밖에서 열렬하게 응원했습니다.’라고 말하자, YS는 그랬냐고 하면서 지긋이 눈을 감으며 ‘당시엔 정치가 낭만도 있었고 보람도 있었다.’면서 화답해 주셨다.

필자는 정치를 중학교 1학년때부터 신문기사를 읽으며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한자공부에 도움 된다고 권한 어른신문을 자주 읽다보니 정치를 알게 되었다.

1면 기사를 보면 매일 정치인들이 싸우는 기사로 도배되어 있었다.어린 나이라 싸우는 내용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싸움 그 자체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면서 돌아가는 정치상황을 알게 되었다.그 중에 눈에 띈 사람이 YS였다. 그는 싸움에 중심에 있어 항상 나의 눈에 자주 들어왔다.

이후 대학시절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YS와 관련된 사람들과 친교를 나눌 수 있었다.그러나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가져 본 적은 없다.

YS를 난 존경하기보다는 좋아한다. 존경한다는 표현은 대상자가 완벽하다고 생각했을 때 쓰는 표현이다.YS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좋아 한다’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고 본다. ‘좋아 한다’라는 말은 결국 그 사람에게서 ‘인간미’를 발견했을 때 사용한다.

그 분의 이루고자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이 좋았고 이루진다고 확신할 수 없는 ‘목표’에 대한 ‘도전정신’이 좋았다.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을 ‘실천’을 위하여 돈, 마음, 시간을 희생해 왔고 실천했다. 떠나간 배신자도 찾아오면 따뜻하게 대해주는 넓은 마음이 좋았다. 그래서 YS는 배신자가 없다.

필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좋아한다는 표현을 쓰지만 손명순 여사에게는 존경한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손 여사의 헌신적인 내조와 겸손한 자세는 어릴 적 내 머리에 깊숙하게 각인되었다. 나도 저런 부인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꿈을 가져왔다.

손 여사의 인품에 대해서는 이미 언론에 의해 다 알려져 있어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 한 가지 소개하겠다.

60년대 YS가 국회의원 할 때 가족과 떨어져 서울 안암동에서 혼자 기거했다. 손 여사는 YS의 부산 지역구 관리하느라 부산에서 상주했다.

YS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오자 웬 여자가 YS를 간호하고 있었다. 손 여사는 대뜸 다 좋은 데 ‘애만 나가지고 오지 말라’라고 일갈했다. 감동을 받은 그 여자는 스스로 YS 곁을 떠났다. 손 여사는 대범했고 인정도 많았다.

필자가 YS에게 정치는 하지 않았지만 좋아하면서 얻은 선물은 ‘생각대로 된다.’는 말대로 손명순 여사와 ‘같은 대학교, 같은 종교, 같은 품성’을 가진 여자를 아내로 맞이한 것이라고 하자 좋아했다.

손 여사같이 우리 마누라도 대범한지는 모르겠다. YS처럼 아직 병원에 가지 못했으니까. 지금의 우리 아들이 35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좋아할 수 있는 정치인, 연예인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 대상자가 많으면 이 사회가 좀 더 살벌하지 않고 인간미가 넘치는 사회가 되지 않을 까 생각한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전영준  dugsum@nate.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영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최근 이슈기사
박재옥 별세,이복 동생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때문에  조문 안 할 듯박재옥 별세,이복 동생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때문에 조문 안 할 듯
추미애, 윤석열에게 최후통첩.고요한 산사에서 평지풍파 일으켜추미애, 윤석열에게 최후통첩.고요한 산사에서 평지풍파 일으켜
김호중 사과, 김호중 사과, "친모의 굿 권유 금품 요구 책임지고 해결하겠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현황,신규 63명· 해외유입이 절반 차지코로나19 확진자 발생현황,신규 63명· 해외유입이 절반 차지
icon가장 많이 본 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 2가 247 3층  |  TEL : 02-734-4530(代)  |  FAX : 02-734-8530  |  긴급연락처: 010-2755-6850
제호 : 푸른한국닷컴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98  |  창간일 : 2010. 07. 20  |  발행·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영준  |  마케팅이사 : 김혁(010-3928-6913)
Copyright © 2010-2020 푸른한국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ugsum@nate.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