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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개정안,끼워팔기식 슈퍼마켓의 물건과 다를 바 없어
안호원 | 승인 2015.06.05 21:08

   
▲ 안호원 칼럼위원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 ‘양치기 소년’ 같다.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수필가 겸 시인]온 나라가 ‘중동호흡기 증후군(MERS.메르스)공포’ 에 휩싸여 국민들이 불안에 떨며 일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치권엔 마치 딴 나라 이야기로 들리는 것 같다.

집권세력이라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제 1야당을 자처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보인 행태는 국민의 불안과 고충은 안중에도 없는 무책임과 몰염치의 극치였다.

정부의 초등수사 실패로 메르스 감염 사망자가 3명으로 늘고, 확진 환자가 불어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국회법 개정안 논란으로 촉발된 집안싸움과 헤게모니 다툼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 같은 한심한 집단에 국가의 운명을 맡긴 국민들의 신세가 처량하고 비참하게 느껴질 정도다. 한국 정치가 위기다. 마치 해일에 휩싸여 침몰직전에 있는 여객선과도 같다.

세월호법 시행령 개정문제로 촉발된 사안이 엉뚱하게도 입법부와 행정부간 본질적인 3권 분립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대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 ‘양치기 소년’ 같다. 거짓말을 하면서 동네사람들을 우롱하며 즐기는 모습을 하고 있다. 결국은 늑대가 나타나 진짜 위기 상황에 빠졌지만 동네 사람들이 양치기 소년이 또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도 나오지 않아 많은 양을 잃었던 것처럼 나라가 절대 위기에 빠져있다.

특히 야당은 세 살짜리 어린아이 같다.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을 갖기 위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철없이 떼를 쓰며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고, 투정을 부린다. 그리고 지나칠 만큼 집착이 강하다.

지금 국회에서 하는 짓거리를 보면 꼭 그렇다. 자기의 올바름을 주장하면서도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냉혹할 만큼 강한 비판을 한다. 국회의원의 정신연령이 세 살짜리와 같다면, 그런 세 살짜리 어린아이가 사회적 관계를 맺겠다고 한다면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가.

생각만 해도 심각하다. 훌륭한 리더십을 갖출 수 없을뿐더러 사회적 관계의 유연성을 기대 할 수도 없다. 핵심은 정부 시행령 등 ‘행정 입법’ 에 대해 국회가 과도하게 입법권을 행사하는 것은 입법, 사법, 행정부의 권한을 분립시켜 놓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사실이다.

다소 시행령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국회가 시행령의 내용을 바로 잡으려하는 건 월권이고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헌법에는 ‘대통령은 법률을 집행하기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 대통령령을 발 할 수 있다.

’ (75조)는 조항과 ‘국무총리 또는 행정 각부의 장은 소관 사무에 관하여 법률이나 대통령령의 위임 또는 직권으로 총리령 또는 부령을 발 할 수 있다.’(95조)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령에 대해 국회가 수정을 요구한다면 입법부가 행정부의 고유권한까지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과도한 권한 행사이고, 입법권에 대한 남용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통과 시키면서 부대조건으로 박 대통령이 거부한 국회법 개정안을 끼워 넣었다는 것이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을 고치지 않으면 개정안을 통과사키지 않겠다고 버티는 야당의 ‘연계 전술’ 에 어리석은 새누리당이 청와대와 사전 교감 없이 백기를 들면서 벌어진 일이다.

시행령에 문제가 있다면 별도의 논의 과정을 통해 처리해야 하는 데 국민이 깊은 잠에 빠져있을 새벽에 ‘끼워 팔기’ 로 졸속 처리를 한 것이다. 이런 중요 문제가 의원 법안 몇 개를 절충하는 선에서 처리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야는 물론 청와대와 정부, 시민대표까지 차여 한 별도의 논의 기구에서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여론도 수렴해서 신중하게 다루어졌어야 했다.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막무가내식의 야당의 수순에 여당이 말려들어 통과되었기 때문에 후폭풍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에 앞서 새정치연합은 상위법령을 무력화한 시행령 및 시행규칙 사례 11가지를 선정, 앞으로 해당 시행령을 둘러싼 여야 격돌을 예고하며 칼을 갈고 있다. 국사(國事)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 법안을 국회가 졸속으로 처리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는 국회선진화법과 김영란법이 생생하게 입증하고 있지 않았는가.

