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한국닷컴 전영준 발행인]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홍준표 신임 대표는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에서 “앞으로 계파활동을 하면 공천을 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것은 국민이 바라는 것이며, 국민이 보기에도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해체를 발 빠르게 하는 것이 새 지도부의 첫 번째 과제라는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경선 전 ‘박근혜 전 대표를 공격하는 야당의 공격을 몸으로 막아 내년에 정권창출하겠다.“며 마치 박 전 대표가 후보가 된 것처럼 말한 적도 있다.

물론 치열한 경선과정에서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의 립 서비스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국민이 원하는 바를 잘못 인식한 것이다.

국민들은 계파존재를 통한 경쟁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명분 없는 사소한 것에 목숨 걸고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군상들을 비판하는 것이다.

■ 한나라당 사람들과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

한나라당 사람들은 당내 민주주의를 외치고 소통을 외친다. 상향식 공천과 완전국민경선제를 주장한다. 그러면서 대세론에 함몰되어 민주주의 꽃인 ‘경쟁’을 두려워하며 뒤에서 ‘추대’를 추진한다.

내년 대통령이 되겠다고 뱃고동 올린 사람들은 출항도 하기 전에 벌써 꼬랑지 내리려 한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가치는 ‘소통’이다. 소통 중에서도 가장 큰 으뜸은 ‘경쟁’이다.경쟁을 하면 승자도 패자도 나온다. 패자가될 것이 두렵고 조직의 분열이 두려워 주저한다면 발전이 없다.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의 열풍이 거세다. 인터넷상에서는 열풍을 지나 광풍이라 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종이신문, 인터넷신문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나가수'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고 온라인의 각종 포털과 커뮤니티는 '나가수' 이야기로 넘쳐난다.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의 2라운드 2차 경연에서 임재범은 윤복희의 곡 '여러분'으로 무대에 올라 첫 기립 박수를 받고 1위 영예를 얻었다.

청중평가단으로 자리한 관객은 노래 노래 중간마다 눈시울을 붉히는 등 열광했다.

한국 방송 역사상 최고의 음악이 최고의 가수들에 의해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아마 한국 방송의 가요프로그램 사상 가장 인상 깊게 기억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프로그램이 공전의 히트를 치는 이유는, ‘나가수’의 가수들이나, 보는 시청자들이나, 관객이나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나가수’의 특징은 순위 제도와 탈락 제도를 통한 치열한 경쟁

다양한 취향을 보장해야 할 예술에 순위를 매기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지만 경쟁을 통한 흥미 유발에 성공했다.

대중은 관심이 있어야 옳고 그름을 따진다. 관심도 없는 사람한테 옳고 그름을 따지고 지지하라고 하는 것은 우문(愚問)이요 바보다.

만약 임재범이 경쟁이 두려워 홀로 부르는 ‘가요무대’에 섰다면 관심을 끌 수 있었을 까. 아마 잘 한다 정도의 칭찬만 들었을 것이다.

혼자 서 부르는 ‘가요무대’는 공중파 방송이 위력을 떨치는 독재정권시절에나 인기가 있었던 프로그램이다.

미디어의 발달로 볼거리와 정보의 홍수가 넘쳐나는 지금 시대에선 맞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홀로아리랑’은 인터넷시대에서 맞지 않은 포맷이다.

'나가수'의 가수들은 서바이벌 경연대회의 주연으로서 고통스럽지만 보는 이는 재미있어 한다. 그들의 치열한 노력이 있기에 ‘나가수’ 프로그램은 인기를 끌고 있다.

나이든 사람들은 가수와 노래에 열광하지만 젊은이들은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스릴 있는 경쟁에 환호한다. 즉 온라인 게임을 하듯 보고 있는 것이다.

■ 그렇다면 내년 대선에선 어떤 정당이 승리할까

답은 ‘나는 가수다’처럼 무대의 힘이 있는 정당이 승리한다. 즉 치열한 경쟁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는 정당이 승리한다.

어떤 정당, 어떤 후보가 나오는 것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감동을 주는 프로세스를 통해 탄생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1997년 대선에서 새천년국민회의는 자민련과 DJP연합을 통해 정권을 창출했다. 한국 역사상 최초의 여,야 정권교체였다.

민주화의 상징인 김대중과 쿠테타의 주역인 김종필의 연합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실험이었다. 충분히 국민은 관심을 가질만한 이벤트였다.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의 국민경선이라는 무대는 치열한 경쟁이라는 ‘판’을 만들어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그것은 한국 정당 최초의 국민경선이었다. 2월말부터 4월 중순까지 매주 토,일 전국 각지를 돌며 행하는 지역경선은 당원들의 응집력을 제고시키고 국민들의 관심을 끌게 하였다.

