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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참 나쁘고 영특한 국회의원들‘
안호원 | 승인 2015.05.11 00:44

   
 
‘국회의원’ ‘검사’ ‘공무원’ ‘기자’ ‘종교인’ 다섯이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과연 밥값은 누가 지불했을까?

[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 수필가 겸 시인]얼마 전에 한 지인이 던진 난센스 퀴즈다. 깊이 생각 할 필요도 없다. 두말 할 것 없이 정답은 ‘식당주인’이었다. 이들 입법, 사법, 행정 3부와 언론계, 종교계 사람들은 우리 사회 통념상 ‘대접을 받는 사람들’ 로 통한다. 청탁과 거래의 대가가 아니어도 잠재적 민원인들은 인간관계 관리차원에서 스스로 접대하기를 즐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미움 안 받고, 혹시 모를 떡고물을 기대’ 하면서 말이다. 오래 전 동양권에선 일명 인간관계 관리차원에서 높은 사람들에게 청탁과 거래 대가가 아닌 떡값(錢)을 바치는 관행이 있었다.

인간은 이러한 관행으로 쌓은 사소한 인연으로 사태를 왜곡시키기도 한다는 게 문제다. 특히 공직자나 정치인들이 사사로운 이해관계로 법과 정책을 인위적으로 비튼다면, 이는 곧 대다수의 사회적 소외와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뇌물이 아닌 관행과 관습은 처벌 대상이 되지를 않는다. 그렇다보니 공직자들이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끈질기게 살아남아 여전히 선량(善良)한 머슴행세를 하며 국민의 눈을 속이고 있다. 정치 집단이 만든 법은 어찌 보면 보험증서의 설명서와 닮은 점이 많다.

수십 쪽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은 난해하고 쓸데없이 길기만하다. 보통사람은 도저히 이해하기도 어려운 보험사 설명서의 결론은 “나는 너에게 가능한 돈을 주지 않을 것” 이란 뜻이다. 법도 이와 비슷한 점이 있다. “나는 가능한 한 너에게서 많은 돈을 뜯어낼 거다.” 모든 법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반인이 생각하는 법이 생각하는 만큼 정의를 위해 존재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일례로 정치권에서 만약 법인세나 재산세의 세율을 1%포인트를 높이는 법안을 상정한다고 가정 할 때 연간 매출 수조원에 달하는 대기업들은 엄청난 세금을 더 물어내며 극심한 손실을 감수해야한다. 그러니 기업들로서는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할 것이고, 저지를 위한 가장 큰 효과적 수단은 정치인들에게 돈(錢)을 쥐어주는 것이다. 이 같은 부패가 오래 전부터 관행이 되고 관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관행을 처벌함으로써 ‘은밀한 악행’을 근절하자는 게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원시적 김영란 법’ 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법안은 너덜너덜해졌고, 본래의 취지와는 아주 달랐다. 이 법안이 통과되자마자 각종 위헌 논란에 휩싸였고, 심지어는 위헌 심판까지 제기 되었다.

이제는 따뜻한 밥 한술도 나눌 수 없을 만큼 냉혹한 사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도 높았다. 경찰국가가 될 것이라는 한탄의 소리도 들렸다. 그런데 그 속을 까집어보니 우리가 그렇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법이 통과되어도 상당기간 공짜 밥을 먹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법안을 통과시킨 국회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했다’ 는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그러나 그 과정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결코 국회의원들이 무지하거나 무관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선출직 공무원과 정당. 사회단체 등엔 포괄적 예외 규정을 두었고, 법 시행을 현역 의원들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미뤄놓았다. 특히 발의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이 법의 엑기스 라 할 ‘이해충돌방지’ 조항은 아예 제외시켰다.

이 조항이 있었다면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적용 될 것이다. 이런 것을 아는 국회의원들인데, 그들이 무지했다면 이렇게 쏙쏙 빠져나가는 게 가능 했을까.법적용 대상을 민간영역으로 확대하는 것은 위헌소지가 있다 면서도 그대로 밀어붙였다.

그것도 모자라 이번엔 여야가 1년2개월 만에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개악으로 바뀌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6년 뒤 다시 손을 보아야 할 무늬만 개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나 국민의 세금으로 공무원 연금의 적자폭을 메워야 한다는 것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2085년까지 국가 총 재정 부담을 333조원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엉뚱하게도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을 50%로 인상 한다는데 있다.

결국 국회 마지막날인 지난 6일 본질(공무원연급)은 제쳐두고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 50% 명기를 둘러싸고 여야의 정쟁 끝에 파행되고 4둴 국회가 빈손으로 마무리를 했다. 합의의 정치, 타협의 정치라는 성숙한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여야 모두 이번 국회 회기를 시작하면서 경제 활성화와 민생문제 해결 등 ‘경제 우선’을 외쳤던 약속은 결국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4.29 재보선을 의식한 공약(空約)이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대목이다.

정치권이 입으로는 민생과 경제를 우선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정쟁의 구태에서 헤어나지 못해 국회의 기본 책무이자 고유권한인 법안 처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이 이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주객이 전도 되었다. ‘주’가 공무원연금개혁인데 ‘객’인 국민연금 50% 인상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우리 정치의 고질적 병폐가 또 한 번 드러났다. 민생법안을 상대 당에 대한 보복무기로 사용하며 아직도 정치권이 민생문제보다 자신들의 정쟁에만 한눈을 팔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진작 눈치를 챘어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애초부터 ‘무지를 가장한 기망’ 전술로 이 법들이 실현 가능할 수 없도록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김영란 전 위원장 지적대로 ‘국회의원 브로커’ 꿈을 꿨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245명이 몰려와 91.5%가 찬성표를 던졌다.

이어 열린 ‘어린이집 CCTV 의무화’ 와 ‘담뱃갑 경고그림’ 법안 표결엔 171명만 남아 부결 시켰다. 목소리 크고 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이익단체는 기피했다.

대다수 국민들이 원하는 민생법안은 무시했다. 이처럼 민생법안 처리는 무산시키면서도 자기들 이해관계가 걸린 법안 처리는 여야가 놀랍도록 일치단결했다.

이는 우리가 표를 주고, 혈세로 먹여 살리는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을 능멸하고 뒤통수를 치는 행위라는 걸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박근혜대통령이 오래 전 한 말을 인용해서 “참 나쁘고 영특한 국회의원들‘ 이라고 말하고 싶다.

언제까지 국회의원들이 ’양치기 소년‘의 모습으로 있을 것인가? 유권자의 한 사람인 국민의 입장에서 이대로 우롱당하며 이 세상을 살아야 하는 지 고민 된다. 공무원연금 333조원을 아끼려다 국민연금 1702조원 세금부담하게 한, 그리고 100만명의 공무원 표를 의식, 전체 국민을 버린 아둔한 국회의원들, 이제는 국회 해산운동을 국민의 차원에서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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