두 법 모두가 여야가 담합(?)해서 전격으로 통과 시켜놓고 자신들의 업적으로 공(功)치사를 했지만 위헌 심판대에 올려 져 생사가 불투명한 신세가 되지 않았던가.

박대통령은 이 법안이 통과되자 즉시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정부로선 받아드릴 수 없다” 며 수용불가 입장을 강경하게 밝히며 위헌 논란에 직접 뛰어들었다.

또 박대통령은 공무원 연금법과 국회법 개정안을 연계한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결국 국회법 개정안도 이대로 가게 되면 대통령의 거부권이나 헌법재판소의 심판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여야가 모두 국회법 개정안은 강제성이 없다고 했고 국회사무처와 법제실도 요구권한이 남용될 가능성은 희박하고 대법원의 심사권은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위헌 발언을 반박하고 있다.

더욱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보인 행태다. 당 청 간에 이견이 있을 순 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대통령과 지도부를 싸잡아 공격하고 청와대는 ‘나는 모른다.’ 식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자신들을 지지하는 유권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여당 집안싸움 속에서 4. 29 재. 보선 패배에 대한 평가를 겸해 열린 1박2일간의 워크숍은 본 주제의도와는 달리 정부 여당에 대한 날 선 비난만 가득했을 뿐 자신들의 실책에 대한 반성이나 당장 국민들이 고통을 받으며 불안에 떨고 있는 메르스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거나 그에 따른 대책 방안 논의는 안중에도 없었다.

문재인 대표는 “여권 투쟁에 말려들 필요는 없다” 며 “여권이 내홍으로 메르즈 대책과 민생에 소홀한 동안 우리가 민생에 주도권을 쥐자는 게 6월 전략” 이라고 말했다.

원래 막말 잘하기로 유명한 새정치연합이지만 이번에도 이종걸 원내 대표는 대통령에게 호들갑 떨지 말라며 거부권을 행사 할 경우 앞으로는 시행령 제정을 위임하지 않는 입법을 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까지 놨다.

무조건 모든 책임을 박대통령과 정부에 전가했다. 지난 달 29일 전격적으로 새벽국회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에는 재석 의원 244명 중 211명이 찬성 했다. 박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국회의 재의 요건인 ‘재적의원’

(298명)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으면 통과되는 수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국회가 재의결을 거쳐 개정안을 관철시키기는 어렵다.

여당의 경우 여당이 재의결을 하해서 통과를 하게 되면 박 대통령에게 당을 떠나라는 꼴이 되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살 행위를 하는 것과 똑같기 때문에 여당은 야당에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고, 야당이 거절하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수용해 자연스럽게 폐기되고 당. 청간에 파국은 면하게 될 수 있다.

헌정사에서 거부권 행사는 모두 64건이다 이중 국회가 거부권에 맞서 법안을 재결의 한 사례는 31건이다. 그러나 2003년 12월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안’ 1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1950년 대 일이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 민주당의 주도로 통과된 특검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으나 국회는 찬성 209표, 반대 54명(기권 1명. 무효 2명)의 압도적 표차로 법안을 재의결 한바 있다.

하지만 지금 여권 상황은 그 당시와는 사뭇 다르다. 경위야 어떻게 되었든 국회법 개정안 논란이 불거진 이상 청와대와 국회는 법이 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차분하게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게 순리다.

더구나 국가비상사태를 방불케 하는 메르스 사태가 긴급 현안으로 떠오른 만큼, 국회법 개정 논란은 일단 접어두고 메리스 대책 마련에 서로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자신들의 득을 따지기 전에 국민을 먼저 생각하자.

정치권이 국민의 고통을 외면 한 돌출행동을 계속 한다면 끝내 양치기 소년처럼 외면을 당할 수 있다. 따라서 차분한 논의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성숙한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위헌논란이 있는 국회법 개정안부터 스스로 철회하는 게 순리인 것 같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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