2007년 대선도 마찬가지다. 혹자는 노무현의 실정 때문에 한나라당이 정권창출을 했다고 한다. 일리는 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의 흥미진진한 치열한 경쟁이 국민들의 관심을 일으켜 대중을 모았다는 것이 더 적절하다 할 수 있겠다.

2007년 1년 내내 신문의 헤드라인은 이명박-박근혜의 경쟁기사가 주를 이루었다. 여론조사기관마다, 발표시기마다 바뀌는 지지율순위 발표는 그 흥미를 더 했다.

깨끗한 물에 사람이 모이지 않고, 불난 집에 구경꾼이 많이 모인다는 이치를 한다면 정당에서의 경쟁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 정당의 최고 혁신은 경쟁

한나라당이 경쟁을 두려워하면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지난 대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한 것은 치열한 당내경쟁을 통해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무기력에 무기력을 더하게 가고 있다. 윗사람, 옆 사람, 아랫사람 눈치 보기 때문이다.

경쟁은 역동성의 상징이다. 정당의 동맥경화을 막는 건강 치료제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2002년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경쟁은 한나라당 지지자와 국민에게 주는 가장 큰 서비스와 선물이다. 그것은 립 서비스가 아니라 액션이다.

한나라당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원내대표 경선 직후 10일 "계파의 벽을 허물고 화합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표도 이번에 “앞으로 계파활동을 하면 공천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두 분 다 정신 나간 사람들이다. 경쟁 없이 어떻게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지지를 해달라고 할 수 있는 지 한심하다.

정치에서 화합은 타협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국민들의 관심과 이익을 무시한 타협은 바로 야합이다.

■ 홍준표 대표는 ‘나가수’의 신PD가 되어야

홍준표 대표는 신PD처럼 욕을 얻어먹을 각오로 유능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발굴해야 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면 장독 자체가 깨지는 우를 범한다.

‘나가수’ 1라운드 1차경연에서 박정현이 1위했다. 소름끼치는 가창력으로 관중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중간점검에서는 김연우가 1위를 했다. 2차경연에서는 임재범이 1위를 했다. 김연우는 탈락했다.

2라운드에서는 여자 최고의 가수 이소라가 탈락했다. 3라운드에서는 1차경연에서 1위를 한 BMK가 탈락했다.

그들은 실력이 없어 탈락한 것이 아니다. 그날의 컨디션 부족으로 적은 표차로 아깝게 탈락한 것이다.

임재범이 도중하차하자 팬들은 난리가 났다. 물론 실력이 없어 도중하차한 것이 아니라 맹장수술로 하차했지만 신PD를 욕했다.

팬들은 임재범을 계속 출연시켜야 한다고 난리쳤다. 출연안하면 ‘나가수’ 안보겠다고 공갈협박도 했다. 실제 시청률이 떨어졌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옥주현과 JK김동욱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투입했다. JK김동욱는 결국 방송 중 반칙으로 스스로 하차했다.

JK김동욱 대신 조관우가 이소라대신 장혜진이 3라운드에서 탈락한 BMK 대신엔 김조한이 투입됐다.

만약 잘한다고 칭찬받는 임재범이나 이소라, BMK 모두가 교체 없이 계속 ‘나가수’무대를 독점해왔다면 ‘나가수’는 지금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을 까

임재범을 칭찬한 팬들은 지겹다고 떠나을 것이며, 옥주현이 밉다고 떠난 대중들은 계속 ‘나가수’를 찾지 않았을 것이다.

나가수의 신PD처럼 홍준표 대표최고위원과 황우여 원내대표는 유능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발굴하여 ‘대선경쟁’이라는 무대로 투입해야 한다.

한나라당 내의 회자되고 있는 후보들을 모두 무대에 올려야 한다. 누구는 되고 안 되고 하는 것은 교만이요, 자만이다.

임재범, 조관우 처럼 옛날 가수도 좋다. 박정현, 옥주현처럼 요즘 가수도 좋다. 판단은 국민들의 몫이다.

옛날 가수들이 능력과 스토리라는 감동을 만들어 내면 되고 요즘 가수들을 통해 미래를 발견해 내면 된다.

물이 고이면 썩는다. 오늘 인기있다하여 내일까지 인기가 계속되란 보장은 없다. 현재의 인기도 경쟁을 통해 유지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정말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누가 1등을 하며, 중도하차하고, 탈락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선까지 흥미 있는 ‘나가수무대’를 만드는 일이다.

법과 제도를 통한 진퇴결정이 진정한 승부요, 경쟁을 통한 심판이 진정한 화합과 화해다.

화합과 중용은 인간이 살아가는 처세의 한 방편일 뿐 창조와 발전은 치열한 경쟁 끝에 나오는 것이다.

‘갈등, 분열, 투쟁’이라는 말이 난무하며 비판받아도, ‘능력, 비전, 감동’을 갖고 하는 ‘경쟁’보다 더 아름다운 말은 정당에서 찾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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